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만세", 베이징 한복판에 벌어진 축제

cri2015-04-13 12:33:44

"한류만세", 베이징 한복판에 벌어진 축제

 

(음향1 사설난봉가)

"에헤야 어야 야야 디야 앞집 처녀가 시집을 가는데 뒷집 총각은 목매러 간다. 사람 죽는 건 아깝지 않으나 새끼 서발이 또 난봉 나누나"

여러 가지의 전통악기가 하나로 어우러진 흥겨운 서도민요 "사설난봉가(辞说难逢歌)"의 한 대목입니다.

한국 문화재급 국악인들의 특별공연 "한류만세"가 베이징에 울렸습니다.

한국국악방송 인기프로그램 "한류만세"의 특별공연이 4월 11일 오후 베이징 부력만려(富力萬麗)호텔에서 열렸습니다. 이번 공연은 주중 한국문화원 개원 8주년, 한국관광공사 베이징 사무소 설립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펼쳐졌습니다.

약 1시간 반 동안 진행된 공연에서 한국의 전통음악인 태평소연주와 사물놀이, 서도민요, 가야금 병창, 판굿 등이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했습니다.  

사실 한류 하면 케이팝이 요즘의 대세로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류를 홍보하는 마당인 중한문화교류의 행사에 케이팝이 아닌 전통음악을 굳이 선보인 이유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주중한국문화원 김진곤원장은 이렇게 말합니다.

(음향2 김진곤 문화원 원장)

"케이팝은 정부에서 나서지 않아도 시장차원에서 이루어 집니다. 전통음악은 젊은이들이 표를 사서 가려고 하지 않잖아요. 그런 부분들은 정부차원에서 해야 만이 교류가 이뤄집니다. 이런 교류를 하면서 중국분들이 한국 케이팝만 있는게 아니고 그 배경에는 저렇게 멋진 전통음악이 있구나 전통을 교류할 때 서로 같은 부분도 느끼고 다른 부분도 느끼고 하면서 서로를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전통문화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입니다."

한류의 저변에는 한국인들의 섬세하고 풍부한 감수성, 미감, 정서가 깔려 있으며 그 속에는 또 오랜 세월 속에서 전해 내려온 전통적인 소리, 전통적인 음악이 있습니다.

한국 국악방송은 이번 행사의 주관 부문으로 선정된 것을 계기로 삼아 국악방송 인기프로그램인 "한류만세"의 특별공연을 마련했습니다.

채치성 한국 국악방송 사장은 이번 특별공연을 소개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음향3 채치성 국악방송 사장)

"국악방송은 한국정부에서 문화부산하기관으로 정부예산을 투입해서 만든 국가 방송입니다. 그래서 나라의 문화정책중의 하나가 한류확산이고 중국 같은 경우는 가장 인접하고 형제 같은 나라라서 중국에 우리전통한류를 확산할려고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마침 주중문화원 8주년행사를 했기 때문에 국악방송이 적극적으로 개입하게 된 것입니다. "

무대 위에서 울리는 전통음악은 관중들을 민속악의 정겹고 고풍스런 동양적인 분위기로 이끌어갔습니다.

(음향4 음악)

-꽃타령 혼합

지금 듣고 있는 것은 인간문화재인 강은경 선생과 그의 두 제자가 선을 보인 가야금 병창입니다. 중국의 쟁과 비슷한 가야금은 맑고 아름다운 음색을 갖고 있는 한국의 대표적인 현악기중의 하나입니다.

(음향5 가야금 음악 혼합)

"한국은 가야금, 중국은 쟁, 일본은 고토라고 합니다. 이 가야금은 12지루라고 해서 화음적으로 얘기하면 도가 없어서 눌러서 음을 내줘야 하고요. 일본의 고도나 중국의 쟁은 24줄이고 화음상 나는 음율이 많고 가야금은 운지법에서 나옵니다. 계면조가 참 슬프거든요."

가야금은 중국에서는 쟁, 일본에서는 고토라고 부릅니다.

사실상 악기 이름뿐만 아니라 전통음악도 외부의 이런저런 영향을 받아 색상이 변하고 있는 현 주소입니다.

