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 땅에서 "설중송탄"을 하는 사람-일본 세계한인무역협회 지바지회 허영수 명예회장

cri2014-07-02 10:29:07

이국 땅에서 "설중송탄"을 하는 사람-일본 세계한인무역협회 지바지회 허영수 명예회장

일본 세계한인무역협회 지바((千葉)지회 허영수 명예회장

"설중송탄"은 눈속에 갇혀 있는 사람에게 식량과 땔감을 보내준다는 뜻으로 급히 필요할때 적시적인 도움을 주는 것을 이르는 중국말 성구이다.

아무런 친인척이 없는 낯설고 물선 외국에서 홀로 "눈밭"을 헤쳐나가는데 "설중송탄"의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 주는 사람이 있다.

바로 허영수씨였다. 일본에서 1급 건축사 설계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허영수씨는 이국 타향에서 창업의 꿈을 펼치려는 젊은이들에게 "설중송탄"을 하고 있었다.

일본 세계한인무역협회 지바지회(千葉支會) 명예회장이라는 이 이름은 이 때문에 중국과 한국,일본 3국 건축,설계분야의 허브를 꿈꾸는 J.P.M(Japan Power Medea) 주식회사 이사장이라는 이름 못지 않게 유명세를 타고 있었다.

일본땅에서 시작된 창업의 꿈

"일본에서 중국 사람으로서 건축설계원을 경영한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허영수씨의 담담하면서도 자신감에 찬 당당한 고백이다.

일본 건축업계에서 J.P.M 주식회사의 지명도는 어느 정도인가 하는 기자의 물음에 허영수회장은 영예칭호나 상장명 대신 이렇게 답한다.

"일본에서는 주로 설계사가 몇명인가? 어떤 유명한 프로젝트에 참여했는가를 회사 지명도의 표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J.P.M은 현재 직원 42명을 보유하고 있는데 1급 건축사가 18명에 달합니다.주로 사회복지 경로원시설과 호텔 등 건축물을 많이 설계해 일본내 인정을 받고있습니다. 회사는 따로 영업부문이 없이 임직원 전부가 기술자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미지와 영향력으로 인해 찾아오는 일도 채 완성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나라마다 일부 차이가 있겠지만 건축설계사무소의 경우 등급이 구분되는데 1급 허가를 받은 건축설계소는 흔치 않다.특히 건축물에 대한 요구가 까다로운 일본에서 중앙정부나 지방정부의 대형 프로젝트는 1급 건축설계 사무소를 프로젝트 참여 자격의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현재 허영수씨가 운영하고 있는 J.P.M 주식회사는 15년차 되는 1급 건축설계 사무소이다.중국의 갑급 건축설계원에 해당되는 회사는 주로 건축물의 설계와 현장감리 등 일을 맡고 있다.도쿄 황궁에서 500미터 상거한 "노른자"땅에 회사를 앉히고 업계에서 입지를 굳히기까지는 피나는 노력이 깃들어 있었다.

1960년 길림성 용정시에서 태여난 허영수씨는 연변대학 공학원 민영건축전공의 제1기 학생이다. 대학 졸업후 학교에 남아 3년간 교편을 잡았던 그는 1991년 자비로 유학길에 올랐다. 일본 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딴후 실무경력을 쌓기 위해 일본의 한 건축설계 사무소에서 6년간 근무하기도 했다. 그렇게 일본에 간지 10년째를 맞던 2000년 1월,허영수씨는 J.P.M주식회사를 설립했다.

"외국인으로 일본 사무실에서 일본인들과 함께 사업하고 회사를 세우면서 그 사회의 문화와 사유방식을 같이 하는것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문화에 융합되고 문화 차이를 줄이는것입니다. 예를 들면 디자인의 색상에 대한 감각과 집의 높이,크기 등 여러면에서도 생각이 다릅니다. 문화차이가 큰데 직원들 대부분이 일본인이다 보니까 신경을 써야 할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문화 차이라는 큰 장벽을 극복하기도 전에 꿈으로 시작한 창업은 현실적인 큰 도전에 직면했다. 도쿄의 외진 곳에 위치한 20평방미터 짜리 사무소,허영수씨 자신이 사장이자 직원이였다. 돈도 없고 특별한 인맥도 없는 외국 유학생,그가 유일하게 할줄 아는 일은 설계도면을 그리는 것이였다.

