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대나무숲을 가로 질러 사나이의 집에 이르렀다. 그 곳은 조용하면서도 소박한 뜰이고 주위에는 무성한 대나무숲이 둘러서 있었다. 뜰에서는 한 할머니가 해바라기를 하고 있었고 무릎위에는 어린 여자애가 앉아 있었다. 여자애는 바나나 껍질을 벗겨 할머니 입에 넣으며 "할머니, 먹어, 먹어"라고 종알거렸다. 사나이는 그 할머니는 자신의 어머니라고 하면서 네 세대가 함께 산다고 했다. 이어 사나이는 할머니는 자신의 계모라고 하면서 하지만 여전히 화목하게 한집식구처럼 다정하게 살아가며 동고동락한다고 했다. 나는 저도 모르게 사나이에게 감탄의 눈길을 주었다. 사나이의 뒤에는 무성하게 펼쳐진 대나무가 아름다운 배경을 형성했다.

(사진설명: 대나무와 다락집)

사나이의 집에는 생각밖에 대나무로 만든 용기들이 적었다. 내가 의아해하자 사나이는 대나무의 고향에 사는 사람들은 대나무를 아주 아껴 대나무를 잘 자르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과거 먹을 것이 없을때 이 대나무밭의 죽순이 이 곳 사람들의 목숨을 구했고 대나무로 여러가지 용기와 공예품을 만들어 팔아서 생계를 유지했다고 했다. 먹고 입는 문제가 걱정없는 오늘에는 또 대나무를 이용해 돈을 벌어 집도 새로 짓고 가구도 새로 장만하고 가전제품도 구입했다고 하면서 이제 더는 마음대로 대나무를 자르지 않고 선조가 물려준 대나무를 아낀다고 했다.

대나무에 의지해 사는 사람들이 대나무를 자르지 못하면 어떻게 사냐 하는 물음에 사나이는 현재 이 곳에서는 차를 재배하는 외 한 가구에서 한 두명씩 시내에 들어가 일을 해서 생활해간다고 했다. 그는 또 최근에 외지인들이 이 곳으로 대나무 사러 왔지만 그들은 아무리 높은 가격에도 대나무를 팔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끝으로 한마디 했다. 생태계는 돈으로 살수 없는 보물이라고.

나와 내 친구는 사나이의 말을 들으면서 대나무의 고향사람들은 대나무처럼 솔직하고 절개가 있다고 생각을 함께 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