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인스님의 학문깊이를 잘 아는 소동파는 불인스님의 물음에 다른 뜻이 있음을 알면서도 모른척 하고 곱상하게 답을 주었다. "소자는 위에 초두가 있고 그 밑 왼쪽에 생선 어(魚), 오른쪽에 벼 화(禾)자가 있습니다." 불인스님이 또 물었다. "그럼 초두아래 왼쪽에 화자가 있고 오른쪽에 생선 어자가 있으면 어떻게 읽지요?" "그래도 소라고 읽지요." "그럼 생선 어자가 초두위에 올라가 있으면 어떻게 됩니까?" "그럼 글자가 안 되지요". 그 말에 불인스님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그럼 빨리 생선을 내려놓으시지요." 그때에야 소동파는 불인스님의 뜻을 알고 웃으며 생선을 내려놓고 함께 맛있게 먹었다고 한다.

그 후 불인스님은 소동파에 답하기 위해 그를 청해놓고 생선요리를 만들어서 곁에 있는 경(磬, Qing)속에 넣어두었다. 그런데 소동파도 창밖에서 이 것을 보았지만 모른체 했다.

소동파가 입을 열었다. "저가 대련을 쓰는데 첫 구절은 생각이 났습니다만 두번째 구절이 머리에 떠오르지 않습니다. " 불인스님이 물었다. "첫 구절이 무엇입니까?" "향양문제춘상재(向陽門第春常在), 향양문제에 봄이 가득하도다 입니다." 불인스님은 단순히 대련인줄 알고 아무 생각도 없이 첫번째 구절에 맞는 두번째 구절을 생각해냈다. "적선인가경유여(積善人家慶有餘), 착하게 사는 집에 생선이 남아돌도다". 그 말에 소동파는 손벽을 치며 "대단합니다. 스님의 경(磬)속에 어(魚)가 있습니까?" 그릇 경(磬)과 경사 경(慶), 남을 여(餘)와 생선 어(魚)는 중국어에서 발음이 같기 때문에 소동파는 동음이의절을 이용해 감추어둔 생선을 끄집어 낸 것이다.

불인스님은 그제서야 소동파의 뜻을 알고 생선을 꺼내기는 했지만 여전히 소동파를 골려주고 싶었다. 그래서 맑은 물에 찐 생선요리에 칼자국을 5개 냈다. 그러자 소동파는 "오류어(五柳魚)군요."라고 대답했고 불인스님은 "이 생선을 낚으신 분이 당신이니까 오류어라 하지 말고 아예 동파어(東坡魚)라고 합시다".라고 했다고 한다.

그로부터 사람들은 오류어를 동파어라고도 불렀고 서호의 이 명요리는 점점 더 멀리까지 알려지게 되었다.

(편집: 이선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