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연꽃잎에 지은 밥)

중국의 식도락가들은 계절에 따라 다양한 조리법의 음식을 먹는다. 돼지고기를 먹더라도 봄에는 장소스 고기볶음, 여름엔 연꽃잎에 찐 삼겹살, 가을엔 다섯가지 맛을 내는 고기찜, 겨울엔 고기졸임 등 다르다.

특히 여름날 남방에서는 연꽃잎에 찐 고기요리가 최고이다. 삼겹살을 엷게 썰어서 약주에 담그었다가 쌀가루를 입혀 연꽃에 싸서 찐다. 익은 다음 연꽃잎을 열면 그 순간 연꽃잎의 향기와 고기냄새가 어울려 입맛을 돋군다.

연꽃잎에 오리고기를 싸서 쪄도 맛이 좋다. 금방 딴 파아란 연꽃잎에 온갖 조미료를 넣은 햇오리를 싸서 찌면 집안은 물론 멀리까지 그 향기가 퍼져 군침을 돌게 한다.

연꽃잎을 요리에 사용한 역사는 멀리 한(漢)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唐)조의 사서에 연꽃잎에 싼 밥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는데 이 하포반(荷包飯)은 오늘날 광동(廣東, Guangdong)의 별미이다.

(사진설명: 훈제육을 덮은 연꽃잎 밥)

대추, 호박, 계원, 건포도 등을 쌀과 함께 연꽃잎에 싸서 가마에 찌면 맛 있는 팔보(八寶)하포반, 연꽃잎에 싼 밥이 되는데 푸른 연꽃잎과 흰 쌀, 발간 대추 등이 색갈도 아름답다.

하포반이 생기게 된데는 이런 이야기가 깃들어 있다고 한다. 먼 옛날 광동의 한 도시를 지키기 위한 싸움에서 성안에 갇힌 군사를 지원하기 위해 성밖의 촌민들이 연꽃잎에 육류와 밥, 야채 등을 싸서 성안으로 들여보낸 끝내 싸움에서 이기고 성을 지켰으며 그로부터 연꽃잎에 싼 밥, 하포반이 널리 퍼지게 되었다고 말이다.

연꽃잎에 싼 밥의 특징은 음식이 짙은 향기가 아니라 담담한 향기를 낸다는데 있다. 또한 담담한 연꽃잎의 향기와 향긋한 쌀냄새가 어울려 하포반의 특이한 향을 유지하는 것이다.

하포반에도 여러 가지 맛이 있는데 그 중 최고는 훈제육 맛의 하포반이다. 최고의 훈제육에 쌀을 함께 연꽃잎에 싸서 찌면 훈제육의 짙은 고기냄새는 물론 졸깃졸깃해서 씹을수록 맛이 좋고 연꽃잎의 향기가 싱그럽기만 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