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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선생의 시 "금줄 "
2007-04-25 19:10:57               
cri

 

 

세상엔 괴이한 일도 많아

산고 집에 상인(喪人)이나

팔자 기박한 이가 들면

재화를 면치 못하노라

출입을 금하여 문 앞에

()줄을 늘였으니

한뉘 금줄을 넘어보지 못한 이

그 얼마던고……

(작자 주)

 

-간밤에

이 집으로

청룡이 내리더니

꿈도 과연

허사는 아니로다

 

빨간 고추

대롱대롱 

금줄을 쳐다보며

할머니는 혼자서

구시렁거린다

 

산고 든 집에

여자의 첫 출입이

외람키는 하다만

어디

귀동자나 구경하자고

 

손보다 마음이 앞서

문고리 당기려는데

시꺼먼 손아귀가 덥석

할머니의 뒷덜미를 낚아 세웠다

 

-허허 할멈

당신은 이런 델

들어가면 못써!

 

환영의 매지구름 속에서

뇌성같이 들여오는 이 소리,

한평생을 동반한 아귀(餓鬼)

진저리나는 이 권고

 

할머니 마음속

가라앉은 부스럼을

긁어 놓았으니

쏟아지는 설움 참으며

할머니는 다시다시

금줄을 쳐다보았다

 

팔자 기박한 사람

눈 흘기며

문 앞을 막아서던

한숨의 금줄,

원한의 금줄

 

한 뉘 금줄을

피해 살던 할머니

쌓인 저주가

화산으로 터졌는가

원수를 노려보며

-뭣이

요살 맞게!

 

아귀는 흠칫하였다

그러나 악착하였다

-근년에 당신은

날 버리려는군요

안 될걸!

건 운명이 정해준

배필이니깐!

 

기왕에 당신은 나의

충실한 동반자,

 

삼동 강추위에

나간 집 같은 당신네 오막살이

 

거적문을 젖히고 들어설 때도

당신은 말없이

눈물로 맞아주었고

 

당신의 굶은 자식들을

내 올가미로

후려 갈 적에도

당신은 다만

눈물로 바래주지 않았소!

 

헌데 근년에 웬 일이요?

날 본체만체하니

쌀독이 그득해졌단 말이지……

 

안 되오 할멈!

기박한 신세는 당신이 타고난 팔자요!

 

허기에 당신에겐 종래로

저것이 금줄이었소

알겠소? 금줄!

 

해쓱해진 아귀는

노란 이발을 드러내고

갈기갈기 찢어진

자기의 도포 속에

할머니를 감싸 가려는데

 

-허튼 소리!

내가 널

진창에 처박은 지

언제라고…….

불이 번쩍, 할머니는

원수의 따귀를 후려갈겼다

그리곤 문고리를 잡아당겼다

금줄을 넘어섰다

 

정녕 할머니에겐 이것이

산고 집 첫 출입인가 봐

 

 

시인

1932년 일본 시모노세끼 출생.

20세기 50년대 군대예술단에서 활약.

1953년 신문기자, 문단 데뷔.

1963년 작가협회 전근.

중국작가협회 연변분회 주석, 연변문련 주석, 중화청년연합회 전국위원, 연변주석 등 역임.

1965년 문화대혁명 중 옥살이 4.

1970년 모든 관직 회복.

1982년 중국작가협회로 전근, 중국작가협회 <민족문학>월간지 주필.

세계예술축전 대상(1956년 모스크바), 전국문학상, 계관시인상, 세계문화명인성취상, 한국해외문학상, 국무원특수공헌상 등 다수상 수상

생평사적 <세계명인록>, <문학백과사전> 등에 수록.

세계문화교류협회 중국본부 총재, 세계해외무역협회 부회장 겸 중국회장, 중국문화경제촉진회 KOREA문화경제연구회 회장 등 현임

 

주요논저

창작생활 50여 년에 시집 30권 출간.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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