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청룡폭포)

폭포가 나에게 준 인상은 이백(李白, Libai)의 시 "비류직하 삼천척(飛流直下三千尺) 의시은하낙구천(疑是銀河落九天)" - "삼천자를 날아내리는 물, 하늘에서 날아내리는 은하인듯 하여라"처럼 멀리서만 볼수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청룡(靑龍, Qinglong)폭포를 보고나서 폭포도 가까이 다가갈수 있고 멀리서만이 아니라 바로 곁에서 함께 놀수도 있음을 나는 알게 되었다.

청룡폭포는 중경시(重慶, Chongqing) 만주(萬州, Wanzhou)구의 서남쪽, 장강 북쪽 기슭에 있다. 청룡폭포 명소는 부지 60평방킬로미터인데 폭포, 담소, 동굴, 하천, 호수가 한데 어울려 아름다운 산수를 연출, 아늑한 한때를 보낼수 있는 곳이다.

태양이 찬란한 어느날 아침에 나는 청룡폭포에 가까이 다가섰다. 그러자 청신한 공기가 코를 찔러 습윤하면서 달디단, 마치 자연이라는 부드러운 목욕탕에 들어선듯 하였다. 계단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니 물 소리가 멀리서부터 가까워지고 작은 물방울을 동반한 안개가 우리의 몸에 가볍게 부딪쳐 짖궂은 꼬마가 몸을 건드리며 장난치는듯 마음이 흐뭇해진다.

황과수(黃果樹, Huangguoshu)폭포가 웅대한 기세, 웅장한 수려함을 보여준다면 청룡폭포는 천변만화의 자태와 다정함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청룡폭포는 다정한 물 주렴처럼 산 골짜기를 날아다니면서 푸른 나무속을 오간다.

(사진설명: 청룡폭포의 옆모습)

청룡폭포 유람에서 가장 큰 재미는 폭포의 발 아래를 관통하며 진정으로 폭포와 함께 하고 폭포를 만지는 것이다. 나는 저도 모르는 사이에 폭포의 정면으로부터 뒤쪽으로 들어갔는데 마치 물로 된 주렴을 뚫고 다른 세상에 들어선듯 폭포의 기개란 볼수 없고 장난기와 친밀함만 있었다. 폭포에서 풍기는 안개가 머리를 촉촉하게 적셔주고 물이 마음속 깊이까지 시원하게 해주어 폭포를 품속에 안은듯한 느낌을 준다. 이때에야 나는 즐거움이란 바로 이렇게 심플한 아름다움속에 있다는것을 알게 되었다.

"즐거운 마음으로 청룡을 보고 폭포의 무지개 타고 봄바람을 맞이하네. 인간세상의 좋은 일 천만가지여도 순수함을 찾는것이 최고여라". 이 시는 청룡폭포를 노래한 시이다. 청룡폭포는 멀리서 바라보면 시원한 바람이 얼굴에 스치는듯 안개 자욱하게 날아내리는 폭포가 그림같고; 가까이서 보면 웅장하고 장려해 그 기세 산천을 삼킬듯, 천군만마 포효하는 듯하고; 측면에서 보면 하늘에서 날아내리는 폭포가 한눈에 안겨온다. 원래 폭포도 "가로 보면 산맥이요, 세로 보면 산봉이라, 멀고 가까운 높이도 서로 다를수" 있다는것을 알게 되었다.

털어버릴수 없는 청룡폭포의 잔잔한 보슬비는 칠색의 햇빛아래서 수많은 무지개를 형성해 물방울의 크기와 햇빛의 강약, 빛이 비추는 각도의 상이함에 따라 "비폭사홍(飛瀑斜虹)-날아내리는 폭포, 비스듬한 무지개", "와파장홍(臥波長虹)-파도위에 누운 긴 무지개", "쌍곡채홍(雙曲彩虹) ?나란히 함께 한 채색의 무지개," "과안비홍(跨岸飛虹)-언덕을 날아넘는 무지개", "수렴예홍(水簾예虹)-물 주렴과 같은 아름다운 무지개", "음동거홍(飮洞巨虹)-동굴을 마시는듯한 거대한 무지개" 등 서로 다른 무지개를 연출한다.

관폭대에 서서 생명을 가지고 영기를 타고난 이런 물을 보노라면 자연과 진정으로 하나로 된 듯한 감을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