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쉰 밥)
쉰 밥이란 밥이 상하여 맛이 시금하게 변한 것을 말하며 보통 버리는 것이 관례이다. 그런데 산서(山西, Shanxi)의 하곡(河曲, Hequ)에서는 오히려 쉰 밥이 특별 음식이다.전한데 의하면 옛날 농민 봉기군이 온다고 해서 하곡의 백성들이 농민 봉기군을 맞이해 집집마다 쌀을 모아 밥을 지어 봉기군을 위로하려 했었다고 한다.
쌀을 씻어놓고 봉기군이 오기를 이제나 저제나 하고 기다렸으나 봉기군은 오지를 않고 그렇게 며칠이 지나자 씻어놓은 쌀이 그만 쉬어버렸다. 버리자니 아깝고 해서 백성들은 그 쌀을 가지고 죽을 만들어 먹었다.
생각밖에 별다른 맛이어서 그 뒤에 쉰 밥 산미반(酸米飯)이 하곡의 음식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쉰 밥 산미반은 죽과 국물있는 밥으로 나뉘어 보통 아침에 죽을 먹고 점심과 저녁에 밥으로 먹는다.
그 때문에 하곡의 거의 모든 집들에는 부엌에 쉰 쌀물을 담아두는 오지독이 하나씩 있어 매일 저녁 주부가 식솔에 따라 쌀을 씻어 독에 담아 부엌의 온도에 의해 하루 밤 발효시킨다.
부엌의 온도가 너무 높으면 지나치게 쉬어버려 먹을수 없게 됨으로 온도 조절이 아주 중요하다. 이튿날 아침 가마에 감자나 고구마 등을 넣어 끓이다가 반 정도 익으면 그 때 발효시킨 쌀을 넣어 한 소큼 더 끓이면 쉰 죽이 만들어 진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