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풀이

"口蜜腹剑" 이 성구는 입 구(口)자에 꿀 밀（蜜）자, 배 복(腹)자에 칼 검(剑)자로 이루어졌다.

뜻풀이

"웃음속에 칼을 품다", "웃음속에 칼이 있다", "구밀복검"이라는 뜻이다.

유래

이 세상에는 겉으로는 웃고있지만 마음속으로는 칼을 품은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다행인것은 필경 이런 사람들이 매우 적다는 것이다.

"웃음속에 칼을 품은" 자들은 생각하는것과 행동하는것이 서로 다른 사람들이다. 그들은 평생동안 연기를 하게 되는데 차이점이라면 단지 연기실력에 있을 뿐이다.

예로부터 지금까지 이런 사람들을 모아놓고 평가를 한다면 아마 재상 이임보(李林甫)를 제일 처음으로 꼽아야 할 것이다.

이임보는 생각이 매우 많은 사람이었다. 관직에 오른지 얼마 안되어 당시 재상이었던 원건요(源乾曜)의 아들과 친분을 맺게 되었는데 이러한 인간관계를 이용해 국자감사업(国子监司业)에서 어사대부로 발탁되었고 이어 리부시랑(吏部侍)이 되어 관료들을 임명하는 일을 주관하는 관리가 되었다.

한번은 당현종(唐玄宗)의 아들이 녕왕(宁王)의 친필 서신을 갖다주며 관직을 올려달라고 부탁을 했는데 이임보는 그들에게 관직을 올려줄 대신에 오히려 한등급씩 떨어뜨렸다. 그리고는 녕왕에게 이번에 관직을 한등급 올려놓지 않은 것은 우리 서로에게 좋은 점이 있다, 이렇게 해야 공정해보인다며 나중에 자기가 큰 관직에 오르면 그때는 제일 좋은 자리에 배치해주겠다며 해석했다.

사진설명: 이임보 초상화

이임보의 연기력은 실로 뛰어났다. 연기력 덕분에 많은 것을 얻기도 했다.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재상이 되었다.

당현종 24년(기원 736년), 당현종은 낙양에서 장안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그때 한 대신이 이렇게 말했다.

"폐하, 아직 농작물들을 수확하지 못했는데 지금 길을 떠난다면 의장대가 백성들의 밭을 짓밟아 못쓰게 만들터이니 내년 봄에 돌아가심이 어떠하실런지요?"

그러자 당현종은 화를 냈다. 이때 이임보가 말했다.

"폐하께서는 얼른 서울로 돌아가시옵소서. 밭을 못쓰게 만들었으면 세금을 면제하면 되지 내년 봄까지 기다릴 필요가 있겠사옵니까?"

당현종은 이임보의 말을 듣고 기분이 한결 좋아졌고 그를 더욱 신임하게 되었다. 이임보는 조정에서 재상 장구령(张九龄)을 눈에 든 가시처럼 미워했다. 그러던 어느날 끝내 음모를 꾸며 장구령을 밀어내고 중사령(中书令)직에 올랐다.

이임보는 일찍 초승달 모양의 집을 지어놓고 "월당(月堂)"이라고 불렀다. 번마다 이곳에서 일을 꾸몄는데 그가 얼굴에 웃음을 띠고 월당에서 나올때면 수백명의 사람들이 그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해친 사람이 하도 많아서 행여 귀신이 나타나 잡아가기라도 할가봐 두려워난 이임보는 여러곳에서 잠을 자곤 했는데 집식구들조차 그가 어디에서 자는지 몰랐다.

다른 재상들은 백성들과 가까이 접근하기 위해 간편한 복장으로 거리에 나갔으나 이임보만은 한번 궁을 나갈때마다 몇백명의 호위병들을 대리고 나갔는데 사람들은 그와 마주치기만 하면 놀라서 숨어버리기 일쑤였다. 이임보는 겉으로는 매우 선량한척 하면서 남들이 듣기좋아하는 말만 하지만 돌아서면 눈하나 깜짝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의 본질을 알게 된 사람들은 "웃음속에 칼을 품은" 사람이라고 평가를 내렸다고 한다.

"口蜜腹剑"는 바로 이 이야기에서 유래된 성구로 "웃음속에 칼을 품다", "웃음속에 칼이 있다", "구밀복검"이라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