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2-01 16:43:18 | cr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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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소개한 영화 "개인맞춤제작"은 다소 황당한 내용과 전개속에서 삶의 가치에 대한 사색의 실마리를 던져주며 진한 여운을 남겼습니다. 오늘 "출발, 필름속 세상으로"에서는 그 두번째 촬영지인 해구(海口)기루노가(騎樓老街)로 여러분을 안내하려고 합니다.
해구의 기루노가는 해구시에서 가장 특색이 있는 길거리 경관입니다. 기루는 건물의 2층이 1층보다 거리쪽으로 튀어나오도록 지어 자연스럽게 인행도로가 회랑식으로 만들어진 건물형태를 말합니다. 기루는 해빛이 강하고 비가 자주오는 현지의 기후특성에 맞게 설계된 것인데요, 보통 2,3 층으로 되어 1층은 상점으로 2,3층은 주택, 창고로 사용됩니다.
해구의 기루노가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 사패루(四牌樓) 즉 지금의 박애로(博愛路)는 남송시기에 세워져 7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기루는 20세기 초 남양 즉 지금의 동남아에서 온 화교들이 남양건물의 풍격을 본따서 지은 것입니다. 기루는 우아하고 섬세한 조각과 서양식 장식들이 새겨져 있어 바로크건축 풍격을 띱니다. 기루에는 지금도 옛 상점과 난간, 창문 등에 정교한 조화들이 보존되어 있는데요, 이곳을 거닐다 보면 마치 견고한 클래식을 감상하는 것 같습니다.
해구에 있는 600여동 기루는 주로 해구시의 덕승사로(得勝沙路), 중산로(中山路), 박애로(博愛路), 신화로(新華路), 진흥가(振興街) 등 옛거리에 분포되어 있습니다.
중산로는 특산품과 일용잡화품을 팔던 거리였으나 지금은 해구시의 조명장식품 판매거리로 바뀌었습니다. 상업전통을 이어온 중산로에는 지금도 옛 기루의 풍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중산로에서는 대대로 내려온 전통가게를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요, 지금도 기루에 조각한 "여수기(餘永記)", "채승기(蔡升記)", "오창기(吳昌記)" 등 상호를 볼 수 있습니다. 중산로 기루의 박공벽은 중국식 마두벽 형태로 된 것도 있고 유럽 "금(金)"자 형태와 바로크 형태도 있으며 지어 이슬람식 건물의 뾰족한 형태로 된 것도 있습니다. 이런 박공벽은 각양각색으로 변화무상한 천계선을 형성했습니다. 이는 다른 지역의 비교적 간단하고 단일한 형태의 박공벽에 비해 극히 드문 형태입니다. 해남 기루의 기이하고 독특한 면은 바로 이 중산로 박공벽의 모양과 윤곽이 서로 다른 데서 나타납니다.
박애로는 서양식 기둥아래 연꽃모양의 주춧돌을 받쳐 지탱하고 기둥에 "암팔선(暗八仙)" 부조를 새겼습니다. 이는 전형적인 "서양식 조형에 중국식 무늬"를 결합한 풍격입니다. 중산로나 박애로를 보면 해남 기루에는 제한된 공간에 보다 많은 건축부호를 담고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덕승사는 해구에서 가장 일찍 보호 이용된 기루 보행전용거리이고 또 해구에서 가장 상업특색을 띤 거리입니다. 이 거리는 옛날 외국인들의 집거지로 외국과의 무역거래를 전문으로 하는 서양식 상점이며 다루, 여관, 화물창고, 극원이 집중되어 그 시기 매우 번화했습니다. 하여 덕승사는 유럽풍격과 동남아 풍격이 다분하고 중국 전통식 요소가 상대적으로 결여되었습니다. 오늘날 덕승사에는 세부인(冼夫人)기념관이 있는데 이는 남북조시기 해남을 다스리고 안정단결통일을 위해 좋은 시국을 연 세부인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것입니다. 이외에도 이곳에는 해구에서 보존된 규모가 가장 크고 유명한 기루 "5층루"와 "대아여관" 등이 있습니다.
진흥가의 기루는 해구에서 가장 특별할 것입니다. 민가들이 비교적 많은 이곳 기루는 실용성보다 장식성을 더 많이 띠고 있습니다. 기루의 회랑은 비교적 낮고 외곽은 매우 화려합니다. 이곳의 기루의 내부는 중국식 전통 풍격이고 외곽은 서양식으로 중서결합이 완벽한 앙상불을 이루어냈습니다. 진동가의 기루에는 백년이 넘는 옛집이 적지 않은데요, 대부분 건물이 비록 낡았지만 건물의 원래 모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진동가 51호의 기루는 외곽 형태가 여전히 기존의 모습을 보존하고 있는데요, 정교한 조각도안은 살아숨쉬듯 생생합니다. 내부는 세칸짜리 전목구조의 건물로 정밀한 창과 처마 그리고 정교한 정원이 있습니다.
해구의 기루노가를 거닐다보면 걸음마다 풍경이 바뀌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골목을 에돌면 눈앞에 또 다른 분위기의 건물이 나타나 비경에 홀린 듯 발길이 옮겨집니다. 역사와 인문 요소로 해구 노가는 거리마다 다양한 특징을 나타내고 있고 이런 특징이 한데 어우려져 기루노가에 매력을 더하고 있습니다.
편집/글: 권향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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