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연(우) CRI 박오아시아포럼 특파기자의 인터뷰를 받고 있는 한국 중앙일보 김영희 부총재(좌)
한국 정부는 26일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가입하기로 결정했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은 아시아 개도국들이 사회간접자본을 모아 아시아 나라의 인프라 건설에 사용할 수 있도록 자금지원 역할을 수행하는 국제금융기구이다.
2013년 10월에 습근평 국가주석이 AIIB 설립 구상을 처음 제의했다. 이후 2014년 10월 24일, 아시아 21개국이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에 공식 서명했다.
2015년 3월18일까지 인도네시아를 제외한 아세안 9개국 등 총 21개국과 영국을 포함해 총 28개국이 MOU를 체결했다. 이후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나라들도 잇따라 가입의사를 표명했다.
AIIB 가입에 대한 미국의 압력으로 한국은 AIIB 가입 여부를 상당히 오랜 기간 고민하다 지난 26일에야 가입을 결정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의 인프라 수요는 2020년까지 매년 7300억달러이다. 하지만 이런 인프라 건설에 공급하는 자금은 이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런 시점에서 새로운 국제금융기구 출범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AIIB 설립이 구체화되는 계기가 마련됐다.
박오아시아포럼기간 김영희 한국 중앙일보 부총재는 한국의 AIIB 참여 소식을 듣고 본 방송국 기자의 인터뷰에 반갑게 응했다.
기자: 방금 한국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는 반가운 소식에 접했습니다. 김 부총재는 이 소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영희: 저는 한국이 궁극적으로 AIIB에 참가할 것이라는 판단을 했었고, 원칙적으로 한국정부가 AIIB에 참가할 결정을 내릴 것임을 예상했던 상태여서 한국 정부가 아주 현명한 결정을 내렸다고 생각합니다.
기존의 전통 국제금융기구는 세계은행(WB),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개발은행(ADB) 등이 망라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동유럽의 부흥을 위한 유럽재건은행도 설립되었습니다. 실리적인 면에서 볼 때 아시아의 현 상황을 감안하고 아시아의 경제발전을 위한 새로운 개념의 금융기구가 시급히 요구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시다싶이 미국이 투자한 지분 때문에 WB나 IMF, ADB등 국제금융기구는 미국이 좌지우지할 수 있는 주도권을 장악하고 미국의 입김에 따라 움직여야 하는 현실입니다. 따라서 기금을 필요로 하는 후진국, 저개발국들이 순조롭게, 또한 제때에 지원을 받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아시아만을 위한 새로운 개념으로 설치된 AIIB는 후발주자이니만큼 기존 은행의 보완과 개선을 우선으로 취급하고 아시아 전 지역의 경제발전에 도움이 될수 있는 무한한 기력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한국 정부가 여기에 창설맴버로 들어가는 자체가 저는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이는 한중 관계에 있어서도 좋은 계기가 되지 않을가 생각합니다.
기자: "지금까지 AIIB 없어도 잘 지냈왔다"라는 한국 민중의 목소리가 들리기도 했었는데 중국의 가입 제의에 한국 정부에서는 처음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김영희: 중국과 일본의 갈등이 심각하고 중미 경쟁이 심한 민감한 시기에 중국이 AIIB를 설치하겠다는 의도를 표명했기 때문에 혹시 이건 정치적인 동기로 나온 건 아닌가 하는 의혹심도 생기기 마련이고 당시만 해도 새로운 국제금융기구 출범이 중국의 독자적인 행보로 여겨지는 분위기가 강했습니다. 이러한 생각은 한국 뿐만 아니라 모든 나라에서 어느정도 갖고 있었다고 판단합니다. 하지만 중국 정부에서는 꾸준히 설득을 하고 노력을 해왔고 이 와중에 영국이 과감히 결단을 내리니 사태발전을 저애하는 큰 뚝이 무너진 셈이지요. 너도 나도 참여하려는 분위기에 미국도 막아낼 방법이 없어진거죠.
그런데 저 개인적으로 한국 정부도 미국의 입김에 당하지 않고 좀 더 일찌기 가입할 결심을 내리고 좀 더 일찌기 정부의 입장을 표명했다면 더 자주적으로 결정을 내렸다는 평가를 듣지 않았을가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기자: 중국 정부의 AIIB가입 요청을 한국 정부는 곧바로 수용하지는 않았습니다. 근본적인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봅니까?
김영희: 결국 한국은 한미 동맹관계를 무시할 수는 없어요. 더구나 미국에서 가입하지 말라는 압력도 있었고 한국 국내에서는 친중파와 친미파의 세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었고 중국이 주도한 새로운 국제금융기구의 출범이 중국의 독자적인 행보로 여겨지는 분위기도 강했기 때문에 정부 입장으로서는 고려해야 할 사안도 많아서 빠른 시일 내에 결단을 하기 어려웠던 것입니다.
하지만 가입했거나 가입 의향을 보여준 나라가 부단히 늘어남에 따라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었던 미국의 입지도 좁아졌고 한국이 AIIB 가입을 거절할 명분도 약화되었습니다.
미국은 한국의 참여를 원하지 않았지만 한국이 과감히 결단을 내려 미국의 반응도 궁금하지만 버스는 이미 떠났습니다. 현재는 미국도 받아드릴 수 밖에 없는 형편입니다.총적으로 현재처럼 국제금융시장을 미국이라는 원톱 국가가 굳건히 패권을 지키고 있는 상황에서는 단편적인 원칙으로만 대응하기는 힘들다는 한국정부의 생각이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기자: 한국은 AIIB에 가입한 후 어떤 역할을 발휘할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김영희: 지금부터 한국의 그 역할이 결정이 될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지분이 발언권을 결정하니까 AIIB에 참여하게 되면 한국은 얼마를 투자하느냐에 따라 한국이 발휘할 역할의 범위도 결정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가입하게 되면 한국 내 인민폐 청산, 결제은행 설립 등 중국의 지원을 받을 수 있고 AIIB가 본격적으로 운영될 경우, 아시아 지역에 대형 인프라건설시장이 열릴 것이고 한국의 기업들이 인프라 사업에서 우세 산업을 확산시켜 아태지역 경제발전에 한 힘을 보탤수 있지 않을가 분석합니다.
기자: 그럼 한국도 가입을 결정한 AIIB에 대한 기대가 있다면?
김영희: 아시아는 넓은 지역인데도 불구하고 역내 사회적인 격차가 상당히 큽니다. 인도,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방글마데시 등 개도국들은 더욱 많은 지원을 필요로 합니다. 이런 나라들이 AIIB의 힘을 빌어 경제가 신속히 발전되어 아시아 역내에서라도 격차를 줄이고 더욱 탄탄한 중산층이 있는 중견나라 대열이 강대해져 세계 강대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힘을 얻기를 바랍니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이 중국 정부의 구상대로 잘 출범을 해서 부단히 발전을 해나간다면 아태지역의 경제 성장을 추진하고 아시아 금융교역영역을 확장시킬 수 있는 중요한 수단으로, 높은 수준의 모범적인 다자개발은행이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기자: 중국이 추진하는 "실크로드 경제벨트"와 "21세기 해상 실크로드"는 여러 나라의 경제통합과 문화증진 등 다각적 왕래를 추진하고 서로간의 이해와 교류, 협력과 상생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AIIB 참여를 계기로 중한 다각적 협력의 새로운 비전을 그려보며 AIIB가 아태지역의 발전에 필연코 긍적적 에너지를 부여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오 특파기자: 조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