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가을빛이 어우러진 물)

마도진(馬道鎭, Madaozhen)북쪽의 봉황산(鳳凰山) 기슭에는 "소하(簫河, Xiaohe)가 한신(韓信, Hanxin)을 좇아온 곳"이라는 비가 세워져 있다. 그 곁에는 감나무 한 그루, 초갓집 한 채가 있어서 더욱 세월의 흔적을 보여주는 듯 하다. 초갓집 뒤를 흐르는 시냇물은 물량이 적어져 기이한 돌들을 드러내면서도 여전히 맑음을 잃지 않고 있다. 소하가 한신을 좇아 여기까지 온 그 날 저녁에도 가을달이 밝았을까? 그랬다면 그들은 이 물가에 앉아 달빛을 쳐다보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으리라.

계두관(鷄頭關, Jitouguan) 곁의 석문(石門) 댐은 검푸른 빛을 자랑하며 인류 최초의 터널인 석문(石門)을 물속에 품고 있었다. 계두관을 나서니 한중분지가 눈앞에 나타났다. 파초잎은 여전히 푸르고 기슭의 버드나무도 여전히 푸름을 자랑하고 있었으며 석양아래 맑은 거울처럼 빛나는 논밭은 말 그대로 물산이 풍부한 강남의 풍광이었다. 가을이 산을 너무 좋아해 진령으로부터 한 걸음에 파산으로 지나간 모양인지 진령과 파산사이의 이 분지, 한수(漢水)가 흐르는 이 곳에는 가을빛이란 조금도 찾아볼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