"프로젝트는 어데가 따내오는지,누구한테서 받는지, 누구와 상담할 사람도 없고 방법도 모르고 이러다 먹고 살수는 있을지…고독과 싸우는 일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2-3년간 그 과정이 아주 힘들었습니다."

허영수씨는 원래 근무하던 회사 선배에게 사무실을 차렸는데 설계도면 몇개라도 그릴수 있게 해달라고 청을 들었다. 그렇게 얻은 첫 공정은 몇십 평방미터 짜리 사회 복지원 창고시설을 재건하는 일이였다. 일본에서 사회 복지원은 정부 관련 부처에 속한다. 정부 관련 부처로부터 설계비를 지불 받았다는 증거는 그후 은행대출을 신청하는 등 과정에 큰 도움이 되였다.외국인 후배의 창업에 도움이 될것을 염두에 두고 설계도면이 끝나기 전에 미리 설계비를 지불하는 등 선배의 깊은 뜻이 담겨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첫 시작을 뗀 허영수씨의 J.P.M 주식회사는 점차 일본 업계내에서 입지를 굳혀 그 사회복지원의 제 2 확장공사에서 수만 평방미터 건축 설계를 맡을수 있었다. 가뭄의 단비,가장 절실한 상황에서 준 도움을 사람들은 평생 잊지 못한다.

이국 땅에서 "설중송탄"을 하는 사람-일본 세계한인무역협회 지바지회 허영수 명예회장

 중국 국제방송국 기자의 인터뷰를 받고 있는 일본 세계한인무역협회 지바((千葉)지회 허영수 명예회장

 

일본 조선족 기업가들의 "가까운 이웃"이 되여

현재 허영수씨는 수두룩한 국내외 직무를 갖고 있다. 일본 J.P.M 주식회사 이사장,일본 쇼요(小葉)투자개발 주식회사 이사장,일본 자교소(坐魚莊) 주식회사 이사장,중국 베이징 방매(邦媒)건축설계자문유한회사 이사장,길림성 방매건축설계자문유한회사 이사장,연변대학 건축설계연구원 유한회사 이사장,일본 JACP7(日亞設計集團) 대표간사 등 굵직한 책임들을 맡고 있다.최근에 연변대학설계연구원을 민영화하면서 60%의 주식을 보유한 법인 대표사업도 맡고 있고 지난해에는 일본에 60-70명 직원을 둔 온천호텔도 오픈해 경영에 매진하고 있다.

몸이 열개라도 소화하기 힘든 일상이지만 허영수씨는 일본 세계한인무역협회 지바지회 명예회장을 맡아나섰다.

"일본에 있는 중국 조선족이 5-6만명이 된다고 합니다.일본으로 유학왔다가 창업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타향에서 친인척도 없고 돈도 없는 자비유학생들이 어려움속에서 사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일본에 와서 처음 사업을 시작할때 도움을 줄수 있는 사람이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가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혼자보다는 모여서 정보를 교환하고 인맥을 쌓으면서 하는 일을 빨리 추진하고 돈도 같이 버는것이 좋지 않을가는 생각을 늘 해왔습니다."

외국땅에서 창업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허영수씨였기에 자신과 같은 처지의 조선족 젊은이들에게 손을 내밀어 줄수 있는 그런 "가까운 이웃"이 되고 싶다고 터놓는다.

현재 협회 회원은 80여명이 된다.협회는 일년에 한번씩 일본에 새로 온 젊은이들을 위해 유명한 강사나 기업가들을 청해 비즈니스 강좌 등 배움의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매달 한번씩 회사 소개와 같은 행사도 조직한다.사람들은 흔히 자기의 전공 문야에서는 전문가이지만 기타 분야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자신이 알지 못한 분야는 다른 사람들을 통해 일을 빨리 추진할수 있다.그렇게 "지바"지회 회원들은 힘든 창업,정착의 과정에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급시우로,가까운 이웃으로 되고 있다.

