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은 험준함으로 내외에 유명한 산이다. 사실 화산의 험준함을 느끼려면 내가 금방 서두에서 말한 그 천척당이 아니라 옥천원(玉泉院)을 지나서부터 시작된다. 화산의 험중함은 발 아래에 있고 눈 앞에 있고 내 몸 뒤에 있다. 화산여행에서는 시작에서부터 끝까지 목숨을 내걸자는 의지가 필요하다. 좁은 벼랑가를 걸을때나 하늘 사다리를 오를때나 창용령(倉龍嶺)을 넘을때나 공중 잔도를 건널때만 공포의 아름다움을 즐길 용기가 필요한것이 아니다. 화산의 돌은 위에서 아래로 향한 돌이고 화산의 길은 있는듯 없는듯 한 길이고 화산의 산은 기이하게 높은 산이다. 이런 상황에서 산길이 가파르지 않고 비스듬히 기울지 않고 좁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할 정도이다. 이런 산이니 여행객이 숨을 조이지 않을수 없고 무서워하지 않을수 없고 눈부시지 않을수 없다.

그렇다. 사람들은 이런 험준함을 좋아하고 이런 여행을 즐기고 이런 놀라움을 더욱 받아들인다. 화산에서 산굽이를 돌때마다 "천변만화의 경치 공중에 있고 물에 비낀 숨은 산 또 다시 나타나고" "바람 시원하고 만리 상공에서 저 아래 산천을 구경하고" "오던 길 녹음 여전하고 괴꼬리 소리 정답다." 화산에서는 시원한 샘물이 반겨주고 들꽃들이 손을 잡아주고 따뜻한 해빛이 온 몸을 쓰다듬어준다. 화산에서는 또 "산을 갈라 어머니를 구한" 비장함도 느껴보고 "지혜롭게 화산을 획득한" 해방군의 격정도 느껴보고 "화산에서 검을 논한" 김용(金庸)의 그 참뜻도 알아볼수 있다.

옛 사람은 "태산(泰山)에 오르니 뭇 산이 작아보이도다"라고 하였다. 오늘 화산의 험준함을 체험하면 사람들은 천하에 험준한 산이 더는 없다고 인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