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청룡협의 유채꽃)

배를 타고 협곡바닥의 강물위를 달리니 시원한 푸른 파도뒤로 푸른 산이 흘러가는데 그 사이로 맑은 새울음소리가 들려와 마음을 더욱 시원하게 해주었다.

청룡협에는 "웃음 함정"이라는 명소가 있다. 호수위 등나무에 바줄이 걸려 있는데 그 바줄을 타고 호수의 이쪽에서 저쪽으로 건너가야 한다. 그런데 잘못하면 호수물에 엉덩이가 젖을수 있다고 하면서 현지 여행사의 한 사람이 먼저 시범을 해보였다. 일행 중 남성들은 마음을 먹고 바줄을 매달려 웃음 함정을 건넜으나 여성들은 아예 엄두도 내지 못했다.

즐거운 웃음속에서 우리는 거의 50도각으로 경사진 언덕을 따라 청룡협 산정으로 올라갔다. 현지인에 의하면 청룡협 산정의 분지에는 세 현에 걸쳐 있는 작은 마을이 있다고 한다.

마을에 들어서니 집집마다 문앞에 복숭아나무, 배나무를 심었고 도시에서 늘 볼수 있는 담장이란 그림자도 없고 주인이 없는 집도 문이 활짝 열려 있었다. 이족들이 사는 이 마을에서는 이족의 풍토에 따라 담을 세우지 않고 낮이나 밤이나 문을 단속하지 않는다고 한다. 정말로 무릉도원이었다.

(사진설명: 물레방아)

역시 울타리가 없는 채소밭은 아담하고 정교한 시골 분위기를 연출했다. 채소밭에서는 여러 가지 채소들이 푸름을 머금고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고 채소밭 옆에 높이 솟은 종려수는 이족의 굳은 정신을 본딴 듯 꿋꿋이 서 있었다.

이 마을 사람들은 송이버섯을 따거나 가축을 기르거나 하면서 생계를 이어간다. 현재 그들은 청룡협의 독특한 관광자원을 이용해 민박관광, 시골관광을 준비하고 있었다.

우리가 다시 청룡협으로 내려오니 정 많은 이족의 아줌마들이 맛 있는 시골음식들을 푸짐히 차려놓았다. 우리가 체면이고 뭐고 정신없이 맛 있는 음식을 먹는데 아름다운 이족 처녀가 달게 웃으며 권주가를 부르는 것이었다. "좋아하든 어떻든 이 술은 마셔야 합니다"라는 가사의 권주가를 들으며 우리의 마음은 술을 마시기도 전에 술에 취한듯 했다.

원래는 식사뒤에 저녁에 열리는 우등불 행사에도 참가하고 이족남녀들의 노래와 춤도 구경하면서 밤새내내 놀려고 했으나 시간때문에 어쩔수 없이 아쉬운 마음을 가지고 우리는 귀로에 올랐다.

(편집: 이선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