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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강남의 작은 도시 소흥은 2500여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졸졸 흐르는 물위의 아담한 다리를 가진 물의 고장으로 유명합니다. 소흥은 또 많은 명인을 배출한 문화분위기가 짙은 역사문화 도시로서, 오늘날 도시 곳곳에 산재해 있는 명인들의 옛 집과 문화유적은 이 도시에서 빼놓을수 없는 관광지로 부상했습니다. 그럼 오늘은 저와 함께 물의 고장 소흥으로 여행을 떠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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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흥에서 가장 대표적인 명소로는 중국의 대 문호인 로신(魯迅)의 옛집을 들수 있습니다. 소흥시 중심의 로신중로를 따라 양쪽에 분홍색 담에 검정 기와가 우아한 좁은 청석길에 들어서면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눈앞에 나타납니다. 도로를 향한 가게에서는 금으로도 바꿀수 없는 붓과 로신의 사진이나 글이 찍혀 있는 부채 등 로신과 연관되는 물품들을 팝니다. 금으로도 바꿀수 없는 붓이라는 의미의 금불환(金不換) 붓은 "나는 큰 칼대신 금으로도 바꿀수 없는 붓 하나만 갖고 있다. 어려서부터 나는 하나에 5전밖에 안하는 싸구려 붓이 편했다"는 로신의 글에서 이름한 붓입니다.

로신중로라고 로신의 이름을 따서 지은 이 거리에 들어서면 보이는 것과 먹는 것 모두에 로신의 그림자가 스며 있습니다. 19세기 중국의 문학자이고 사상학자이며 혁명가인 로신은 원래 의학을 배우다가 일본유학시 수술칼 대신 붓을 손에 잡고 낡은 사회의 병폐를 파헤치며 국민을 잠에서 깨운 문학대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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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로신옛집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이곳에서는 로신의 글에서 느낄수 있는 물고장의 풍정을 월극공연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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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하고 선율적인 월극(越劇)공연을 관함하면서 관객들로 조용하고 아늑한 물고장의 매력에 심취되고 맙니다.

동서향으로 뻗은 길지 않은 청석길에서 첫번째로 로신과 연관되는 곳은 <공을기>라는 로신의 소설에 묘사된 내용에 의해 꾸민 음식점인인 함형(咸亨) 술집입니다. 아직도 어제날의 습관을 고스란히 지키고 있는 이 음식점의 개방식 대청에는 둥근 중국식 식탁이 놓여 있고 그 식탁을 둘러싸고 앉은 손님들이 황주를 마시고 회향두(茴香豆)와 오리고기를 먹으면서 로신의 붓 아래 그려진 소설속 분위기를 느낍니다.

함흥술집의 부지배인 모천요씨는 소흥에 와서 함흥술집을 찾지 않으면 소흥에 와봤다고 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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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우리 소흥의 창문입니다. 국내외 여행객들은 소흥에 오면 꼭 함흥술집을 찾아 식사를 하면서 소흥의 풍토인정을 느낍니다. 소흥술 한잔에 회향두를 맛보면서 소흥의 음식문화를 느끼는 것입니다. 현재 함흥술집은 소흥에서 가장 문화특색이 있는 술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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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형술집을 나와 청석길을 따라 계속 앞으로 가면 로신의 조부가 살던 옛집과 로신의 옛 집이 나타납니다. 대가들의 성씨를 붙여 부르는 것은 현지 전통건축의 특색입니다. 한때 현지에서 명망이 높은 가문이었던 로씨가문은 본성이 주씨였기 때문에 주씨대문(周氏台門)으라 불립니다. 현지의 전통 건물양식을 자랑하는 둥근 관모형의 건물이 로신의 가문이 명망있는 가문이었음을 보여줍니다. 가이드 조성연씨는 주씨대문은 한때 소흥의 전통명문가들의 가족생활상을 보여주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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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고 지금 보고 있는 곳은 로신 조부의 옛집입니다. 이 집은 주씨가족이 소흥에서 가장 일찍 구입해들인 부동산이기도 합니다. '주씨로(老)대문'이라 불리는데 베이징의 사합원과 비슷합니다. 로신은 이곳에서 산적이 없습니다. 2003년 우리는 원래 모습을 바탕으로 보수를 했습니다. 주로 주씨가문을 배경으로 소흥일대 명문가들의 생활상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민속박문관과 비슷합니다. 현재 소흥에는 이런 대문이 30여개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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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을 지나면 하늘이 보이는 네모난 뜰이 나타나고 뜰의 삼면에 회랑이 있고 그 회랑을 따라 건물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이런 뜰은 통풍과 채광의 역할을 하는 외 사적인 공간을 조성하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소흥문리(文理)대학 교수이며 지방문화연구전문가인 고리화 여사는 대문(臺門)은 사실 참을성이 많고 내적이며 신중한 소흥인들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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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사(竹絲)대문은 부호를 상징하는데 이 가문이 실력이 있음을 보여줍니다. 대나무대문을 따라 안으로 들어가면 위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습니다. 이런 민가들은 동서가 대칭되고 남북이 깊숙하며 서로 막혀있기 때문에 한눈에 다 볼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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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씨 로대문과 신대문을 보면서 여행객들은 이 점을 잘 느낄 수 있습니다. 비록 겉으로 보기에 아무렇지도 않은 듯한 검정 대나무 정문이지만, 그 뒤에는 별유천지가 있고 건물의 배치와 가구에서 우아함과 실용적인것을 추구하는 소흥인의 취미가 엿보입니다.

