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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9일 방송듣기
2011-05-20 14:01:40 cri

연길의 한순녀 네티즌의 사연입니다.

여: 파릇파릇 새싹이 움트듯이 자라나는 아이들에겐 푸른 하늘을 방불케 하는 맑은 꿈이 있어야 하고 심신이 건강하고 해맑은 얼굴에 깔깔 웃어대는 밝은 표정이 있어야 하지 않을가요. 나에게는 조카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 애가 어릴 때 엉뚱한 소리를 해서 많은 식구들을 웃고 울게 했습니다.

조카애가 소학교에 다닐 때였습니다. 영어써클에 이야기 경연 준비에 수학써클에 눈코 뜰새없이 보내던 조카애가 어쩌다 할머니집에 놀러 왔습니다. 할머니가 텔레비죤을 보다가 쏘파에 누운 채로 잠든 걸 오래도록 지켜보더니 《할아버지, 나도 할머니처럼 늙었으면 좋겠습니다. 할머니는 무도장에 춤추러 다니고 싶으면 춤추러 다니고 화토놀이 하구싶으면 화토놀이 하고 주무시고 싶으면 주무시는데 난 매일 공부만 하구 놀고싶어도 못 놀구 자구싶어도 일찍 자지도 못하고 강아지를 좀 데리고 놀구 싶어도 엄마가 공부하라고 재촉하고. 할머니처럼 늙으면 하구싶은거 다 하고 낮잠도 푹 자고 그러겠는데...》 라고 말했습니다.

나는 엄마집에서 밥을 먹다가 《푸-》 하고 밥알을 튕기며 아버지와 함께 한바탕 웃어댔습니다. 웃음소리에 엄마도 와뜰 놀라서 잠에서 깨고 휘둥그래진 눈으로 번갈아 우리들을 쳐다보았습니다.

그러나 웃고 나서 서글펐습니다. 팽이처럼 돌며 각종 써클에 눈코 뜰새없이 보내며 공부만 하는 기계같은 조카애가 얼마나 힘들었으면 저런 말을 할가고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자초 지종을 들은 엄마도 손녀를 껴안고 머리를 쓰다듬으며 "네가 정말 많이 힘들었구나" 하고 눈물을 흘리며 넉두리를 했습니다.

옛날 우리가 어릴 때에는 써클도 없고 컴도 없고 하학만 하면 책가방을 집에 벗어놓고 밖에 나가 실컷 놀았습니다. 남자들은 딱지치기에 공차기, 제기차기 숨바곡질에, 녀자애들은 공기놀이에 줄넘기에 돌차기를 마음껏 놀았습니다. 부모들도 별로 찾지를 않았고 날이 어둑어둑 저물어야 깜쟁이 손을 해가지고 집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공부해라 소리도 싫을정도로 들어본 것 같지 않다.

그러나 지금 애들은 개학에는 물론 방학에도 묵직한 가방을 메고 이른 시간부터 영어며 수학이며 작문이며를 부지런히 공부하러 다닙니다. 신을 질질 끌며 맥없이 걸어다니는 애들의 지친 모습을 볼 때면 제 자식 아닌데도 마음이 아픕니다. 다른 집애들이 다 하는데 안하면 성적이 떨어질가봐, 또 가끔은 선생님들이 이건 꼭 해야 한다, 저건 안하면 안된다고 전화를 해대며 분에 넘치는 걱정을 해주는 통에 마지못해 합니다.

부모들은 경제난에 빠지고 애들은 애들대로 힘들고 정부차원에서 과외공부 시키고 돈을 받는걸 발견만 하면 돈도 돌려주고 그 학교 교장직도 면직시키고 어느 신문에서는 올해에는 암행 어사까지 파견하여 방학간 공부를 단속한다 하지만, 학부모 대 학부모로 물어보십시오, 안 시키는 집 애 있는가구요.

과외 다니는 순진하고 착한 애들은 도적처럼 남의 눈을 슬슬 피해다니며 누가 물을가봐 겁나서 가방은 아낙네들이 채소사러 다니는 가방같은걸 들고 다니며 누가 어찌어찌 물으면 어찌어찌 둘러대라는 부탁을 기억하며 여러가지로 곤혹을 겪고 있습니다. 참 애들이 불쌍합니다.

조카애는 지금 고중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늦게 돌아와서도 또 과외로 선생님을 집에다 청해 놓고 열심히 열심히 공부만 하는 조카애의 꿈은 공정사도 연구원도 선생님도 작가도 변호사도 사장도 아닌, 스튜어디스가 되는 것입니다. 머리도 쓰지 않고 멋도 마음대로 부리고 하늘을 자유로이 훨훨 날며 여기저기로 다니는게 꿈이 랍니다.

아이와 같이 숨가쁘게 십여년 공부의 길을 걸었지만 고작 스튜어디스가 되는게 꿈이라는 애 앞에서 부모들은 조금 서글프고 슬픕니다.

세상에 늙고 싶은 사람이 어디에 있으랴만, 파릇파릇 새싹이 움트듯 자라나는 조카애가 공부가 얼마나 힘들었으면 늙을 지언정 자유롭고 편안한 몸이기를 원햇을가요.

동생들은 가슴아픈 옛 기억을 떠올리며 아이에게 더 이상의 무거운 짐을 지워주지 않으려고, 자신이 원한다면, 자신의 선택이라면 더 이상 막지 않으련다고 대답을 주었습니다.

정부도 학교도 부모도,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더 이상의 학습부담과 심리부담을 주지 말고 마음껏 즐기고 마음껏 뛰놀 수 있는 건강한 아이들로, 생기발랄한 아이들로 키웠으면 하는게 바람입니다.

남: 겨우 초등학생이지만 학원까지 다니며 눈코 뜰새없이 공부하느라 지친 조카애가 안스러운 마음을 담은 사연이었습니다. 아마 많은 학부모들의 공감을 일으킬 수 있는 사연이 아닐까 싶습니다.

여: 그렇네요. 학생이 공부를 하는 건 마땅한 일이지만, 좀 더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조절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외에도 연길의 박철원 청취자가 연길에서 장애인을 포함한 소외 계층 돕기에 주력하고 있다는 훈훈한 소식을 보내주셨구요, 또 길림성 용정시의 이용권 청취자 등 많은 분들이 전화, 편지 또는 이메일로 5월의 퀴즈의 답안을 보내주셨습니다. 사연 보내주신 모든 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녜, 지금까지 편지 사연 전해 드렸습니다. 여기서 노래 한곡 들으시고 다음 순서로 넘겠습니다.

[노래-조선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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