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매 작가]
"우아함은 제가 창작에서 추구하는 이상적 상태이죠." 작가 조매(赵玫)는 이렇게 그녀의 작품창작을 한마디로 요약하고 있었다.
실제로 그녀의 작품에서 낭만적 풍격, 사상 전달에서의 이상주의, 문자조직에서의 색다름, 산문 언어의 시적 표달 등등에서 모두 우아한 품위를 읽을 수 있다. 그녀의 작품은 자유분방하고 감성적이며 간결하고 리듬과 법칙을 과감하게 깨버리고 개성적이고 역동적인 언어로 그녀의 피에 흐르는 천생적인 우아함을 극치로 풀이한다.
조매는 장편소설을 20여편 발표, 산문수필집을 18권 펴내는 등 활발한 창작생활을 하고 있는 국가 일급 작가이다. 작품 '한권의 펼쳐진 책(一本打开的书)', '영혼의 빛(灵魂之光)', '욕망의 여행(欲望旅程)', '무측천' 등은 독자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그녀는 이런 작품으로. 제4,5 기 전국소수민족 문학창작상과 중국 작가협회 "장중문문학상" , 전국 제1회 노신문학상 등 월계관을 받아안았다.
7월의 따뜻한 어느 날, 우리는 천진방송국 방송홀에서 조매와 짧은 만남을 가졌다.
[조매 작가와 본 방송국 조연기자 ]
조매는 작품에서 그의 내심세계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단락을 선택하라는 주문에 별로 망설임이 없이 글 구절을 하나 외웠다. 소설 "영혼의 빛"에서 주인공이 혼잣말을 하는 부분이었다.
"나는 그를 몹시 사랑한다.
하지만 난 여전히 고독하다.…
나 혼자 글을 쓰고 있다. 홀로 영혼과 말하고 있다."
글을 외우는 그녀의 랑랑한 소리에는 고독이 흐르고 있었다. 고독한 눈빛, 고독한 사색… 그녀는 고독했고 이 고독은 또 그녀를 조숙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사랑이 있다고 한들, 그가 내 맞은 켠에 앉아 있거나 내 옆의 침대에 기대고 있어, 그렇게 가까이 있다고 한들 그는 마음속에 친구가 없다."
실제로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군부대의 울타리에서 아버지의 엄한 단속을 받았다. 그래서 조무래기 친구가 없는 고독한 동년을 보냈다고 한다. 이 때문에 그녀는 고독한 자기와 대화할 상대가 필요했고 또 고독의 분출구가 필요했다. 조매는 책더미에 고독한 자기를 피묻었고 또 시줄에 그동안 응어리로 남았던 생각을 적었다.
그녀의 문학적 태동은 그렇게 일찌감치 시작되었다.
"궁극적으로 현실과 이상세계 사이의 괴리감이 나타나는 근원을 이해해 이 양면성을 뛰어넘는 무아의 경지, 행복과 슬픔을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탈출구의 갈망에서부터 작품이 시작된다."
말 그대로 조매의 작품들은 그녀의 내심의 고독을 그린 축소판으로 되고 있었다.
독자들은 그의 작품을 읽으면서 가끔은 추위가 뼈를 쑤시는 듯한 아픔을 느끼며 또 비지땀을 줄줄 흘리는 듯한 세탁과 바람을 타고 온 듯한 쾌감을 받는다. 특히 그녀의 작품은 여성의 특유의 맛을 자아내며 그녀의 여성적인 우아함도 작품세계에 그대로 펼쳐지고 있다.
사실 조매는 문학작품이 아닌 문학평론으로 문단에 데뷔했다.
"문학평론은 저에게 이성적인 사고와 배움의 공간을 부여했지요." 조매는 그가 문학평론을 하게 된 원인을 이렇게 밝힌다.
지난 세기 80년대 서방의 문학사조가 중국으로 유입되기 시작했다. 조매는 대량의 외국문학작품을 접하게 되었으며 거기에서 문학에 대한 갈망을 호소받았다.
"작가라면 부단히 자아갱신해야 하고 시야를 넓혀야 하지요. 다양한 요소를 자기의 피와 살로 융합해야 합니다."
중서합벽의 토양은 그녀에게 "여성의식"을 소생시켰다. 여성작가로서의 그녀의 대표적 태그는 차츰 사람들의 시야에 떠오르기 시작했다. 조매의 작품은 대부분 전형적인 여성을 다룬 작품으로 여성들의 내심세계를 비추고 여성들의 마음속 느낌을 호소하는 경향이 뚜렷한 걸로 평가되고 있다.
