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의 정원은 '천하의 원림은 강남에 있고, 그중 소주의 정원이 가장 으뜸'이라는 말을 탄생시킬 정도로 아름답다.

정교함이 특징인 소주의 정원은 중국 남방 고전원림건축예술의 정수라 할 수 있다. 송나라 때부터 만들어진 정원은 과거 200곳에 이르렀으나 지금은 10곳 정도만 복원되어 외부에 개방하고 있다. 그중 송나라시기의 창랑정과 원나라시기의 사자림(獅子林)이 유명하고, 특히 명나라시기의 졸정원(拙政園)과 유원(留園)은 베이징의 이화원과 승덕의 피서산장과 함께 중국의 4대 명원으로 꼽힌다.

부지의 60%가 호수로 구성된 졸정원은 동원, 중원, 서원으로 나뉘는 명나라의 대표적인 정원이다. 원내 건물 대부분 물가에 자리잡았는데, 이는 수면에 비친 건물을 감상하라는 의도에서다.

당나라의 시인 육귀몽의 사택이던 졸정원은 원나라 때에 대광사로 바뀐 것을 명나라 때 정계에서 실각한 어사 왕헌신이 중앙에서 뜻을 이루지 못하고 고향에 돌아와 칩거할 때 개축해 사용했다. 졸정원은 '한거부'라는 시의 한 대목인 '졸자지위정'에서 따온 이름으로, 소설 홍루몽의 배경인 대관원의 모델이기도 하다.

명나라 1593년에 세워진 유원은 서시태(徐時泰)라는 사람의 개인 정원이다. 그러나 서시태 사망 후 관리가 되지 않던 것을 청안 건륭제 때 재 정비했다. 700ｍ에 이르는 복도식 통로가 특히 인상적이며, 중국 역대 문인들의 필적이 정교하게 새겨진 회랑과 화창이 유명하다.

유원의 화창은 보는 각도에 따라 풍경이 달라 보이며, 가장 나중에 조성된 정원답게 졸정원의 '물'과 사자림의 '돌'을 모두 볼 수 있는 게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