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곳의 강물폭은 10m이고 강물위에는 거대한 암석이 100여개 널려 있고 물속에는 또 큰 나무 다섯그루가 자라 강물은 이런 암석과 나무곁을 흐르며 우렁찬 소리를 내고 있었다. 나는 나무그늘에 앉아 두 발을 맑고 시원한 시내물에 잠그었다. 시원한 산 바람이 불어오는데 시내물 흐르는 소리를 귀가에 하며 푸른 물 바라보니 이 시내물가에서 영원히 그 조용함과 아늑함을 간직하고 싶어졌다.

통천하를 또 다시 건느니 산길은 다시 높은 곳으로 향한다. 양쪽은 여전히 짙은 녹음인데 아까와 다른 점이라면 시내물이 산길에까지 흘러와 가끔 물속을 걸을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산길의 오른쪽에 넓이 6m의 맑은 담소가 바위곁에 자리잡고 있었다. 바닥까지 환히 보이는 맑은 담소는 거울같이 반짝이는데 물밑에서는 작은 물고기들이 헤어다니고 있었다.

담소를 지나니 밤나무, 감나무, 호두나무로 구성된 무성한 수림인데 그 수림을 지나자 또 통천하가 길을 가로 막았다. 이 곳의 강물은 낙차가 커서 소리치며 흘렀는데 강바닥에 노란색의 돌들이 많아 나는 이 곳을 "황룡탄(黃龍灘)"이라고 이름지었다. 통천하의 뭍에 서서 맞은켠을 바라보니 나란히 줄지은 산봉 3개가 시야에 들어왔다. 이제 나 홀로 저 깊은 산속으로 들어갈 것을 생각하니 흥분이 앞섰다.

좁은 산길을 따라 약 20분을 더 걸으니 산에 둘러쌓인 협곡에 이르렀다. 강물속에는 큰 것은 6-7m, 작은 것은 삿갓만한 돌들이 거북이나 다람쥐, 꿩, 토끼와 같은 모양으로 있었다. 더 윗쪽의 강물 중앙에는 거대한 암석이 떡 버티고 있어서 강물은 암석의 양켠으로 헤어져 흐르는데 오른쪽의 물길은 높이 3m의 폭포를 만들고 왼쪽의 물길은 수려한 여울을 만들었다.

더 높은 곳에 오르니 길가에 "자운봉(紫云峰)"이라는 패말이 있었고 그 맞은 켠이 바로 이름도 자자한 자운봉이다. 머리 들어 보니 협곡의 북쪽에 거대한 산봉들이 우뚝 솟아 둘러서서 높이와 넓이 100m와 둘레 240도각의 병풍을 만들고 있었다. 산에 둘러쌓인 중앙에는 또 수려하고 기이한 산봉 3개가 솟았는데 앞의 산봉은 병마용의 머리와 같고 가운데 산봉은 철갑옷을 입은 무사와 같고 뒤의 산봉은 노호하는 기린과 같았다. (위사진 설명: 돌길)

자운봉을 보고 나서 계속 약 10분간 걸으니 자운산의 중심에 이르었다. 산길은 들꽃과 들풀에 막혀 토막토막 끊어지고 시내물의 침략도 잦아 나는 거의 10차나 산길을 막은 시내물을 건너야 했다. 그렇게 산골짜기 끝에 이르니 나를 맞이하는것은 유백색의 암석에서 날아내리는 14m높이의 폭포였다. 폭포곁의 암석을 기어서 폭포위에 올라서니 그 폭포 위에 또 12m높이의 폭포가 걸려 있었다. 다시 그 위를 쳐다보니 무성한 수림과 거대한 암석이 길을 막아 더는 길이 없었다. 폭포를 내려다 보니 폭포아래에는 맑은 담소가 조용한데 이 곳이야말로 자운산에서 최고의 명승이리라.

담소의 물빛은 아주 특이하였다. 깊이에 따라 네 가지 색갈을 보였는데 약 3m 깊이의 물빛은 아늑한 녹색이었고 그 주변에는 짙은 청색이고 더 얕은 곳의 물빛은 연한 황색과 미홍색이다. 이는 수심과 물밑 암석의 색갈에 의해 펼쳐지는 기이한 경관이다. 그리고 담소 주변에는 기이한 돌들이 둘러서 있는데 동쪽에는 도마뱀이 둥지틀고 있고 서쪽에는 소가 서 있고 남쪽에는 딱따구리를 위시해서 뾰족한 돌들이 들어서 있었다.

기이한 암석과 무성한 수림, 흐르는 시내물과 폭포가 한데 어우러진 협곡에 서서 산 바람의 노래소리 듣고 떠가는 흰 구름을 구경하며 소나무 설레는 소리와 물소리를 들으니 정말로 꿈속인듯 하였다. 베이징과 이렇게 가까운 곳에 인적이 드문 아름답고 수려하고 아늑한 명승이 있는지는 정말로 생각도 못하였다.

(사진설명: 담소)

(사진설명: 돌들)

(사진설명: 암석)

(번역, 편집: 이선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