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배추요리 개수백채)

도시마다 그 도시만의 냄새와 맛이 있다면 물산이 풍부해 천부지국(天府之國)으로 불리우고 그로 인해 음식문화도 풍부한 사천(四川, Sichuan) 소재지 성도(成都, Chengdu)의 냄새는 무궁하고 다양한 뒷맛을 가진 매운 맛이다.

백가지 요리가 백가지 맛을 가진 사천요리라고 하면 조금은 과장된 점도 있겠지만 수십가지는 잘 된다. 타지방 요리집에 가서 생선을 주문하면 기껏 해야 맑은 국물에 찔건가요? 아니면 튀김할건가요? 그것도 아니면 구울건가요? 등 조리법을 선택하라고 하는데 비해 사천요리집에 가면 선택여지가 너무 많다. 일반 맛과 여지맛, 산초 매운 맛, 진피맛, 얼얼하게 매운 맛, 시고 매운 맛, 이상한 맛…듣기만 해도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이다.

그러기 때문에 사천요리집에서는 새로운 식재가 나오면 기존의 조리법을 한 번씩 사용하기만 해도 수십가지의 새 요리를 만들수 있다는 설도 있고 그로 인해 일정한 시간에 한번 씩 50%정도의 새로운 요리를 추가해 메뉴를 바꾸는 사천요리집도 적지 않다.

그렇다고 사천요리의 조리법이 매운 양념을 쓰는 간단한 것이고 매운 맛의 요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얼핏 보기에는 아무렇지도 않은 맑은 국물의 배추요리인 개수백채(開水白菜)를 만들기 위해서 수십마리의 닭과 오리, 육류가 사용될 정도로 조리법이 까다롭다. 사천요리 중 가장 평범한 다양한 식재의 모듬인 잡탕(雜烩湯)을 만드는데는 돼지고기와 곱창, 닭고기, 죽순, 해삼, 두부를 머리칼 만하게 가늘게 썰어서 순서에 따라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게 그릇에 담아야 한다. 그리고 길이도 꼭 같아야지 하나라도 짧으면 절대 안 된다.

사천요리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은 매운 맛의 두부요리 마파두부(麻婆豆腐)나 매운 맛의 닭요리인 궁보계정(宮保鷄丁), 매운 맛의 전골 등 대중음식만 머리에 떠올리는데 날마다 새로운 요리도 많이 만들어지고 일상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고급요리도 아주 많다. 그 중 두 가지를 알아본다.

(사진설명: 어두찜 생국어온)

어두찜: 생국어운(生焗魚云)

최근 사천에는 현지의 흑룡탄(黑龍灘)에 개방 사육하는 연어(鲢魚)를 가지고 만든 어두요리가 인기이다. 3,4kg무게의 어두에서 가장 맛있는 부분은 아가미 양쪽에 있는 약간 투명한 아교모양의 어운(魚云), 일명 어뇌(魚腦)라고도 한다.

생국어운이란 어두에서도 가장 맛 있는 어운을 가지고 만든 요리이다. 어운자체의 비린냄새를 없애기 위해 먼저 산초와 약주, 식용유로 만든 소스에 어운을 약 3,4시간 정도 담그었다가 양파와 마늘을 깐 도기가마에 어운을 담고 그 위에 특제 소스를 뿌려 찐다.

생국어운이란 어두찜에서 가장 중요한 맛이 어운자체의 맛이기 때문에 간장과 생강, 약주는 어운의 맛을 뒷받침해주고 어운의 맛을 살려주는 역할을 하고 가장 진한 맛은 어운 자체의 싱싱한 해물맛이다.

(사진설명: 거위간 볶음)

거위간 요리 궁보아간(宮保鵝肝):

사천 요리 중에 많은 세상 사람들이 아는 궁보계정이라는 닭고기요리가 대중요리로 자리매김하고 사천요리집은 물론 다른 요리집에서도 궁보계정이라는 요리를 많이 만든다.

궁보란 옛날의 고위관직 명칭이었는데 그 직에 있던 식도락가인 한 사람이 특별히 만들어낸 조리법을 말한다. 그때는 고위관리인 것만큼 먹는데도 까다로워 최상급 식재에 최고로 까다로운 조리법으로 요리를 만들었다. 채 크지 않은 수탉의 가슴패기살만 가지고 만들어 고기가 연하면서도 고소했는데 지금은 도처에 가두리 사육으로 키운 고기닭이 많아 어제의 그 맛을 찾아볼수 없는 평범한 궁보계정으로 되어버렸다.

그로부터 국내외에서 유난히 인기를 끌고 있는 부드럽고 맛 있는 거위간으로 닭고기를 대체해 까다로운 궁보조리법으로 만든 거위간 요리 궁보아간이 태어나게 된 것이다.

궁보라는 조리법의 특징이 신 맛과 단 맛이 어우러진 것이기 때문에 단 맛과 신 맛이 거위간의 느끼한 면을 커버해주어 궁보아간은 음식물 중 최고의 궁합을 자랑하고 맛 또한 당연히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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