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작가 황종강(黃宗江)

올해 88세 고령의 황종강 노인은 배우 생활도 경험했고 참군한 경력도 갖고 있는 유명한 분입니다. 그의 작품은 지금도 경전으로 남아 있습니다. 비록 인생의 황혼기를 맞았지만 그는 여전히 창작에 모든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오늘은 극작가 황종강(黃宗江) 선생에 대한 이야기를 보내드리겠습니다.

1921년, 황종강 선생은 동란의 년대에 태여났습니다. 1931년에 일본군이 9.18사변을 발동하고 중국의 동북지역에 침입했습니다. 바로 그 무렵, 당시 10살 밖에 안된 그였지만 당장 전쟁이 폭발할것만같은 분위기를 감지하고 우화극(寓言劇) "인지심"(人之心)을 썼습니다. 이는 그의 첫 작품이자 평생의 극본입니다. 수십년간 그는 많은 작품을 창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첫 작품 "인지심"을 창작할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합니다.

(음향 1 )

"당시 일반인들은 물론 어린 나이인 나를 포함해 전쟁이 수시로 발생할수 있겠다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여 나는 어린이극을 창작했지요. 그 내용은 이러합니다. 동물원에서 동물들이 화목하게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사람들이 동물들을 마구 때려 상하게 하였고 심지어 죽이기까지 했습니다. 하여 동물들은 사람들의 마음이 도대체 어떻게 생겼길래 이렇게 무지막지한 일을 하는지를 알려고 달려들어 그 사람들을 넘어뜨리고 관찰했습니다. 그런데 결국 사람들의 마음은 검은색이였습니다. 당시 나의 동창생이 이 극본을 '세계일보'에 투고 했는데 발표됐지요. 이것이 바로 나의 첫 극본입니다."

황종강의 어린시절 부모들은 자주 그를 데리고 연극 관람을 했다고 합니다. 어릴때부터 가정의 영향을 받은 황종강은 1935년에 유구한 연극전통을 자랑하는 천진 남개중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재학기간 황종강은 무대에서 자신의 재능을 남김없이 발휘했는데 그는 특별히 여성의 역을 잘 소화해 사람들로부터 3대 "여배우"중의 한명으로 불렸습니다. 황종강 선생은 자신이 연극에 흥미를 갖게 된것은 조우(曺愚) 선생의 연극 "뢰우"(雷雨)를 보고서 부터였다고 합니다. 당시 그는 우수한 극작가가 되려면 우선 무대를 잘 알아야 하며 그렇게 하려면 배우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음향 2)

"나는 내가 연극을 할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배우는 천부적인 면이 따라야 하는 직업입니다. 이목구비도 괜찮고, 또 아주 괴상하거나 못생긴 캐릭터도 담당할수 있고 거기다 건강한 신체도 소유했으므로 말타기, 총쏘기 등 못하는것이 없었습니다. 나는 천재는 아닙니다. 하지만 당시 나는 배우를 해야 무대에 익숙하고 앞으로 극본을 창작할수 있다고 생각했던것입니다."

1940년, 대학 공부를 채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상해를 찾은 황종강은 극단 시험에 합격했는데 자질구레한 봉사와 관련된 일을 책임졌습니다. 어느 한번, 한 영화배우가 제시간에 연습장에 도착하지 못하는 바람에 감독은 황종강 더러 대신하게 했습니다. 당시 황종강이 대신한 역은 반면 캐릭터였는데 이 역을 대신하면서 황종강은 처음 배우를 해보게 되였습니다.

(음향 3)

"당시 내가 맡은 캐릭터는 반면인물이였습니다. 간상(奸商)이였고 매국노였으며 몸은 볼모양없이 뚱뚱했고 머리는 확 벗겨진 대머리였으며 다리는 절룩절룩 절름발이였습니다. 이정도 못 생긴 인물이였음에도 불구하고 첩까지 두고 있었습니다. 그때 이 캐릭터를 맡은 배우는 너무나 바빠서 촬영현장에 올수 없어 내가 대신했지요. 당시 나의 나이는 19살이였는데 맡은 캐릭터는 노인이면서 뚱뚱한 반면인물이였습니다. 나는 한꺼번에 이 캐릭터를 정확히 소화했지요. 나는 하루 아침에 개성있는 배우로 인기를 얻었고 이 경력은 그후 개인적인 발전에 큰 도움이 되였지요."

