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경기대회에서 심판원의 판정은 늘 크고 작은 분쟁들을 일으켰던 사례가 많았다. 분쟁이 일어나는 대부분은 선수들이 심판원의 판정에 불복했기에 초래되는 것이며, 심판은 필경 주관성이 강한 것이기 때문에 옳고 그름을 따지기가 비교적 어렵다. 하지만 근대올림픽에서도 분명한 심판원의 잘못으로 인해 판정이 잘못된 경우가 있었다.

미국의 로스엔젤레스에서 열린 제10회올림픽 원반던지기 경기에서 심판원의 그릇된 판정은 경기성적에 엄중한 후과를 초래했던 적이 있었다. 놀이라고 부르는 한 프랑스 선수가 세번째 시투에서 있는 힘껏 원반을 던졌다. 원반이 손에서 멀어져나가는 순간, 놀은 성적이 좋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원반은 커다란 포물선을 그으며 다른 선수들이 던지 것보다도 훨씬 더 먼곳에 떨어졌으며, 대략 짐작해도 50m는 넘어보였다.

현장에서 지켜본 관중들은 모두 놀이 금메달을 따낼수 있을 것이라 여겼고, 놀 자신도 관중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관중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하지만 심판원의 성적무효 판정에 현장의 모든 사람들이 놀랐다.

운동장 바로 한 구석에서는 장대높이뛰기경기가 원반던지기 경기와 동시에 진행되고 있었다. 미국선수 William Miller와 일본선수 Shuhei Nishida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을때, 심판원은 자신의 사명을 잠시 잊고 머리를 돌려 장대높이뛰기경기를 지켜봤던 것이다. 심판원이 고개를 돌렸을때는 이미 놀이 원반을 던진 뒤었고, 당시 원반이 떨어진 정확한 위치를 확정지을수 있는 심판원이 한명도 없었던 탓에 이와같은 후과가 초래되었다.

경기장에서는 "152호 프랑스의 놀 선수, 원반을 이미 던졌으나 심판원이 주의하지 않았음"이란 방송을 내보냈고, 대회조직위원회에서는 놀에게 다시한번 기회를 줄 것을 결정지었다. 놀의 강렬한 항의에도 조직위원회는 세번째 성적을 인정하지 않았고, 더이상 방법이 없게 되자 놀은 다시 한번 도전했으나 성적은 원래보다 차이가 많았다.

하여 금메달은 49.49m를 던진 미국선수 John Anderson에게 돌아갔으며, 최고성적 47.74m를 기록한 놀은 동메달을 따낸 선수에 비해 단 10㎝의 차이로 메달을 따내지 못했다.

이 금메달은 놀이 상대방 선수에게 빼앗긴 것이 아니라 사실 심판원에게 "빼앗긴" 금메달이었다.

(번역,편집/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