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차림으로 양걸 곡조를 따는 단영 지역사회 주민들)
귀에 익은 양걸 음악소리이다. 양걸은 북방 한족들의 민속무용이다. "민족단결 홍보월간" 행사를 맞아 길림성 연길시 북산가두에서 9월의 어느 날 벌어진 정경이다. 올해로 설립 65 주년을 맞는 연변조선족자치주에서 어디서나 흔하게 만날 수 있었다.
(음향2- 왕숙청 현장음)
"여러분, 노래 '붉은 해 변강을 비추네'를 연습합시다. 먼저 조선어로 한번 부르고 다시 중국어로 한번 부릅시다."
유창한 조선어로 현장을 지휘하는 여성. 그는 조선족이 아니라 한족이다. 그러고 보니 한복치마 자락을 잡고 상큼상큼 양걸 곡조를 따던 춤꾼들이며 퉁소가락에 맞춰 능숙한 조선어로 "붉은 해 변강 비추네"를 열창하던 주민들이 과연 조선족인지 한족인지 궁금해진다.
왕숙청(王淑淸)은 단영 지역사회의 당위서기이다. 10여년간 조선족 주민들과 어울려 갈고 닦은 그의 조선어 수준은 자칫 조선족으로 착각할 정도이다. 그가 이끄는 단영 지역사회는 전국 민족단결 진보 선진집체로 평의 되었으며 그녀 역시 전국 민족단결 진보 선진개인으로 베이징에서 습근평 총서기의 접견을 받는 영광을 안았다.
연변은 자치주 창립 이듬해인 1953년부터 64년째 해마다 9월을 "민족단결 홍보월간"으로 지정하고 있다. 올해로 12년째 이어진 "이웃절"행사는 단영지역사회 "민족단결 홍보월간"특색 행사이다. "이웃이 사촌"이라는 말이 있다. 그래서 "이웃절"은 행사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왕숙청 서기의 말이다.
(음향3- 왕숙청)
"12년간 '이웃절'행사를 이어오면서 가장 큰 변화라면 서로 어울려 조화롭게 생활하고 서로 돕고 관심하는 정신이 더욱 강해졌다는 점입니다. 지역사회의 조화와 안정, 평안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흠민영 만족 주민(좌)이 조선족 주민과 함께 즐거운 춤사위를 펼치고 있다.]
백개 가정이 모여 연회를 연다는 의미의 "백가연" 등 "이웃절"행사는 이웃간의 담을 허물고 있었다. 윗집 조선족 할머니가 얼얼한 배추김치를 담아오는데, 아랫집 한족 색시는 또 곱게 빚은 물만두를 젓가락으로 집어서 권한다.
30여년간 단영 지역사회에서 생활해 온 만족 여성 흠민영(欽敏潁) 씨는 "이웃절"행사가 열린 지난 12년은 하나의 윤회(轮回)로 여러 민족이 함께 어울려 화목하게 생활하는 새 장을 열었다고 말한다.
(음향4- 흠민영)
"처음에는 이웃사이에도 서로 일면식이 없는 경우가 있었는데 지금은 며칠만 보이지 않아도 서로 보고 싶어 안달입니다. 여러 민족 주민들이 어울려 사는 친숙한 감정들은 감출수 없는 부분들입니다. 물만두 한접시도 나눠먹던 옛날 이웃감정들을 되찾았습니다."
연변에서 타 민족이 같은 노래를 부르고 같은 춤을 추며 같은 식탁에서 식사를 함께 하는 이런 모습들은 평범한 일상이 되고 있다.
서로 의지하고 함께 살아가는 "물과 물고기" 정감은 지역사회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연변에는 적지 않는 "나홀로 어린이"와 "독거노인"들이 있다. 연변 주둔 변방지대 장병들은 "군인아빠", "군인아들"이 되어 생산발전을 돕고 빈곤촌과 짝을 뭇는 등 하나의 풍경을 이루고 있다. 오늘날 연변에서 "군인아빠", "군인아들"은 새로운 시대의 군민 관계를 여실히 보여주는 최적의 대명사로 되고 있다.
(음향5- 김해명 & 함정숙 노인 대담)
"(중국어): 할머니, 식사는 꼭 제때에 하셔야 합니다. 몸이 불편하면 금방 전화 주세요, 제가 곧장 달려올게요."
"(조선어): 며칠전에도 전화 왔더만 오늘 이렇게 흐리고 바람 불면서 날씨가 좋지 않은데 찾아와서 대단히 반갑구나."
