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풀이
"不辨菽麦" 이 성구는 아닐 불(不)자에 분별할 변(辨)자,콩 숙(菽)자에 보리 맥(麦)자로 이루어졌다.
뜻풀이
여기에서 "菽"는 "두류", "콩"을 가리킨다. "콩과 보리도 가리지 못한다"는 말로서 원래는 "몹시 우매하고 무치함"을 비유했으나 지금은 "실제적인 생산지식이 없음"을 비겨이른다. "숙맥", "숙맥불변", "실제 지식이 없다"는 뜻으로 사용되는 성구이다.
유래
춘추시기 진나라(晋国)의 진려공(晋厉公)은 사치한 생활을 즐기는데다가 음탕한 사람이었다. 심지어는 사냥을 나갈때에도 여자들을 데리고 다녔는데 술을 마시며 즐기는 한편 사냥을 하곤 했다.
대부(大夫)들은 늘 진려공의 뒤를 따라다니며 시중을 들어야 했고, 일부 대부들은 진려공에게 불만을 갖게 되었다.
진나라의 대부들은 이익을 탐내느라 서로지간에 싸움을 멈추지 않았다. 그들은 진려공의 명분을 빌어 상대를 제압하려고 날뛰었다. 진려공 또한 그들지간의 모순이 악화된 틈을 노려 자기의 맘에 들지 않았던 대부들을 없애버리려 작심했다.
진려공은 특별히 자기에게 아첨하는 대부들을 가까이두고 신임했다. 비동(臂童),이양오(夷羊五),장어교(长鱼矫)는 진려공이 가장 총애하는 대부들이었다. 자기들의 권세를 지키기 위해 그들은 진려공에게 몇사람을 제거해버릴 것을 권했다.
비동이 진려공에게 아뢰었다. "삼극(三郤)은 세력이 가장 막강한 명문 거족이옵니다. 그들을 없애버려야만 폐하의 지위가 더욱 든든해지지 않겠사옵니까? 우리가 먼저 행동을 취하는 편이 유리할 것이옵니다"
진려공은 비동의 말에 찬성을 표시하면서 삼극을 공격하는데 필요한 군사들을 내주었다.
이 일을 눈치챈 극기(郤锜)가 급히 극지(郤至)를 찾아 진려공을 죽일 준비를 했다. 그러자 극지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이 걱정이 없이 생활하려면 신용, 현명함과 용감함이 필요한 법이다. 신용은 바로 국군에게 충성하는 것이며 현명함은 백성을 사랑하는 것이고 용감함은 바로 반란을 일으키지 않는 것이지. 세가지 모두를 잃는다면 우리는 고립되고 말 것이며 살아도 의의가 없을 것이다. 때문에 절대 경솔하게 행동해서는 안된다"
"그럼 우리는 이대로 죽기만을 기다려야 하는것입니까?"
하지만 극기는 극지의 결정에 따르는 수밖에 없었다.
몇일후 비동과 이양오의 군대가 극씨가족을 포위했다. 혼란속에서 극씨 가문의 세사람은 결국 피살되고 말았다. 3극을 제거하자 비동은 병사들을 이끌고 조정으로 쳐들어와 대부 란서(栾书)와 서행언(书行偃)을 납치했다. 장어교는 만약 이 두사람을 죽이지 않는다면 그 화근은 반드시 왕과 우리에게 미칠 것이라며 악을 썼다.
진려공은 "하루사이에 대부 셋을 죽였는데 더이상은 어찌 죽이곘느냐"라고 말하며 란서와 서행언을 죽이는 것을 원치 않으며 그들을 풀어주었다. 그리고는 "짐이 극씨가족을 토벌하여 이미 그들을 사형집행에 처했으니 너희들은 원래의 관직에 복귀하도록 하고 이번 일은 깨끗이 잊도록 해라"며 그들을 위안했다.
그들은 진려공이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데 대해 고마워하며 이 은혜를 평생 잊지 못하겠다며 머리를 조아렸다.
하지만 집에 돌아와서는 암암리에 복수를 다짐하며 진려공과 비동 등 사람들을 죽일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진려공이 술을 마시며 즐기는 틈을 노렸던 란서와 서행언은 갑자기 들이닥쳐 진려공을 잡았고, 이어 비동을 함께 잡아 죽여버린뒤 밖에다 파묻었다.
란서와 서행언은 진양공(晋襄公)의 후대인 주자(周子)를 청해다가 왕위에 올려놓았는데 그때 주자의 나이는 겨우 14살이었다.
주자는 "왕위에 오르거나 폐위되거나 하는 일들이 모두 너희들의 손에 달려있으니 오늘 내가 이렇게 왕이 된 것도 하늘의 뜻이겠지?"라고 말했다.
그러자 대부들은 "폐하, 폐하가 국왕이 되는 것은 우리 모두의 바람이옵니다. 폐하의 명령이라면 감히 불복할 사람이 아무도 없사옵니다"라고 위안했다.
그해 2월 초하루, 주자는 왕위를 계승했다. 그가 바로 진도공(晋悼公)이다. 나이는 비록 어렸지만 진려공을 크게 초월했다.
사실 주자에게는 형이 있었으나 그 형은 콩과 보리조차 가려내지 못하는 멍청한 사람이었다.
성어 "不辨菽麦"는 바로 이 이야기에서 유래된 성구로 "실제 지식이 없다"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