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중국의 민간에는 단오절을 앞두고 옷이나 감상품을 서로 주고 받는 습관이 있었다. 이런 선물중 부채는 거의 빠지지 않는 물품이였다. 한식절(寒食節.청명)만 지나면 날씨가 점차 따뜻해져 부채가 필수적인 생활용품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 때 까지만 해도 사람마다 거의 부채를 사용했기 때문에 부채 판매량은 그 규모가 아주 컸다.

위진(魏晉)시기에 벌써 파초 부채(蒲葵扇)가 대량 생산되기 시작했다는 기록가 있다. 한번은 동진(東晉)의 유명한 문장가 사안(謝安)이 명문가족의 체면마저 무릅쓰고 고향사람이 광동에서 구입해 온 5만 자루의 부채를 팔아주게 되었는데 사안의 명성을 듣고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보기드문 흥성한 장사장면이 펼쳐졌다고 한다.

송나라 때에 이르러 중국에도 접을 수 있는 쥘부채가 나타났다. 이런 접선(摺扇)은 휴대의 편리함 때문에 처음에는 사대부들을 대상으로 널리 유행되었으나 후에는 빠른 속도로 전국에 까지 보급되면서 소재, 모양, 장식 등에서 다양한 변화를 보였다.

당시 이런 변화의 하나로 부채 손잡이 장식이 나타났고 급속히 유행을 타면서 명나라 때에 와서는 부채 손잡이에 향낭을 다는 풍습 까지 생겼다. 영화 <도화선(桃花扇)>에 등장하는 명나라 말년의 명기(名妓) 이향군(李香君)이 바로 '향선추(香扇墜)'라는 별명을 지녔다. 이렇게 부채는 규격이나 재질 등에 따라 사람들의 신분과 지위를 나타내는 특수한 상징물로 정착하게 되었다. 이 때문에 찬 바람이 솔솔 불어오는 가을철에도 사대부들은 항상 자신의 고상함을 과시하기 위해 손에 부채를 들고 사교장소에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