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올도스 초원의 겨울)

만약 당신이 사막에 대한 호기심만을 안고 올도스(鄂爾多嘶, E'erduosi)를 찾는다면 올도스를 여행하는 과정에 자신의 무지때문에 땀이나 흘릴것이다. 이 땅에는 노란 모래와 푸른 나무도 있고 징기스칸의 역사와 그 불굴의 정신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사막자원을 개발한 곳은 적지 않지만 진정으로 잘 개발한 것은 많지 않다고 할수 있다. 그 중 올도스의 향사만(響沙灣) 명소가 개발이 잘 된 사례이다. 나는 이 곳을 찾기전에 벌써 이 곳의 모래가 노래를 부른다는 말을 들었다. 향사만은 높이 90m, 경사 45도의 반달모양의 모래둔덕인데 건조한 날에 모래를 타고 위에서 아래로 미끄려져 내리면 모래가 북 치고 징을 울리는듯 하다. 만약 사오명이 함께 미끄러져 내리면 그 소리가 종을 울리는듯 온 모래산이 떠는듯 하다.

내가 향사만에 이르렀을때는 공교롭게도 비가 내려 모래가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의 기분은 조금도 영향을 받지 않았다. 우리는 각자 장방형 모양의 나무판자에 앉아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하였다. 미끄럼 속도는 모래속에 박은 두 손으로 조정한다. 처음에는 천천히 내려가도록 모래속에 넣은 손에 힘을 주었다가 아예 손을 모래속에서 빼버렸다. 그랬더니 금방 속도가 나고 귀가에서 바람이 소리질러 급히 다시 손을 모래속에 넣었는데도 소용이 없었다. 몸이 화살같이 아래로 날아내려 소리를 지르려는데 종점에 이르렀다.

(사진설명: 올도스 초원의 향사만 모래스키)

이 향사만은 밤에도 유람이 가능하다. 조용한 어둠속에서 모래위를 걸으면 가끔 울리는 모래의 노래소리를 들을수 있다. 전하는데 의하면 인연이 닿으면 밤에 사막의 신광(神光)을 볼수 있다고 한다. 우리는 모래의 노래도 듣지 못했고 사막의 신광도 보지 못하였다. 하지만 우리는 더 귀중한것을 알게 되었다. 사막을 향한 인류의 정신을 말이다. 인간세상의 기이한 경관인 "천하 제일의 사막도로"가 바로 그 정신의 구현이다. 16년전만 해도 이 곳은 끝간데 없는 사막이었는데 지금은 사막속을 뻗은 도로양편에 푸른 나무와 울긋불긋한 꽃들이 피어 있다. 마음대로 날뛰던 사막이 인류앞에 머리를 숙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