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령운이 그 때 벌목차로 이 곳에 이르렀을 때 이 곳은 황막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뒤에 많은 사람들이 이 곳에 몰려와 집을 짓고 살기 시작해 완정하게 보전된 전통문화의 유적인 남계강의 고대 마을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 중 역사가 가장 유구한 부용촌(芙蓉村)은 "칠성팔두(七星八斗)"의 이념에 따라 만들어진 마을이다. 그 의미는 하늘의 별과 지상의 사람이 서로 대칭된다는 것을 말하는데 정방형으로 된 마을은 동쪽을 바라고 자리잡았다. 집집마다 낮은 담을 쌓고 울창한 녹음에 묻혀 있어 마을은 자연과 하나로 된 듯 조화를 보인다. 갑자기 마을어구에 도착한 관광버스에서 내린 떠들썩한 관광객들, 현지인들은 알아듣지도 못하는 언어를 구사하는 외국인들이 조용한 마을에 시끄러움을 가져다 주었다. 하지만 정자에 앉아 말없이 담배를 피우는 농부들은 변함없이 아늑함을 보여주어 내 마음은 다시 조용함을 찾았다. 농경시대의 마을은 세속의 변화에도 여전히 자신을 지키며 마지막 정신적 기둥을 받치고 있었다.

(사진설명: 남계강의 마을)

다른 한 마을은 이름이 창파(蒼坡)이다. 대를 이어 농사하고 공부하면 출세한다는 의미가 마을의 입구에서부터 보인다. 세 개의 계단은 연속 세번 급제함을 의미하고 마을 구도는 "문방사보(文房四寶)"에 의해 설계되었고 마을이 마주한 산은 필가산(筆架山)이다.

오늘날까지 보전된 창파촌은 남송(南宋, Nansong)때 만들어진 마을로 현재까지 8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하지만 창파촌은 천년의 풍상고초속에서도 모습을 잃지 않고 있다. 낭낭한 글 읽는 소리를 더는 들을 수 없지만 나이든 문과 정자, 사찰, 소나무들에서 우리는 그 때의 그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 려수가(麗水街)의 긴 복도에 앉아 오래도록 떠다니는 흰 구름을 쳐다보고 졸졸 흐르는 물 소리를 듣노라니 세속에 시달리던 마음이 시원함 바람에 날리는 버드나무가지처럼 부드럽게 흐느적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