筚路蓝缕, 필로람루—이 성구는 筚 사립문 필자, 路 길 로자, 蓝 쪽 람자, 缕 실 루자로 이루어졌습니다.
이 성구는 섶나무로 만든 초라한 수레와 누덕누덕 기운 해진 옷이라는 뜻으로 되겠습니다. 이 성구는 검박한 창업생활과 간고한 분투정신을 형용하여 많이 쓰입니다.
춘추시대 작은 나라였던 정나라는 진, 초 두 대국사이에 끼어있어 그 처지가 아주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진나라와 초나라는 정나라를 쟁위하기 위해 모순이 매우 컸습니다.
<좌전 선공12년>의 기재에 따르면 그 해 봄 초나라에서 정나라를 공격하자 국력이 약한 정나라는 부득불 초나라에 화친을 구걸하는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에 진나라에서는 즉시 군사를 파견하여 초나라의 침공을 막고 정나라를구하려 했는데 두말할 필요없이 그것은 정나라를 쟁취하여 진나라에 예속시키자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진나라군사들이 황하를 건너기도전에 정나라는 이미 굴복하고 승전한 초군은 바야흐로 퇴군하려는 참이었습니다.
이에 진군의 중군주장 순림부 등은 진공을 정지할 것을 주장했으나 중국부장 선곡과 다른 일부 장령들은 초군을 추격하자고 주장하여 분쟁이 생겼습니다.
진군은 잠시 오와 호 두 산사이에 진을 치고 있었습니다.
이때 정나라에서는 진군병영으로 사람을 파견하여 <우리 정나라에서 초나라와 화의한 것은 나라를 망하게 하지 말자는 것뿐으로서 절대 진나라와 통호하지 않으려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초나라군사들은 손쉽게 승진했으므로 지금은 교만해지어 경비도 해이해졌다. 만일 이 기회에 진나라군사들이 추격하고 우리들이 또한 협조한다면 초나라군사들은 패배를 면치 못할 것이다>라고 말하도록 했습니다.
그러자 선곡은 <옳은 말이다. 이것은 초군을 패배시키고 정나라를 손을 넣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면서 아주 기뻐했습니다.
이때 하군부장 란서가 나서면서 말했습니다.
<안되오. 초나라에서는 조상들이 람루한 옷을 입고 나무수레를 몰고 황산을 개척하던 정신으로 온 나라의 군사들과 백성들을 길러왔는데 무슨 이유로 그들이 교만해지고 경비가 해이해졌다고 한단말이요? 게다가 정나라에서 우리더러 초군을 치라는 것은 진심이 아니요. 우리가 싸워이기면 그들은 우리와 통호할 것이고 초군이 싸워이기면 초나라와 통호하게 될 것이오. 그러한 즉 우리 어찌 정나라의 말을 가볍게 믿을수 있겠소?>
성구 筚路蓝缕, 필로람루는 바로 란서의 이 말에서 유래된 것입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이 성구는 간고하게 창업함을 비유할 때 많이 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