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물위의 단풍잎)

현성에서 출발해 장협으로 가는 도중 산봉과 수목의 색갈은 옅은데로부터 짙은데로 변하면서 파란데로부터 노랗게, 노란데로부터 발갛게 큰 변화를 보이고 있었다. 우리가 장협에 들어서니 눈앞이 갑자기 환해지면서 가을의 화폭이 펼쳐졌는데 마치 국화를 그리는 대가가 붉은 잉크를 듬뿍 담아서 그린 절세의 명작이 붉고 푸른 산속에 걸린 듯 했다.

장협은 협곡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가을경치를 보려면 협곡보다는 협곡바같이 최고이다. 해발 2,000m이상의 초원과 봉황령은 파산과 하나로 연결되어 발갛고 노란 단풍에 물들여진다. 공기속에 가득 찬 과일과 꽃의 향기를 동반해 산정에 오르면 아름다운 가을의 경치가 한 눈에 안겨온다. 새들이 우리를 위해 음악을 연주하는 듯하고 원숭이들은 수풀속에서 뛰놀며 우리를 동무하는 듯 하다. 귀중한 보호식물인 홍삼나무에는 발간 과일이 눈부시게 달려 사모의 뜻을 전하면서 보는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