도문시 향상(向上)가두 흥강(興疆) 지역사회의 함정숙(咸貞淑) 노인네 집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린다. 연변조선족자치주 공안변방지대 도문대대 향상파출소 김해명(金海明) 간사(干事)가 오늘도 함정숙 노인을 찾아 온것이다. 첫 출근에 선임들을 따라 함정숙 노인을 찾아뵈었고 그때로부터 수년째 명절은 물론 평소에도 함정숙 노인을 찾아 안부를 묻고 생활을 살뜰히 돌보는 "군인아들"이 되었다.
(음향6-김해명)
"우리 파출에 30여명이 있는데 지도자부터 기층 민경에 이르기까지 할머니를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우리는 모두 할머니가 만들어 주신깔창을 하나씩 갖고 있습니다. 돈을 주고는 살수 없는 귀한 물건입니다."
(함정숙 노인이 '군인아들' 김해명 간사에게 깔창에 깃든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올해 88세 고령인 함정숙 노인은 81세 나던 해부터 낡은 천을 한겹 두겹 누벼 깔창을 만들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그가 만든 깔창은 도합 1만 5천여 쌍, 대부분 군영에 전해졌다. 본격적으로 깔창 제작에 착수한 5년간 매달 평균 250 쌍에 달하는 깔창을 만든 셈이다.
함정숙 할머니가 깔창에 유독 집착하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18세 나던 해 남편을 해방전쟁에 내보내고 지방에서 부녀사업을 하면서 한족들로부터 깔창 만드는 법을 배워 전선에 지원하던 그때를 잊지 못하고 있다.
(음향7-함정숙)
"그때는 천이 아주 귀했습니다. 치마도 토목치마 하나인데 전선지원 할 때는 천이 없어서 치마를 벗어서 신바닥을 만들어 전선에 보내면 가마니를 짜서 팔아서 치마를 해 입어야 밖에 나갔습니다. 이렇게 천고생을 한 것이 가슴에 남아 있습니다. 군인들이 군화를 짐에 얹고 맨발로 뜨거운 모래불을 걷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
함정숙 노인은 전장에서 돌아오지 못한 남편과 후에 만난 남편 그리고 아들과 사위 모두 군인이다. 지금은 또 연변주 공안변방지대 도문대대 향상파출소 30여명 "군인아들"과 인연을 맺고 있다.이제 눈이 어둡고 거동이 불편해 더 이상 깔창을 만들지 못하지만 "군인아들"들이 집에 다녀갈 때면 잊지 않고 하나씩 챙겨준다.
연변은 일찍 국가민족위원회로부터 "전국 민족단결진보 창건활동 시범주"로 명명되었으며 연속 5차례 "전국 민족단결 진보 모범집체"로 평의되었다. 이는 전국 자치주 들 중 유일하다.
"공동단결분투와 공동번영발전", "한족이 조선족을 떠나지 못하고 조선족이 한족을 떠나지 못하며 여러 민족 인민들이 서로를 떠나지 못한다"는 사고 맥락에 따라 연변은 민족단결의 전통과 군중기반을 갖고 있으며 문화적 혈맥에 융합되어 있다.
자치주 설립후 연변은 전국에서 가장 먼저 민족단결 창건활동을 가동했다. "민족단결 홍보월간"행사가 열리는 9월을 중점으로 민족단결 홍보교육활동을 추진하고 있으며 경축대회와 표창대회, 매체홍보 등을 통해 당의 민족정책이론과 민족단결진보 모범사적을을 집중적으로 알리고 빈곤탈퇴와 지원조학 등 형식으로 활동을 고조에로 끌어올린다.
(연변의 '이웃절'행사 현장/ 자료사진:연변일보 )
1990년부터 연변은 정기적으로 민족단결 진보 표창대회를 열데 대해 명문화 했으며 전주적으로5년에 한번, 각 현시들에서는 3년에 한번 민족단결 진보 표창대회를 열고 있다.연변조선족자치주 민족업무위원회 정책법규처 범은혜 (範恩慧)처장의 말이다.
(음향8- 범은혜)
"올해 8월까지 연변은 선후로 민족단결진보 표창대회를 15차 개최해 3834개에 달하는 모범집체와 모범개인을 표창했습니다. 평소 이들이 민족단결과 빈곤탈퇴면에서의 전형적인 역할을 발휘해 보다 많은 사람들을 이끌어 민족단결진보사업에 참여하도록 하고 있습니다.이는 전 사회적으로 민족단결 진보 모범을 따라배우고 모범이 되려하는 분위기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연변은 전국에서 가장 먼저 "자치조례"를 내오고 경제건설과 사회발전, 문화교육 등을 둘러싸고 단행조례 40여부를 제정했으며 결의와 결정 120여건을 출범해 비교적 완비한 민족정책 법규 체계를 형성했다. 소수민족 문화와 민족언어의 보호, 민족교육, 소수민족 특수상품보호 등에 대해 연변은 자치주 조례의 형식으로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조선언어문자 사용을 법치화, 규범화 궤도에 올리기 위해 연변은"연변조선족 자치주 조선언어문자업무조례"를 제정하고 2014년부터 해마다 9월 2일을 "조선언어 문자의 날"로 지정했다. "조선언어 문자의 날"은 각급 당위와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어 다양한 행사를 펼치고 있으며 주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얻고 있다. 연변조선족자치주 조선어문사업위원회 김천근(金千根) 주임의 말이다.
