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대나무 고향의 경치)

수전패(水田土貝, Shuitianba)에 들어서니 온통 대나무의 세상이었다. 남성스러움을 자랑하며 높이 솟은 남죽(楠竹), 여성과 같은 수려한 수죽(水竹), 정교한 자죽(磁竹)외에 이름도 모를 대나무들이 하나같이 수려하게 빼곡이 서 있었다.

작은 오솔길을 따라 걸으니 논이 펼쳐졌다. 흰 빛을 번쩍이는 논들은 거울처럼 대나무속에서 반짝이고 맑은 거울속에는 푸른 하늘에 뜬 흰 구름과 기복을 이룬 대나무밭, 대나무속의 다락집들이 거꾸로 비껴 있었다. 푸른 대나무를 배경으로 한 다락집들은 그렇든 소박하고 청아해 고기를 먹지 못하는 한이 있더라도 대나무 집이 없으면 안된다는 이 곳 사람들의 마음이 이해되었다. 그러면서도 이곳 토가인(土家人)들은 정말로 복이 많다는 생각도 들었다. 낮이나 밤이나, 심지어 꿈속에서도 대나무의 향과 대나무의 운치와 함께 하니 말이다.

우리가 시냇가에 이르니 황소 한 마리가 여유롭게 물을 마시고 있고 마침 중년의 사나이가 대나무속을 나와 다리위를 걷고 있었다. 나는 이때라 생각하고 카메라를 꺼내서 "시냇물, 황소, 대나무, 농부"를 주제로 한 조화로운 그림을 사진에 담았다.

중년의 사나이는 우리들에게 다가와 친절하게 인사했다. 우리가 "당신네 이 곳에는 대나무도 많고 경치도 너무 아름답습니다" 라고 칭찬하니 그는 미소를 지으면서 "천만에 말씀, 과찬입니다. 우리 이곳보다 아름다운 곳이 많고도 많을텐데요" 하면서 "우리집에 가서 쉬시죠?" 라고 했다. 우리는 그의 간청에 못이겨 그를 따라 그의 집으로 향했다. 길에서 나는 내 친구에서 물었다. "대나무의 고향사람들은 모두 이렇게 겸허하고 열정적이냐"고 말이다. 내 말에 내 친구는 머리를 끄덕이며 "대나무는 키가 아무리 높아도 허심(虛心-마음이 비다는 의미, 겸허를 말함)해 이런 대나무와 함께 자란 사람들도 마찬가지가 아니겠는가" 라고 했다. 이 때 태양이 대나무속에 쏴 하고 비쳐들어 빛의 폭포를 만들며 순식간에 대나무속을 환하게 비쳐 대나무숲은 생기로 넘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