로신옛집은 "주씨신(新)대문"으로도 불리는데 여행객들이 제일 관심을 갖고 보는 곳이기도 합니다. 가이드 조성연씨의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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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가 온 곳은 여름철 이곳에서 가장 시원한 곳인데, 금목서 명당이라 불리웁니다. 이곳 뜰에는 원래 키 높은 금목서가 두 그루 자라고 있었는데, 지금 보시는 금목서는 1961년에 다시 심은 것입니다. 이곳은 여름철 어린 로신이 할머니로부터 옛말을 듣던 장소이기도 합니다. 로신의 어릴 때 이런 기억들은 나중에 그의 소설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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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신의 글에서 나오는 백초원(百草園)도 바로 이 옛 집에 딸려 있는 화원입니다. 로신은 자신의 글에서 "우리집의 뒷쪽에는 백초원이라고 하는 큰 화원이 하나 있었는데 들풀만 자라는 곳이었지만 그 때 나에게는 최고의 놀이터였다."라고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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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들반들한 돌 난간, 키 높은 나무, 꽃속을 날으는 살찐 벌떼, 풀 사이를 오르락 내리락 하는 새떼…여행객들은 로신의 글에서 묘사된 이런 경관을 찾으며 어릴적 로신의 모습을 상상해봅니다.

로신의 옛 집에서 나와 동쪽으로 조금만 가면 자그마한 물가가 나옵니다. 꼬불꼬불한 물길이 번화한 도로가를 따라 흐르는데 좁은 물길이 아늑하기만 하고 그 물위를 흐르는 배에 오르면 신선이 부럽지 않습니다. 오봉선(烏蓬船)이라고 하는 검은 천으로 지붕을 한 소흥의 배는 과거 아주 중요한 기능을 했습니다. 물가에 모여 사는 소흥인들이 물가에 모여 생필품을 구입했기 때문에 이런 오봉선은 그런 물품을 납품하는 도구이기도 했습니다.

이밖에 4세기 경에 생활한 중국의 서예대가 왕희지(王羲之)에 의해 "서예의 성지"로 불리운 난정(蘭亭)에서 아름다운 경치를 구경하고 서예작품을 볼수도 있습니다. 가이드 풍엽씨의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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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는 음력으로 삼월 초사흘이 명절이었습니다. 왕희지는 해마다 삼월 초사흘이 되면 지인들을 초청해 난정에서 노래하고 춤을 추고 술을 마시고 시를 짓군 했습니다. 오늘날 난정에는 술을 한 잔 하고나서 단번에 쓴 왕희지의 <난정집서(集序)>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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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도 이곳에는 서예와 연관되는 비석들인 <부자비(父子碑)>와 <군민비(君民碑)>, <조손비(祖孫碑)>, 그리고 왕희지와 그 아들이 함께 쓴 <아지(鵝池)> 등 문화재가 있습니다.

맑은 시냇물이 흐르고 푸른 대나무가 무성한 사이로 오솔길이 꼬불꼬불하며 그 속 사이사이에 문화재가 유서깊은 난정을 관람하는데는 약 50여분이 소요됩니다. 이곳에서 크로아찌아에서 온 여행객 마토비치씨를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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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가 아주 아름답습니다.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현지인들의 열정이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웃음으로 반겨주어서 아주 즐거웠습니다. 요며칠 웃지않는 중국사람을 본적이 없습니다. 언제 어디서든지 중국인들의 웃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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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구하면서도 모던한 도시 소흥은 아름다운 경치와 맛 있는 음식, 유서깊은 문화재로 그 만의 독특한 매력을 자랑합니다. 항주공항에서 소흥까지 40여분이면 도착하고, 소흥시내에는 택시와 버스 등 다양한 교통수단이 잘 되어 아주 편리합니다. 그럼 오늘 여행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