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은 경하의 꽃이다. 경하의 돌은 천태만상을 이루며 산위의 들꽃처럼 다양한 모습을 자랑하고 있었다. 작은 돌은 반들반들하고 큰 돌은 울퉁불퉁한데 물위에 드러난 부분에는 푸른 이끼가 가득해 처녀의 어깨에 두른 스카프를 방불케 한다.

경하와 장난하며 경하의 꽃인 돌을 구경하면서 가는데 갑자기 길이 없어졌다. 커다란 돌들이 물길을 완전히 막아버렸는데 물은 암석사이를 비집고 흘러나오며 흰 물꽃을 만들었다. 현지의 친구가 경하의 원천지와 가까워졌다고 하면서 여기서 더이상 앞으로 나갈수 없다고 했다. 우리는 눈을 감고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이 곳에서 발원한 경하가 수백킬로미터를 흘러 관중(關中) 평야를 달리는데 그 곳의 경하는 이 곳의 경하처럼 맑지는 않아 소녀의 청수함은 없어졌지만 대신 귀부인의 원숙함을 가지지 않았는가!

경하원천을 묵묵히 고별하며서 경하석을 집어들었다. 가지고 가서 서재에 기념으로 남길 생각으로 말이다. 하지만 몸을 돌리다가 나는 생각을 바꾸었다. 이 돌이 조석으로 함께하는 경하를 떠날수 있을까? 내가 경하석을 경하에 돌려줄때 돌과 물이 만나며 만드는 그 흰 물보라에서 나는 분명 경하석의 기쁨에 넘친 얼굴을 보았다…

(편집: 이선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