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맑은 국물의 고기완자)
고기소에 계란과 게살, 야채 등을 넣어 부드럽고 맛있게 만든 완자를 중국에서는 사자두(獅子頭), 사자머리라고 한다. 오늘날 중국의 거의 모든 레스토랑들에서 사자두라는 고기완자요리를 만드는데 그 중 최고가 양주(揚州, Yangzhou)의 사자두이다.
먼 수(隨)나라때 황제가 양주에 이르러 양주의 4대 명소인 만송산(萬松山)과 금전돈(金錢墩), 상아림(象牙林), 규화강(葵花崗)을 보고 네 명소를 본딴 네 가지 요리를 만들라고 주방장에게 어명을 내렸다.
생각끝에 주방장은 만송산을 본따서 다람쥐 모양의 쏘가리 튀김, 금전돈을 본따서 노란색의 금화모양을 가지는 새우떡, 상아림을 본따서 코끼리 상아 모양의 닭고기 요리, 규화상을 본따서 해바라기 모양의 고기완자를 만들었다.
해바라기를 방불케 하는 그 고기완자가 바로 오늘날의 사자머리 고기완자인데 해바라기가 사자머리로 변한데도 재미있는 이야기가 깃들어 있다.
당(唐)조에 이르러 한 장군이 양주를 방문하게 되었는데 양주의 주방장이 수나라 황제가 즐겨 먹었던 그 네가지 요리를 만들어 식탁에 올렸다. 둥그런 해바라기 고기완자는 큼직하고 먹음직하게 사자머리를 방불케 하기도 했다.
손님들은 "장군께서는 반평생을 전장에서 공을 세웠으니 사자인장을 받음이 지당하오이다"라고 장군에게 아부했고 그 말에 장군도 "그럼 오늘의 모임을 기념하기 위해 해바라기 완자를 사자두로 이름을 바꾸게나"라고 해서 사자두라는 이름이 오늘날까지 전해지게 되었다.
중국에는 사자가 없기 때문에 사람들은 머리속으로 사자의 모양을 상상한다. 때문에 거의 모든 중국의 집들에 있는 돌사자와 아프리카의 사자는 모양이 전혀 다르다.
그러기 때문에 중국의 옛 사람들이 아프리카의 진짜 사자를 보았다면 고기완자를 사자머리에 비유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중국에서 고기완자를 사자머리로 부르는 지역은 강남지역에만 국한되어 있다.
(사진설명: 짙은 소스의 고기완자)
중국의 북방지역에서는 고기완자를 환자(丸子)로 부르거나 점잖게 말할때는 사희환자(四喜丸子)로 부르는데 여기에도 유명한 이야기가 깃들어 있다.
당(唐)조때 장원급제한 장(張, Zhang)씨성의 한 수재가 황제의 딸에게 장가를 들어 부마로 되었다. 때는 장씨의 고향에 큰 물이 져서 부모의 소식을 듣지 못하다가 결혼식날 부모를 만나게 되었다.
장씨는 경사스러운 날을 기념하기 위해 길함을 나타내는 요리를 만들라고 주방에 명했고 주방장이 고기완자 4개를 만들어 왔다. 장씨의 물음에 주방장은 "이 요리는 사원(四圓)이라 합니다. 장원급제와 결혼, 황제의 부마로 된 것과 부모님을 만난 네 가지 경사를 뜻합니다."라고 했다.
그 말에 장씨는 기뻐서 손벽을 치면서 "좋은 의미이다. 그런데 사원보다 사희(四喜)가 더 듣기 좋으니 아예 이 요리 이름을 사희환자라고 하자"라고 했다고 한다.
오늘날 양주음식은 세개의 머리로 개괄된다. 생선으로 만든 어두요리와 돼지머리요리, 사자머리인 삼두(三頭)이다. 그 중 사자머리로 불리우는 양주의 고기완자는 진한 맛의 홍소(紅燒)완자와 맑은 국물의 게분(蟹粉) 완자 두 가지 맛을 나타낸다.
설탕을 넣어 맛도 짙고 국물도 진붉게 만든 홍소 사자머리의 완자와 게살과 야채를 넣어 맑은 국물을 가진 게분 사자머리의 완자는 모두 입에 넣으면 금방 녹아버려 별미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