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기-

자화상

저는 이 글을 쓰기 3시간전부터 계속 눈을 깜빡이지 않고 제 얼글만 보았습니다.. 세상에서 저보다 제 얼굴을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는 걸 알고 있지만 진짜로 제 얼굴에 대해 뭘 쓰는 것은 어려운 일인것 같습니다.

저는 제 얼굴중에서 눈이 제일 좋습니다. 근데 제 눈은 약간 근시이기 때문에 안경을 안 쓰면 모든것이 흐릿하게 보입니다. 안경을 쓰면 얼굴이 항상 딱딱하게 보여서 저는 콘텐트 렌즈를 낍니다. 내 눈은 제 마음을 제일 잘 전달합니다.거짓말을 하면 눈이 깜빡깜빡하고 긴장하게 되면 상대방과 눈을 마주치지도 못합니다. 저는 제 코는 마음에 안 듭니다. 코마루가 좀 더 높았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리고 어렸을 때 집 계단에서 떨어지는 바람에 코에는 아직도 흉터가 남아있습니다. 그래서 초등학교때 여러 사람들 앞에 나오면 항상 집게손가락으로 제 코를 감췄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이 습관을 고쳤습니다. 또, 제 얼굴은 좀 통통해서 부어있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에게 껌을 자주 씹으면 얼굴살을 빼는 데 효과가 있다는 걸 들은 후, 저는 틈만나면 껌을 씹습니다. 가끔씩 쌍커풀 수술, 코수술, 턱수술, 자방흡입 등 성형수술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여자라면 다 더 에쁘고 날씬하고 싶은 게 아닐 까? 이런 걸 허영심이라고 해야할지? 그렇습니다, 저는 이 허영심에 빠졌습니다. 저는 제 허영심을 인정합니다.

예쁜 얼글이 아니지만 전 그래도 제 얼굴에 만족합니다. 제 얼굴은 사랑하는 우리 엄마, 아빠가 제게 주신 것이고 신성한 하느님이 제게 주신 성물입니다. 저는 오히려 감사의 마음을 품어야 합니다. 우리가 모든 것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품고 산다면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을것입니다. 저는 행복한 얼굴이 제일 예쁘다고 생각합니다.

결국은 저의 허영심이 졌습니다. 저는 자연미를 선택했습니다. 저는 60살이 되더라도 제가 제일 에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주름살이 생겨도 등이 굽어져도…

저는 너무나 개성이 뚜렷하고 강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에게는 말 한 마디도 하기 싫고, 눈에 거슬리는 일이 있으면 당장 지적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친한 친구에게는 끝까지 의리를 지키고 심지어 제 목숨까지 걸고 친구를 위해 싸울 수도 있습니다. 이런 성격은 구시대적인 것임을 알고 있으면서도 고치기가 어렵습니다. 저는 너무나 개성이 강합니다.

그러나 이런 저에게도, 연약한 면이 있습니다. 한 남자를 잊어버리려고 자신을 만취시키고, 밤새도록 눈물로 세수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때 저는 연약한 여자에 불과했습니다. 바로 그때 저는 제도 여자임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22살인 저는 꿈도 많지만, 그에 반해 모자란 점이 많자 아직 성숙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나이를 먹으면 먹을 수록 제 자신에 대해 점점 더 많이 알게 됩니다. 아마 저는 60살이 되면 자화상을 주제로 한 글로 책 한 권까지 쓸 수 있을 수도 모릅니다.

아직은 행복을 찾고 있는 저는 행복한 마음으로 제 자화상을 마무리하겠습니다.

여러분도 행복하시기를 바랍니다.

대외경제무역대학교

한국어 학과 3학년 학생

연정정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