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한국인의 주말 연휴를 가장 잘 보여 주는 곳은 해변과 주변의 산과 강, 유원지들에서다. 이런 곳에 가보면 정말 한국인은 생활을 즐기는 멋진 민족이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해변은 물론 해수욕 철이 가장 붐비는 랑만의 계절이라 하겠지만 끝없이 펼쳐진 청정의 남해 바다를 바라보며 멀리 한나산을 배경으로 일가족이, 아니면 연인과 함께 봄을 맞으며 피어나는 제주도의 유채꽃밭을 거니는 것 또한 아름다운 그림이다. 그래서 식목일인 지난 5일 제주도를 찾았던 관광객들의 귀경길이 제주 공항 일일 항공편 기록을 깨뜨렸다고 한다.이날 하루 제주 공항을 빠져나간 하루 손님이 저그 마치 3만 7천130명이라고 한다. 인구 50만 밖에 안되는 작은 섬에서 이 만한 항공손님이라면 이곳의 관광수입은 따로 설명이 필요 없는 것이다.
지난 주말에는 한국 주재 중국 기자단 일행이 등산활동으로 서울 부근의 양평 용문사로 향했다. 사실 이곳은 우리 중국의 관광지들과 비하면 서울 근교에서 고목이 울창한 높은 산과 깊은 계곡이 있다는 것 외 규모나 문물 모든 면에서 관광 코스로서는 부족한 점이 한 두곳이 아니었다. 하지만 꼬리에 꼬리를 물고 들어서는 차량과 완만한 계곡을 따라 끝없이 오르는 등산객들의 인파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도 나름대로 등산에 필요한 신발과 복장 등 차림새를 갖추었지만 계곡을 흐르는 한국 등산객들의 인파에는 주눅이 들었다. 등산모에 등산화, 등산 지팡이, 등에는 등산 배낭을 짊어진 인파들이 꽉 들어찬 등산길은 산속에 피어난 진달래와 어울려 울긋 불긋 꽃단장을 방불케 했다. 중국의 관광코스는 방대하고 볼거리가 많은 것이 특징이라면 한국의 관광 코스는 아기자기하고 편리한 것이 특징이다. 이날 등산 객들속에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이제 걸음마를 금방 타는 꼬마들이 직접 유모차를 밀면서 등산하는 모습이었다.가정의 "꼬마 황제"로 떠받들리면서 아빠의 목매타고 다니는 중국의 관광지 모습과는 확실이 다른 풍경이었다. 유심이 살펴보니 두 세살 남짓한 꼬마들이 한결같이 유모차를 밀거나 아니면 아빠 엄마의 손목에 매달려 힘든 줄 모르고 걷고 있는 모습이었다. 높은 산을 걸어 가는 꼬마의 모습, 더 기름진 생활을 꿈꾸는 건강하고 힘찬 한국인의 미래 상을 보는 느낌이었다.
이날 하루 서울 주변 등산 인파만 30만을 헤아린다는 이곳 언론의 통계다. 하루 동안 서울을 들어선 귀경 차량만 33만대에 이른다고 한다. 거기에 한국 일주를 이웃 나들이처럼 빠르고 편하게 한 고속철 이용객, 항공편 손님까지 하면 이날 서울 나들이 유동인구만도 백만을 헤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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