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6-16 10:53:04 출처:cri
편집:金敏国

멀고도 험난한 美 총기 규제의 길

미국의 고질적인 총기 폭력 현상은 줄곧 사회 각계 비판의 대상이었다.

영국 스카이 뉴스는 미국 '총기 폭력 기록' 사이트의 데이터를 인용해 올해 5월 24일 텍사스 롭 초등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이후 지난 2주 사이 미국 50개 주 가운데 43개 주에서 650건 이상의 총기 사건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이 사건 중 23명의 어린이와 66명의 소년을 포함한 총 730명의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2022년 5월 14일, 18세 백인 남성이 뉴욕주 버팔로 시티의 한 슈퍼마켓에서 고객을 향해 총을 쏴 10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 중 11명은 아프리카계 미국인이었다. 게다가 피의자는 인터넷에서 이번 공격을 생중계하기도 했다.

그리고 비극이 있은 지 불과 10일 후, 텍사스 주 유발데에 있는 롭 초등학교에서 또 다른 18세 미국 청소년이 총격을 가해 19명의 어린이 포함 총 21명이 사망했다.

피비린내 나는 비극적 사건의 배후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두 젊은 범인이 사용한 무기는 모두 대용량 탄창을 장착한 AR-15 반자동 소총으로 화력이 매우 강하다는 것이다.

거의 10년 만에 미국에서 발생한 학교 총기 사건인 텍사스 롭 초등학교 총격 사태의 희생자 대부분은 어린이였다. 이번 비극은 다시 한 번 미국의 총기 규제 문제에 경종을 울렸고 열띤 논쟁을 촉발했다.

사실, 어지러울 정도로 많은 미국 총기 폭력 통계에서 학교 총격 사건은 드문 일이 아니었다. 비영리 언론인 마더 존스의 미국 총기난사 통계에 따르면 1980년대 이후 미국에서 발생한 총기 사건 중 범인의 나이는 젊어지는 추세다.

1999년 텍사스 콜럼바인 고등학교 총기난사 사건부터 지난달 롭 초등학교 총기난사 사건까지, 학교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의 범인은 17세에서 20세 사이였다. ‘총기 폭력 기록’ 사이트는 총기 사건 중 총격을 가한 사람 외 4명 이상이 총에 맞거나 사망하면 이를 '대규모 총격사건'으로 정의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020년 총기 폭력으로 사망한 사람은 총 45,222명으로 2019년보다 크게 증가했다. 한편, 총기 폭력으로 사망한 사람들의 약 43%가 살인에 의한 것이었다.

2018년 발렌타인데이의 아침이 밝았을 때 올리버는 여자친구와의 로맨틱한 데이트를 상상하며 손에 꽃을 들고 캠퍼스로 걸어 들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올리버는 그날 오후 플로리다주 파크랜드에 있는 마저리 스톤먼 더글라스 고등학교 캠퍼스에서 총에 맞아 숨졌다. 아들의 비보에 그의 부모는 억장이 무너지고 말았다. 그의 부모에게는 이 해 발렌타인데이가 평생 잊지 못할 슬픔의 날이 되었다.

이 총격 사건에서 19세 범인은 AR-15 반자동 소총을 사용해 총 17명의 학생과 교사를 죽이고 17명을 부상시켰다. 광란의 살인은 그 해 발생한 콜럼바인 학교 총격 사건을 능가해 미국 역사상 사망자 수가 가장 많은 고등학교 총격 사건으로 기록됐다.

대다수 미국인들은 총기 난사를 방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미국의 좌파와 우파 정치인들은 이에 대해 자기의 의견을 주장한다.

민주당은 총기를 소유한 사람들의 수를 줄여 총기를 통제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총기 규제를 지지한다. 공화당은 더 많은 사람들이 총을 소지하고 있으면 총기 사태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총기 규제에 반대한다.

과거 총기 폭력의 악순환을 끝내기 위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열띤 토론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기도 했다. 그의 집권 기간 동안 미국의 보수 세력이 결집하면서 총에 대한 '열광'도 다시 깨어났다.

실제로 미국에는 총기로 결성된 이익단체가 많이 있는데 그 중 가장 큰 단체가 전미소총협회(NRA)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이 단체의 충성스러운 지지자다. 2021년 상반기에만 NRA에 유료 회원이 22만5000명 추가돼 누적 회원 수가 500만 명을 넘어섰다.

이런 현황은 총기 규제를 시도하려던 일부 미국 정치인들이 단일 이슈 관련 유권자들의 선택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이른바 '단일 이슈 유권자'는 일반 유권자와 달리 의료, 이민, 낙태, 총기 등 단일 이슈 공공 정책 문제에 투표하며 이런 문제에서 종종 두 정당의 의견과 투표수가 엇갈린다

하지만 텍사스 롭 초등학교 총격 사건과 최근 발생한 총기 폭력 사건 이후 총기 규제에 대한 미국인들의 태도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미국 NPR, PBS 및 메리스트대학에서 발표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대다수의 미국인이 총기 폭력을 통제하는 것이 총기 권리를 보호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는 관점을 지지했다. 또한 메리스트대학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총기 규제에 대한 지지도가 미국에서 10년 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59%는 총기 규제를 지지했고 35%는 총기 권리 보호를 주장했다. 여론 조사는 또한 현재 미국에서 총기 규제에 관해 정당 간에 큰 격차가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의 92%는 총기 폭력 규제를 요구하는 반면 공화당의 70%는 여전히 총기 권리를 보호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정치적 양극화, 정치인들의 책임 전가, 관리 불능 등 현실에서 총기 폭력으로 인한 비극의 악순환을 완전히 종식시키기 위한 미국 정부의 총기 규제의 앞길은 멀고도 험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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