무대에 오르자마자 황종강은 바로 중요한 배우로 지목받았고 관객들의 인정을 받았습니다. 황종강은 성격이 온화한 편입니다. 하지만 당시 한 소형신문은 황종강이 친구와 "연극황제"를 다툰다고 보도했습니다. 황종강은 힘든 배우 생활을 하면서 밀려나면 누구에게도 좋은 일이 없다고 생각하고 상해를 떠나 중경의 중국예술극사에 참가했습니다. 당시 상해에서는 대단한 인지도를 갖춘 황종강이였지만 중경에서는 그를 알아보는 사람이라곤 없었습니다. 처음 중경에 왔을때 황종강은 도구를 관리하는 일을 맡았습니다. 하지만 그뒤 기회가 닿자 그는 또 크게 빛을 발했습니다. 연극인의 생활을 반영한 극목 "연극춘추"에서 그는 부패한 영감,. 불량소년, 심부름꾼 세 캐릭터를 한꺼번에 맡아 연기했습니다. 특히 불량소년과 관련된 그의 연기는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음향 4)

"당시 나는 여자를 희롱하는 역을 맡았습니다. 이 캐릭터는 대사가 없었습니다. 나는 화려한 양복 차림이였는데 여자들이 길을 지나가면 앞을 막아나서군 했지요. 잠간 출연하는 캐릭터였지만 당시 아주 큰 환영을 받았습니다. 나는 표정과 태도로 연기를 펼쳤습니다. 여자들을 희롱하는 대목에서 비록 대사는 없었지만 관객들은 나의 연기를 통해 캐릭터가 말하고저 하는 의미를 완전히 파악할수가 있었지요."

본인의 실력으로 황종강은 중경에서 굳건히 자리를 굳힐수 있게 되였습니다. 하지만 당시 황종강은 나라가 침략을 당하는것을 보고 1943년 해군에 입대했습니다. 그는 1천여명에 달하는 해병들과 함께 미국으로 가 미국에서 기증하는 군함을 인수받은후 귀국해 일본 침략자를 몰아낼 준비를 해야 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귀국한때는 벌써 일본군들이 투항한때였습니다. 하여 황종강은 부대를 떠나 대학에 다시 들어가 공부를 계속했습니다. 그뒤 재차 상해에 돌아가 극본 창작을 계속했는데 그때 그는 "대단원"이란 작품을 써냈습니다. 이 극본은 무대에서 공연된 그의 첫 작품입니다. 이때로부터 황종강의 신분은 배우로부터 작가로 탈바꿈했습니다.

1948년, 새중국이 설립된후 황종강은 더욱 큰 열정으로 창작에 몰입했습니다. 그가 개편한 영화 "유보의 이야기"(柳堡的故事)는 젊은 군관과 농촌 처녀의 사랑과 이별, 그리고 악패들을 타격하고 최종 승리를 거두는 이야기를 서술하고 있습니다

(음향 5 구구 양춘가절을 배경음악으로)

지금 여러분들께서는 "유보의 이야기"의 주제가 "구구 양춘가절"을 듣고 계십니다. 영화는 상영되자마자 대 성공을 거두었으며 황종강의 이름 역시 크게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구구 양춘가절"이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로부터 애창되는것은 이 노래를 들으면 바로 영화에서 보았던 감동적인 사랑이야기와 강남 물고장의 풍차, 수양버들, 널다리, 쪽배 등 아름다운 경치를 떠올려지게 되기때문입니다.

황종강은 부드러운 경치를 잘 부각할뿐만아니라 특히 큰 사회사건에 대해 생동하게 묘사한다는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1959년, 티베트에서 민주개혁을 실시한후, 황종강은 네차례나 티베트에 가서 생활체험을 진행하는 과정에 많은 농노들을 취재한후 영화극본 "농노"를 써냈습니다. 1964년, 영화 "농노"가 상영된후 전국적으로 큰 파문이 일기 시작했는데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황종강 창작의 "전성기"라고 평가하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황종강은 아주 겸손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음향 6 )

"나는 전성기라는것을 느낄수가 없었습니다. 당시 한동안 티베트에 가 있는기간 정말 이야기를 쓰고 싶었는데 도저히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그후 티베트에서 돌아온후 오래동안 고민끝에 써냈지요. 정말 행운스러웠습니다."

황종강의 일생은 너무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그토록 사랑을 갈망했지만 행복을 느끼지 못했고 실련, 이혼이라는 아픔을 겪다가 1957년에 와서야 드디여 동갑나이인 여군인 완약산(阮若珊)과 결혼하면서부터 개인생활이 안정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부인은 이미 세상을 떠났지만 그들 부부는 서로 존경하면서 손잡고 거의 반세기를 함께 해왔습니다. 현재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여생에 더욱 많은 이야기를 쓰려는 일념으로 황종강 선생은 창작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음향 7)

"한가하게 살아갈수도 없고 암흑하게 살아갈수도 없습니다. 밝게 살아가야 하지요. 먹고, 잠자고, 죽기만을 기다릴수 없습니다.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서 가장 고통스러운것은 병 나고 죽는것입니다. 사람이 나이들면 병과 죽음이 기다리는것은 법칙입니다. 하지만 아직은 살아가고 있으니 어떻게 살고, 어떻게 유쾌하게 살것인가를 고려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다른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면서 잘 살아가야 지요. 내 나이 90을 바라보고 있습니다만 아직까지 살아 있으니 계속 이야기를 써야 지요."

황종강 선생이 집필한 예술과 인생을 서술한 산문집이 곧 출간된다고 합니다. 이 책의 출간과 함께 독자들은 인생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고하는 계기가 될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