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만폭의 곳 사동구)

귀주(貴州, Guizhou) 서북쪽의 적수(赤水, Chishui)시는 장마때마다 강물이 붉은 색을 띤다고 해서 얻은 이름이다. 적수는 "사라나무의 왕국", "만폭의 도시", "대나무의 고향"이라는 미명을 가진다. 내 친구는 아름다운 적수에서 가장 유명한 명소는 십장동(十丈洞)과 연자암(燕子岩), 사동구(四洞溝) 등을 들 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실패작이 없는 명소"로 평가받는 사동구가 폭포, 사라나무, 대나무, 단하를 한 몸에 모아 최고를 자랑한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반신반의하는 마음을 가지고 사동구를 향해 떠났다.

적수를 따라 적수시를 꿰질러 올라가니 수십분만에 사동구입구에 이르렀다. 사동구 명소에 들어서서 첫 눈에 보이는 것은 적수하와 대동하(大同河)가 만나는 곳 강 중심에 만들어진 작은 섬 천학도(千鶴島)이다. 1,000㎡의 이 섬에는 인적은 없고 다만 대나무속에 수많은 백로들만 살아간다.

(사진설명: 수렴동 폭포)

천학도와 고도석교(古道石橋)를 지나 푸른 대나무속을 가로질러 장수귀석(長壽龜石)을 건너 약 1km 가면 물소리가 들린다. 물소리를 따라 눈길을 주면 공중에 걸린 폭포가 눈에 들어오는데 이 것이 바로 사동구 일동(一洞)의 수렴동(水簾洞) 폭포이다. 넓게 걸린 이 폭포는 커다란 진주로 만든 주렴을 높은 벼랑에서 아래로 내리뜨리는 듯 우레와 같은 소리를 낸다. 거기다가 "수렴동"이라는 발간 글자가 폭포곁의 암석에 새겨져 폭포에 신비함을 더해주는데 폭포가 떨어지는 담소의 물은 깊고 조용해 그 깊이를 알 수 없을 정도이다. 사람들은 물로 된 주렴같은 폭포의 뒤쪽으로 들어가 서유기(西遊記)에 나오는 수령동의 느낌을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