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서 200미터,500미터,1500미터 자유형 세 종목의 금메달을 놓고 치열한 쟁탈전을 하고 있는 한국의 박태환과 중국의 손양(孫陽)을 두고 양국 언론계도 역시 치열한 "접전"을 하면서 상대방 선수를 거의 "적"으로 간주하고 있다.
"중국심판이 박태환을 일부러 골탕먹였다"거나 "박태환이 손양에게 도전장을 냈다"는 말도 언론을 통해 나왔다. 그리고 손양 선수가 "좋은 성적만이 한국 매체에 대한 반격"이라고 한 말들...
이런 말들로 런던올림픽의 수영장에는 화약냄새가 크게 풍긴다. 거의 "전투동원"수준에 달하는 수많은 보도들, 정말 필요가 있을가? 본 방송국 왕치 특파기자가 그 실체를 밝힌다.
남자 200미터 자유형 결승현장, 박태환이 3레인, 손양이 4레인을 차지했다. 경기결과 두 사람 모두 1분 44초 93의 성적으로 나란이 제2위를 차지했다. 결과를 지켜본 손양이 먼저 박태환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었고 두 사람은 미소띤 얼굴로 두손을 굳게 잡았다.박태환과 손양은 친구일까?한국인들의 습관대로라면 별로 친분이 없다고 보아야겠다.
박태환 선수의 말이다.
"사실 우리 두 사람은 말날 기회가 많지 안습니다. 또 말도 통하지 않구요. 선수휴식실에서 만나는 적은 있습니다. 손 선수는 저에게 '하이'라고 인사를 해주는데 저는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방금 시상대에서 손선수에게 다음 경기종목은 무엇인가 물었더니 이제 경기종목을 다 마쳤다고 하더라구요.그래서 제가 아직 1500이 남았지 않냐고 했더니 아 그렇지 하마터면 까먹을번 했네라고 말하더군요."
그럼 두 사람은 "적"일가, 언론이 묘사한 두 사람 관계는 완전한 적인것 같다. 올림픽전에 블로그에서는 다음과 같은 글이 널리 떠돌았다."손양이 올림픽에 참가하는 것은 잘못이다. 그는 박태환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 언론은 크게 반발하면서 "박태환은 신사이다. 종래로 이런 불미스러운 말을 할 사람이 아니다. 중국언론의 동기가 의심스럽다"고 보도했다. 이 일의 여파가 끝나지기도 전에 올림픽 개막 첫날, 한국언론은 "중국심판이 박태환을 골탕먹였다"고 크게 보도했다. 이때부터 중한 양국언론간의 "교전"이 더 확대됐다. 이런 글은 손양을 자극하게 되었다.
400미터 자유형에서 박태환을 누르고 금메달을 탄후 손양은 이렇게 말한다.
"만약 제가 금메달을 따고 박태환이 경기에 참가하지 않았을 경우에도 한국언론은 이러쿵저러쿵 나를 평가할 것이다. 그가 참가하던지 참가하지 않던지 저한테는 큰 영향이 없습니다. 저도 오늘 아침에 발생했던 일을 알고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박태환 선수가 결승에 참가할수 있다는 것은 저한테는 큰 격려로 될것입니다."
서로 다른 문화, 서로 다른 언어 그리고 양국간의 일부 오해와 서로 다른 생각으로 우리의 매체는 박태환 선수를 거의 "마귀"수준으로 만들고 있다. 그러나 진실한 상황은 어떠할가?
200미터 자유형 기자회견에서 우승자인 아넬이 약물검사때문에 먼저 자리를 떴고 손양도 함께 퇴장하고 있었다.이때 박태환선수는 주동적으로 시간을 내어 기자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런던에서의 두차례 기자회견장과 현장취재구역에서 박태환은 제일 오래 남아 있군 했다.
기자와의 만남에서 박태환은 언제나 미소를 잃지 않았고 겸손하면서도 예의가 바른 청년이었다.그는 손양에 대해서도 이렇게 평가한다.
"저는 손양이 중국의 새로운 우상으로 된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손양 선수가 1500미터종목에서 좋은 기록을 내었으면 좋겠습니다. 1500미터 결승에서 저와 손양선수의 경쟁을 놓고 보면 손양선수가 이 종목에서는 뛰어나다고 생각하구요, 도전자의 마음으로 경기에 임할것입니다."
런던올림픽이 박태환의 전부는 아니다. 박태환은 2007년 수영선수권 400미터 자유형종목에서 우승했는데 이로써 구미와 호주 선수들이 중,장거리 자유형 종목을 독식하던 상황을 깨뜨렸다.아시아 수영의 대표주자로 된 그는 그후 2008년 올림픽과 2011년 세계선수권에서 400미터종목의 금메달을 따냈는데 이는 참으로 값진 성적이다.
게다가 박태환은 신장이 183센치미터밖에 안된다. 이와 반면에 손양을 비롯한 세계급 선수들은 거의 2미터에 달한다.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박태환은 일반인은 상상하기도 힘든 노력을 기울였다. 그의 누나가 밝히는데 의하면 박태환의 생활은 수도승과 거의 구별이 없다고 한다.
박태환의 말을 들어보자.
"이런 키 큰 선수들과 경기하려면 힘이 듭니다. 이들은 몸이 너무 좋습니다.저는 더욱 고된 훈련을 할수밖에 없습니다. 그들보다 더 많이 연습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모든 훈련계획대로 완성했습니다. 2009년이후 코치님은 저를 위해 특훈계획을 세웠는데 스피드를 올려 키큰 선수들과 대항할것을 요구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수영 선수의 운동절정기는 약 5년동안 유지할수 있다고 한다. 일본의 수영영웅인 기타지마 고스케는 평영에서 5년간 패주로 군림했다. 그러나 런던올림픽의 100미터 평영종목에서 5위에 머물렀다. 펠프스도 두번의 올림픽에서 최고 경기상태를 자랑한후 이번에는 좀 힘들어하는 느낌이다. 런던올림픽은 일부 유명선수들의 마지막 무대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박태환은 여전히 자기의 진지를 고수하고 있다. 400미터 자유형 예선에서 오판사건이 있은후 그는 4시간 후에야 결승참가허락을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도 박태환이 400미터와 200미터 자유형 두 종목의 은메달을 땄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이는 22살의 청년이라고는 느낄수 없는 성숙함 그리고 역경속에서의 자기조절능력을 충분히 보여준 것이다.
때문에 책임감이 있는 매체라면, 책임심이 있는 언론인이라면 선수들을 그리고 선수들간의 관계를 순수한 시각으로 보아야 할것이며 포용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유언비어에 현혹되지 말아야 하고 이를 확대해석해서는 더욱 안된다. 선수들이 잘못된 보도의 피해자로 되게 해서는 절대 안된다. 우리는 손양의 표현에 큰 박수를 보내는 동시에 박태환에게도 경의의 표해야 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