채치성 사장은 한국과 중국의 현재의 전통음악은 많게 적게 위축되어 있고 서로 달라져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음향6 채치성 국악방송 사장)

" 일본의 어떤 선율 일본의 음계를 하는 게 있었습니다. 이미자의 동백아가씨라든가 이런 곡들이 대표적인 일본식인데요. 아주 인기 있는 트로트 곡들이 일본식의 잔재 일본식인 것이 많아요. 중국도 가요를 보면 일본식인 게 알게 모르게 들어있습니다."

당나라 때부터 중한 양국은 음악에서 많은 교류를 해왔습니다. 오늘날 한국의 일부 전통 악기에는 옛날의 중국의 흔적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의 농악연주에 쓰이는 태평소는 당나라 때 중국에서 들어간 악기입니다. 또 장구는 고려 시대 송나라로부터 넘어가 조정의 당악에 쓰였고, 그 뒤 오늘날까지 정악뿐만 아니라 민속악에도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런 악기들은 모양새는 물론 그 속에 깃든 정서도 모두 닮아 있습니다.

중국의 전통음악도 한국에 적지 않게 전해졌으며 일부는 원래의 모양 그대로 보존되어 있습니다. 서울 성균관대학에서 석전제라는 이름으로 올리고 있는 문묘제 예악이 바로 그러합니다. 이 음악은 일명 공자제사음악이라고 하는데 실은 중국 고유의 전통음악입니다.

그러나 공자제사음악은 세월의 풍운변화를 거치면서 중국에서는 원래의 모양이 바뀌고 있습니다.

채치성 사장은 중한 음악교류가 아주 필요하다고 하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음향7 채치성 국악방송 사장)

"중국음악은 1자 일음 천지현황이고 한국식은 천지~현황~이렇게 바뀝니다. 1자에 여러음이 들어있는거에요. 공자제사 음악은 예전 그대로 살아있습니다. 중국과 한국은 워낙 밀접하고 형제같은 나라여서 악기도 교류가 많았고 음악도 우리가 많이 배웠기 때문에 거꾸로 중국에서 없어진 옛날 중국음악들을 복원해서 재현할 수 있도록 도와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중한 음악교류 행사의 일환으로 한국 국악방송은 얼마 전 중국국제방송국을 공식 방문하고 동북아중아시아 방송센터와 양국의 전통문화 교류를 활성화 할 데 관한 상호 업무협약을 협의했습니다.

음악인들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외부환경의 변화와 더불어 전통음악은 갈수록 일부 사람들에게 소외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전통음악 공연은 비싼 입장료를 내고 극장을 찾으려 하지 않고, 무료로 입장하여 보는 공연으로 정평이 나있습니다.

채치성 사장은 한국 국악방송은 나라에서 지원하고 있는 방송으로 수익성을 따지지 않고 무상으로 전 국민에게 지원하고 있다고 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음향6 채치성 국악방송 사장)

"컨텐츠를 제공하거나 우리가 가서 연주를 했을 때 처음 접하는 사람 많아요. 말로만 듣다가 그때부터 전통음악의 팬이 되는거죠. 처음엔 미미했었는데 국악방송 시청율이 상당히 높아 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것을 직접 찾아가서 전파하고자 하는데 처음이 바로 베이징 문화원 개원 8주년 기념공연이었습니다."

특별공연 "한류만세"는 지난해 중한 인적교류가 연 1000만명을 넘은 것을 기념하고 중국에 한국문화를 더욱 알리기 위한 주중 한국대사관의 한국문화주간 행사의 일환입니다.

관중석은 무대 위의 노래장단과 더불어 시종 흥성거렸습니다. 한류를 사랑하는 중국 팬들과 재 베이징 한국인 약 800여명이 공연을 관람했습니다.

(음향7 관중의 말)

"오늘 한국전통문화의 성연을 향수했습니다. 중국에는 한국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저희들은 한국문화를 드라마거나 유행음악에서 많이 접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행사는 흔치 않은 전통문화의 성연이어서 새롭고 멋있었습니다."

"국악방송은 한국에도 이름이 알려져 있잖아요. 공연 너무 멋있었습니다."

"공연을 보기 위해 버스로 한 시간 왔습니다. 너무 감격이에요. 한류만세!"

(취재기자: 이향란 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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