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성구 "人琴俱亡(인금구망) "'유물을 보니 죽은 사람 생각 절로 난다'

cri2014-11-03 09:47:45

人琴俱亡(인금구망)

오늘의 성구 "人琴俱亡(인금구망) "'유물을 보니 죽은 사람 생각 절로 난다'

◎글자풀이:

사람 인(人rén), 거문고 금(琴qín), 함께 구(俱jù), 망할 망(亡wáng)

◎뜻풀이:

'그 사람 죽으니 그에 따르는 모든 것이 다 쓸 데 없구나', '유물을 보니 죽은 사람 생각 절로 난다'는 뜻이다.

◎유래:

진나라(晉)의 서예가 왕희지(王羲之)는 슬하에 일곱 명의 아들을 두었다. 그중에서 다섯은 비교적 유명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왕희지의 장남인 현지(玄之)는 요절한 탓에 세상에 널리 알려지지 못했고 전란에서 죽은 차남 응지(凝之) 역시 역사에 기재된 바가 적다. 비교적 널리 알려진 아들이 바로 휘지(徽之)와 헌지(献之)이다.

특히 왕헌지는 왕희지를 이은 서예가로 유명했다.

자유분방한 성격의 왕휘지는 일찍 참군했던 적이 있었다. 한번은 대사 마환온(馬桓溫)이 왕휘지를 불렀다.

"지금 네가 맡고 있는 일은 어떤 것이냐?"

왕휘지는 말을 관리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마환온이 물었다.

"대체 몇 마리의 말을 돌보고 있는 것이냐?"

이에 왕휘지는 모른다고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그 후 왕휘지는 기마병으로 자리를 옮겨 환충(桓沖)장군의 수하에서 일했다.

어느 한번, 환충 장군과 함께 밖에 나갈 일이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비가 억수로 쏟아졌다. 그러자 왕휘지는 바로 말에서 내리더니 환충 장군이 타고 있는 마차 안으로 몸을 피하며 밖에 비가 오는데 어찌 혼자만 마차 안에 앉아있을 수 있냐고 말했다.

또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왕휘지가 산비탈에 살고 있을 때였다. 하루는 종일 큰 눈이 내려 대지는 온통 은백색으로 단장을 했다. 갑자기 친구생각이 난 왕휘지는 밤새 걸음을 재촉해 친구 집으로 향했다. 하지만 친구 집에 도착한 왕휘지는 인사조차 하지 않고 도로 돌아갔다. 대체 어찌된 일이냐고 묻는 사람들한테 왕휘지는 "내가 그냥 가고 싶어서 갔을 뿐인데 꼭 친구를 만나고 와야 될 이유라도 있는 것인가?"라고 대답했다.

왕휘지의 동생 왕헌지는 서예에 뛰어난 솜씨를 갖고 있었을 뿐 만 아니라 그림에도 남다른 재주가 있었다. 한번은 집에 도적이 들었다. 집안의 물건을 모조리 훔쳐낸 도적이 문을 나서려고 할 때 왕헌지는 매우 담담하게 "이보게, 그 파란색 방석은 우리 집 가보이니 그것만은 남겨두고 가게나."라고 말했다. 놀란 도적은 걸음아 날 살려라 하고 줄행랑을 놓았다.

한번은 오군(吴郡)을 지나던 왕헌지가 유난히 아름답게 가꿔놓은 고벽강(顧辟疆)의 화원을 보고 주인의 동의를 거치지 않은 채 들어가서 마음껏 놀았다. 고벽강은 왕헌지에게 예의를 모르는 사람이라며 호되게 꾸짖었다. 왕헌지는 꾸지람을 당하면서도 화를 내지 않았을 뿐더러 마음속에 앙심을 품지도 않았다.

그 후 왕헌지는 병으로 앓아눕게 되었다.

한 도사가 가르쳐주기를 누군가 대신 이 아픔을 감당한다면 병세가 금세 나을 것이라 말했다. 그 말을 들은 왕휘지는 자기가 대신하겠다고 나섰다.

그러자 도사는 "자네 역시 긴 명은 아닌데 대신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나?"라고 말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왕헌지는 병으로 죽었다. 왕휘지가 슬픔에 겨워 예전에 왕헌지가 타던 거문고를 타보려 했으나 아무리 해봐도 음이 맞지 않았다.

'인금구망(人琴俱亡)'은 바로 이 이야기에서 유래된 사자성어로 유물을 보니 죽은 사람을 추모하게 됨을 비겨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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