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졌다가 가까워졌다가 하면서 오가는 양쪽의 산에는 수풀이 무성하고 길옆에는 이름 모를 들꽃이 혹은 홀로, 혹은 삼삼오오 조화를 이루어 눈을 즐겁게 했다. 가까이 다가서서 들꽃을 자세히 들여다 보니 꽃이 화려하지는 않아도 노란 빛을 바탕으로 한 작은 흰 꽃이 시골여인처럼 소박하기 그지없었다.

"경위분명(涇渭分明)"이라는 성구에서 볼수 있듯이 그렇게 맑지 않은 위하에 비해 경하는 언제나 바닥이 환하게 보일 정도로 맑다. 경하의 원천지는 더욱 그러했다. 지세에 따라 물줄기가 어떻게 변하든, 폭포로 되어 높은 곳에서 떨어지든, 넓은 호수로 변해 조용하게 잠자든 경하의 맑음은 여전했다.

수면이 넓은 곳에서 경하는 깊이 잠든 여인처럼 조용한 수면을 만들어 양쪽의 키 높은 나무와 들꽃이 그 위에 마음껏 비끼게 했고 물곯이 좁은 곳에서 경하는 수업이 막 끝난 어린 학동들처럼 먼저 뛰쳐나가겠다고 튕겨오르며 급한 물살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