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강성(浙江省) 반안현(磐安縣) 중부에 "뭇 산의 시조요, 제 수의 원천"으로 불리우는 대반산(大盤山)이 자리잡고 있다. 이 산 서쪽기슭에 이름도 듣기 좋은 화계(花溪)가 있다. 화계의 물은 여러가지 얼굴을 하고 있어 강물과 바다, 시내와 호수의 모양을 해서 표정이 다양하다. 그 중 폭포와 시내물은 물의 성격중 가장 극단적이라고 할수 있다. 산정에 올라 기이한 폭포를 보고 시내물을 건너고 들꽃을 보노라면 그 흥분은 이를데 없다.

비는 계속 ?지를 않는다. 마치 우리의 발걸음과 같이.

우리는 비옷을 입고 화계를 따라 위로 거슬러 대반산을 등반하였다. 산 기슭을 따라 산을 오르는데 함께 갔던 목소리 높은 여성이 웨쳤다. "일선천(一線天)"! 눈을 들어 보니 푸른 절벽에 꼬불꼬불한 오솔길이 있고 오솔길위에는 가녀린 시내물이 흐르고 있었다. 시내물은 비단같이 하늘거리고 투명한데 마치 물을 따라 흘러내린 여자의 머리발과 같았다. 거기다가 암석사이에서는 폭포가 되는 시내물을 보며 우리는 조물주의 신기함에 감탄하였다. 시내물은 암석을 흘러지나자 갑자기 흐름이 급해지며 흰 물갈기를 날리는 폭포로 변하여 푸른 담소에 떨어졌다. 폭포물이 모여 형성된 담소는 시내물보다도 안온한 표정이다. 그야말로 "파도 세번 일더니 끝내는 조용하도다"였다.

더 앞으로 나가니 눈앞에 농가와 밭이 나타났다. 배가 고픈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그 농가로 들어갔다. 달디단 차와 맛나는 요리, 특히 닭고기 맛이 이를데 없었다. 요리는 자등화(紫藤花)요 닭은 산닭이였다. 배를 불리고나서 우리는 여러가지 색갈의 짚신을 골라들었다. 듣는바에 의하면 채색의 짚신은 이곳에만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