유명 강사진을 청해 펼치는 특강은 지난 2006년부터 8년째 협회 주요 일상으로 자리를 굳혀오고 있다.처음에는 7-8명으로 시작됐던 협회가 현재는 80명으로 늘었다.처음에는 수강생으로 왔던 젊은이가 창업에 성공해 협회 정식 회원,이사로 되는 경우도 이제는 낯설지 만은 않다.

사업내용은 어쩌면 중국 국내 기업가 협회들과 다를바 없지만 타향에서 뭉친 기업가들의 모임은 남다른 의미도 갖고 있다.기회가 있으면 서로 만나 비즈니스 정보를 공유하고 술 한잔 기울이면서 고향정에 목이 메기도 한다.현지인들과 사업상 접촉을 하고 있고 중국과 일본간 비즈니스 협력과 교류의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는 그들은 특별한 존재이기도 하다.

더 큰 꿈의 도전,JACP7

많은 투자기업들은 해외 진출을 꿈꾸지만 언어부터 시작해 현지시장조사,시장준입규정 등에 막힌 채 실패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이다.특히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그리고 환경적인 요인의 지대한 영향을 받고 있는게 그 이유다.

허영수회장의 J.P.M 주식회사는 중국과 일본,한국간 건축기술과 문화 교류의 가교역할을 하고 있다.

중-한,한-일,중-일 간 네트워크를 구축해 건축과 건축기술,건축문화의 노하우를 비즈니스 관계로 접목시켰다. 이에 힘입어 일본을 거점으로 이미 의료기관과 학교 등에 특성화 된 상위 건축설계 사무소 몇곳이 건축학을 성공적인 비즈니스 아이템으로 정착시켰다.

허영수씨의 J.P.M 주식회사는 2012년 가을,호텔과 병원,학교 등 각자의 분야에서 특화된 7개 건축설계사무소를 합친 대형 프로젝트 그룹인 JACP7를 탄생시켰다. JACP7는 짦은 시간에 일본 내 다수의 의료센터,국립병원,경로원 등을 설계했다. J.P.M에 물량이 집중되는 과정에서 더이상 단독으로 소화 할수 없게 되자 고심하던 끝에 7개의 회사가 컨소시엄 형태로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시작했고 허영수씨는 터놓았다,

현재 JACP7는 대만과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미얀마를 중심으로 철도개발,역사 설립 등을 추진하는 업체들의 의뢰를 받고 있다.해당 국가의 건축법이나 법률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곳이라도 J.P.M혹은 JACP7를 통해 사업에 참여할수 있는것이다.

일본의 건축학 기술과 재료를 요구하는 업체들이 많은 중국현지의 사정을 고려하고 언어와 문화적인 차이를 극복할수 있도록 돕고 있다.

오래동안 중국에서 주택 위주로 건설, 개발하던 회사들이 점차 산업 분포를 호텔이나 백화점,오락시설 쪽으로 돌리기 시작했다. 중국의 호텔과 백화 상점 등 상업건축을 위주로 설계했던 허영수씨에게 설계를 부탁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다.특히 온천호텔이 유명한 일본에 와서 건축설계원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설계와 온천호텔경영을 병행하는 허영수씨를 찾는 이들이 급증했다.

그만큼 분망해진 허영수씨지만 이국땅에서 새로운 삶의 터전을 걸구고 창업의 과정을 겪는 청년들을 향한 마음은 변함이 없다. 요즘도 7월에 열릴 정례 비즈니스 강좌 준비로 바쁜 일상이 한창이다.

"외국땅에서 큰 포부를 펼치려면 고독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합니다." 허영수씨는 과거의 자신처럼 이국땅에서 희망의 터전을 가꾸려는 청년들에게 이렇게 조언한다.

"목표 하나를 정하고 학위를 따던지,사업을 구상하던지,돈을 벌어 중국에 돌아와 사업을 한다든지 목표가 명확해야 합니다."

무엇때문에 고향을 멀리 떠나 외국에 왔는지 곰곰히 생각해보아야 한다는 것. 허영수씨는 주변에 명확한 목표가 없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아쉬움을 토로하면서 목표를 확실히 세워야 성공할 확율이 높아진다고 재삼 말한다. 그가 창업하려고 하는 "이웃"들에게 선물하는 또 하나의 "설중송탄"이었다.

(글/사진:중국국제방송국 강옥,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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