장편소설 "무측천", "고양공주", "상관완아"는 중국 청나라 궁중 여성을 스크립트로 하는 "여성삼부곡"으로, 선후로 여러가지 버전으로 방송드라마와 영화로 제작되기에 이른다.
그녀는 작품에서의 자기 개인의 체험을 바탕으로 작가의 삶을 소설의 몸체로 삼고 있다. 그녀는 또 이것을 삶의 문제로 확대시키는 데 성공했다.
"자기 개인에게 벌어진 일이나 그것을 토대로 재창작을 해야 하지요. 남의 일을 쓰면 문학적 재능을 잃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녀는 작품의 글 구절마다 사람들의 마음을 꿰뚫고 독자들이 자기 마음속의 중요한 것들을 가져가길 간절히 바란다. 그녀는 순간적인 어떤 정서가 짙어지거나 강해지면 자신을 억제할 수 없어서 바로 필을 들고 작품세계에로 몰입한다. 그녀의 말을 빈다면 작품은 "몸부림을 치는 영혼" 그 자체이다.
[조매 작가]
조매는 우리와의 대화에서 시적인 서정표현을 자주 쓰고 있었다. 사실 그녀의 산문 작품도 글줄마다 서정적인 표현이 배어나고 있다.
"눈부신 해볕이 내 몸과 얼굴을 적신다. 나는 팔딱 뛰어 손을 저었다. 더 많은 해볕이 나에게 다가와서 코가 간지러울 지경이다. "
그녀는 순 객관적 묘사와 서술이 아닌 시각, 청각, 촉각을 통해 추상적인 심리상태를 느낄 수 있는 형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이왕의 공공성 있는 비유 대상이 아니라 모호적이면서도 여러가지 해석의 가능성을 가져다줄 수 있는 풍부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 그래서 독자들은 서먹함과 신기함의 어우러진 글줄에서 그녀의 개성과 영성을 한껏 감수한다.
"저는 저의 영혼과 끊임없이 대화를 해요." 조매는 혼잣말처럼 이렇게 말했다.
그녀는 작품에서 혼잣말을 대량으로 사용하고 있다. 작품속의 인물들은자칫 잔소리에 가까울 정도의 혼잣말을 중얼거린다. 짧되 더 짧아서는 안될 문구로, 간단하되 더 간단해서는 안될 문자로 계속해서 글을 이어간다.
"이런 표현방식은 슬픔과 몽롱함, 허전한 분위기를 찐하게 만들 수 있다고 봐요. 작가의 민감한 내심 체험을 토로해 독자의 마음을 움직일수 있어요."
얼핏 보기에는 조매의 산문 작품은 문장이 좀 이상하고 조리가 없다. 우리가 평소에 읽었던 산문의 흐름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문학평론가들은 이게 바로 조매 특유의 어음규칙으로 만들어진 새 언어형식이라고 입을 모은다.
조매는 문어문을 산문의 언어 흐름속에 삽입해 원래의 안정적이고 사람들이 익숙하던 산문 흐름을 깨뜨리고 사람들이 습관적으로 멈추어서는 안될 곳에 갑자기 멈추고 반드시 멈춘 곳에 문장부호를 달아야 할 부분에 문장부호를 탈락해서 긴 문장을 만드는 등 시적인 언어로 생동한 산문 흐름과 함축적인 시적 우아함을 창조한다.
이와 같은 전통적인 문장 구조와 쉼 구조를 깨고 산문이 시 같으면서도 시답지 않는 느낌을 만들어내 산문의 형식과 시의 형식이 서로 전환하고 문장의 길고 짧음의 배열이 엇갈려 정취를 더욱 돋군다. 이런 언어와 서술방식을 쓰는 이유는 "의의"와 "리듬과 법칙"사이에 모순이 생기면 정서와 내심을 더 두드러지게 만든다.
조매의 작품마다 표현되고 있는 이런 독특한 우아함은 도대체 어디에서 비롯되고 있을까…
"저는 글을 쓰고 나선 잘 기억하지 않습니다. 잊어버립니다." 조매의 해석은 "망각"의 이야기로 시작되고 있었다.
"그것을 설명하거나 논할 때 억지로 다시 생각하면서 정리가 됩니다. 그리고 그 논하거나 설명하는 행위가 종료되면 다시 잊어버립니다. 이것이 내가 내 인생을 글쓰기로 정리하는 방식입니다."
그러고 보면 작가 조매의 작품여행은 번마다 "방황"과 "추구"로 새로운 시작을 하고 있는 것이다.
[글/조연]
[조매 작가]
[조매 작가와 본 방송국 기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