(음향9 –김천근)
"조선언어 문자의 날은 조선언어 문자의 생존환경을 개선하고 조선언어문자의 새로운 발전을 이룩하기 위한것이며 나아가 (조선족) 민족문화를 부흥시키고 민족단결진보를 추진하기 위한것입니다. 조선언어문자 관련행사는 시민들, 특히는 청소년들에게 민족언어문자의 중요성을 깊이 각인시켜 주고 사회적으로 조선언어문자를 중시하고 사용하는 열조를 일으켰습니다."
(연변의 표지판과 간판은 모두 조선어와 중국어 두가지 언어로 나란히 적혀있다.)
기실 특정된 월간이나 명절이 아니더라도 연변의 민족정책 관련 이색 요소들을 쉽게 찾아볼수 있다. 연변을 처음 방문하는 외지객들은 흔히 연변의 크고 작은 골목, 거리에 걸려있는 표지판과 간판에 놀란다. 이곳에서 모든 간판들은 조선어와 중국어 두가지 언어로 나란히 적혀있으며 연변은 관련 조례에서 이를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연변은 유치원부터 대학에 이르기까지 완정한 민족 단결 교육체계를 형성하고 있다. 유치원부터 시작해 민족예의와 민족언어, 민족풍속습관, 민족특징 등 교육을 진행하고 조선어와 중국어 "이중 언어"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100여년 역사를 갖고 있는 연길시 중앙소학교는 수부 연길시에서 가장 오래된 조선족 소학교이다. 학교는 "민족단결을 추진하고 조화로운 교정을 구축"하는 것을 주제로 민족단결 교육을 교수체계에 편입시켰다. 연길시 중앙소학교 공련희(孔蓮姬) 대대보도원의 말이다.
(음향10- 공련희)
"학교의 '6년 행복성장 수업체계'의 연구성 학습에서 '민족문화일' 과정을 설치했습니다. 학기마다 '민족단결교육주제반회 한차례 조직하기', '소수민족영웅 한명 요해하기', '민족단결이야기 한편하기', '소수민족노래 한곡 배우기', '민족단결 작문 한편 짓기', '소수민족풍경 한곳 소개하기' 등 '6개 하나'활동모식을 모색했습니다."
연변은 또 기관간부들을 중점으로 전 사회적으로 민족단결의 분위기를 마련하고 있다.
60만 인구의 수부 연길시는 조선족과 한족, 회족, 만족 등 10여개 민족이 살고 있으며 조선족은 30여만 명, 58%를 차지한다.
연길에서 조선족악기인 퉁소가 뽑아내는 양걸 가락이나 한복을 차려입고 조선어 가요를 열창하는 한족 주민들의 모습은 전혀 낯선 풍경이 아니다. 모든 것이 그렇듯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연길시 민족종교국 조신민(趙新民) 부국장의 말이다.
(음향11- 조신민)
"서로 다른 민족의 언어문자와 민속 풍속을 배우도록 격려하고 있습니다. 기관들에서는 타민족 간부가 조선어를 배우고 조선어 노래 시합을 펼치고 있습니다. 연길시 교통채널은 매일 아침 8시와 12시, 저녁6시에 조선어 배우기 코너를 설치해 호평을 얻고 있습니다."
(9월 28일 북산가두에서 열린 제 12회 '이웃절'행사 현장)
올해로 연변조선족 자치주는 설립 65년을 맞았다.
지난 65년간 연변은 시종 민족단결을 생명선으로, 법률을 통해 민족단결을 담보했으며 발전을 통해 민족단결을 추진했다. 특히 지난 5년간 연변은 경제가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양상을 보여2013년부터 지역생산 총액이 연평균 7.9%의 성장폭을 보이고 있다.
양걸 춤사위에 날리는 한복치마, 각 민족의 단결을 생명선으로, 자신의 눈동자를 아끼듯 그 성과를 소중히 여기는 민족단결 '연변버전' 은 65년째 연변에서 현재 진행형이다.
취재기자:강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