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탐험지 7개중 일곱번째인 칭푸(靑朴)는 가장 유명한 티베트 불교 최고의 은둔수행지입니다. 칭푸행에서 첫 역은 불교경전에 언급된 삼천대천세계의 구조를 본따서 조성된 사원 삼예사(桑耶寺)입니다.

불교경전에 의하면 세계의 중심지는 수미산(須彌山)이고 해와 달이 수미산을 안고 돌며 사대천왕이 산중턱에 머물고 사대부주(四大部洲)와 팔소주(八小洲)가 펼쳐져 있으며 외곽에 철위산(鐵圍山)이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삼예사에서는 삼천대천세계와 대응되는 거의 모든 건물을 찾아 볼수 있습니다. 대궐사이로 뻗은 복도를 오가면서 다양한 풍의 건물을 보고 스님들의 예불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스스로 경건해집니다.

심지어 어둠의 장막이 내려도 삼예사의 모든 건물들이 불을 밝히고 마니차는 변함없이 돌아가며 수유등의 은은한 불빛이 건물의 불상들을 살아 있는 듯 생동하게 만듭니다.

티베트 불교계에는 "머나먼 칭푸수행길은 간난신고를 거쳐야 이루어진다"는 설이 있습니다. 심지어 칭푸로 가는데는 하늘에 오르기보다 힘들다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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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푸행 차량에 몸을 싣고 울퉁불퉁한 도로를 따라 엉덩방아를 찧으면 그제서야 그 말의 뜻을 피부로 느끼게 됩니다. 칭푸행의 험난함을 아는 여행객들은 그래서 조금이라도 더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줄을 서서 대기합니다.

승객을 가득 실은 트럭이 산길에 접어들면 도로사정은 더욱 험난합니다. 승객들이 트럭과 하나가 되어 흔들리는 차체를 따라 앞뒤, 좌우로 우왕좌왕하며 중심을 바로잡으려 시도하다가 마지막에는 아예 그 시도를 포기하면 그제서야 저 멀리서 칭푸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공중에서 날아내리기라도 하듯 칭푸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경지를 펼쳐보입니다. 푸른 잔디가 펼쳐진 벌에는 맑은 시냇물이 졸졸 흐르고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정다운데 그 속으로는 밥짓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릅니다.

머리 들어 바라보면 칭푸를 지켜선 산속에는 다양한 사원과 크고 작은 수행동굴들이 즐비합니다. 푸른 숲과 푸른 하늘사이로는 오색의 경번이 바람에 날리면서 이 곳이 수행의 장소임을 말해줍니다.

칭푸에 다가갈수록 산중턱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수행자의 동굴이 잘 보입니다. 가장 작은 동굴은 성인 한 사람이 겨우 몸을 돌릴 정도밖에 되지 않는 크기이고 동굴에서는 허리를 펼수도 없고 누워서도 다리를 곧게 펼수 없는 상황입니다.

더 높은 곳에 커다란 바위가 있는데 바위주변에 자연적으로 크고 작은 동굴이 형성되어 있고 그 동굴은 당연하게 은둔수행지로 되었습니다. 이 곳을 찾는 수행자가 많고 늦게 와서 동굴을 찾지 못한 수행자들은 아예 주변에 오두막을 지어놓고 수행지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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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보면 이 곳은 수행자들의 동네라고도 할수 있습니다. 이 곳의 수행자들은 서로 만나 수행소감을 나누기도 하고 외부인이 문앞에 나타나면 열정적으로 맞이하면서 차를 준비하고 간혹 적선도 청구합니다.

하지만 문을 빈틈없이 닫아걸고 그 속에서 열심히 수행하는 진정한 은둔수행자도 있습니다. 이런 수행동굴은 사원을 둘러싸고 있는데 이 사원 역시 동굴로 되어 있습니다.

벽쪽에 파다마삼바바의 불상이 있는 동굴사원에 들어서면 자애로운 얼굴의 스님들이 알아서 어둑컴컴한 작은 동굴로 안내합니다. 그 동굴 천정에 오랜 세월동안 참배를 받아서인지 유난히 검은 바위가 있는데 그 바위를 향해 소망을 빌면 아주 영험하다고 합니다.

삼면이 산에 둘러싸인 칭푸의 한 쪽은 탁 트인 개활지가 얄룽창포강과 연결되어 경치가 아주 수려하고 장관입니다. 그 산수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칭푸로 올 때의 그 험난했던 여정이 다 잊어집니다.

칭푸를 다녀간 여행객들은 하나같이 다시는 칭푸를 다시 찾지 않겠다고 굳게 다짐했다가도 몇 년이 안 지나서 언제 그랬냐 싶게 다시 칭푸행을 계획합니다. 그토록 칭푸는 영원히 잊지 못하는 사랑과 미움의 대상입니다.

삼예사에서 칭푸까지는 15km밖에 안 되지만 도로가 하도 엉망이어서 자동차로 1시간 남짓이 소요됩니다. 도로가 얼마나 울퉁불퉁한지 트럭 운전기사가 엉덩방아를 찧다못해 밖으로 튕겨나가기까지 합니다.

그러면 트럭 운전기사는 아무일도 없었던 듯이 일어나서 먼지를 툭툭 털고는 다시 트럭에 올라 계속 운전합니다. 그밖에 이 곳의 도로는 모두 모래와 흙으로 덮혀 있어 차량이 지나가면 천지가 먼지로 꽉 찹니다. 때문에 먼지를 막기 위한 수건과 안경이 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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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푸의 수행지 산중턱 불당의 바로 곁에 간소한 숙박시설이 되어 있습니다. 좁은 방안에 침대 몇 개가 전부인데 샤워나 식당은 물론이고 전기도 공급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밤이 되면 TV나 휴대폰 대신 보이는 것은 쏟아지는 별무리들이고 들리는 것은 지저귀는 새소리이며 코를 간지럽히는 것은 들꽃의 향기뿐이어서 자연의 품속에 포근히 안겨 잠들수 있습니다.

칭푸는 중국 티베트자치구 산난(山南)지역에 위치해 있습니다. 티베트 소재지 라싸 조캉사원 광장에서 매일 아침 삼예사로 출발하는 버스가 있는데 하루 앞당겨 티켓을 구매해야 좌석표를 살 수 있습니다. 삼예사에서는 매일 아침 5시경에 칭푸로 출발하는 트럭을 이용하면 됩니다.

그럼 오늘 여행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