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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 황궁과 이웃한 공원
2014-09-14 18:36:06 cri

 

(사진설명: 베이징 경산, "기망루" 기와너머  "만춘정")

호수의 흙으로 조성된 경산

    중국 명, 청시기 황제들을 위한 놀이터였던 베이징 경산(景山)공원은 금수하(金水河) 하나를 사이에 끼고 자금성 북쪽성곽과 얼굴을 맞대고있다. 이 공원은 "경산"이라는 산을 안고있어 "경산공원"이라는 이름을 얻었는데 공원 면적은 23만평방미터다.

    중국이 개혁개방의 문을 열며 수도 베이징에 고층빌딩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서기 전까지만 해도 해발 88.35미터인 경산은 이 도시에서 가장 높았다. 경산의 상대높이는 42.6미터, 산둘레는 1015미터이다. 경산공원은 화단과 잔디 면적만 1100평방미터, 오뉴월의 더위를 식혀주는 이곳 1000여그루의 소나무와 잣나무의 싱그러운 솔내음과 1년 4계절중 봄, 여름, 가을 철 만발하는 꽃은 공원을 찾는 이들의 발목을 잡고 놓지 않는다.

    오늘날 경산이 위치한 지역은 상고시대때 영정하(永定河)의 물길이 흐르던 곳이다. 요(遼)나라가 북해(北海)공원의 큰 호수를 만들면서 파낸 흙더미를 적치한것이 점차 경산이 되고 만다.

    이 산 지역에는 13세기 중반 원세조 쿠빌라이 집권시기인 1267년때 벌써 궁전이 들어앉기 시작했다. 1421년 명나라가 도읍을 베이징에 옮기면서 황제들이 활을 쏘고 극을 감상하거나 종교행사를 거행하는 전문오락장소로 된 경산은 1644년 베이징성이 농민봉기 두령 이자성에게 함락당하자 명나라 마지막 황제 숭정(崇禎)이 이 산에서 자결하고 만다. 경산은 1928년에 대외에 개방되었는데 1949년 뒤에야 오늘의 공원모습을 갖는다. 이 산은 워낙 만세산(萬歲山)이라고 불리우다 1655년부터 경산이라고 불려졌다.

    경산공원에는 원문(園門), 기망루(綺望樓), 봉정(峰亭), 수황전건축군(壽皇殿建築群), 흥경각(興慶閣), 영사전(永思殿), 길상각(吉祥閣), 관덕전(觀德殿) 등 주요 건축물이 자리잡고 있다.

    몇년전부터 중국 전역을 강타한 도시 광장춤붐은 현재 이 공원안의 넓은 광장에서도 일고있다.

    녹음기를 틀어놓고 신나는 곡에 맞춰 몸을 한번 비틀면 시간이 가는줄 모르는 노인들, 중국노인이 장수하는 비결이 이같이 웃고 떠드는 활달한 성격에 있지 않나 싶다. 경산공원은 현재 65세이상 노인은 무료입장이다.

명나라 숭정황제, 경산에서 목매다

    경산은 1644년 이자성이 이끈 농민봉기로 사지에 처한 명나라 숭정황제가 목매 자살한 이유로 관광객의 눈을 더 끌고있다.

    섬서(陝西)에서 굶주린 봉기군을 거느리고 베이징에 도착한 이자성이 자금성을 함락하자 황제의 존엄을 목숨보다 중히 여긴 숭정은 결국 이 산 동남쪽기슭에서 한 홰나무에 매달려 자결하기에 이른다.

    당시 숭정이 목숨을 끊은 곳에 있는 홰나무앞에는 현재 "명사종순국처(明思宗殉國處)"라고 씌여진 비석과 패쪽이 세워져있다.

(사진설명: 황제가 승하한 나무앞에 있는 "명사종순국처" 돌비석)

    중국의 최고권력을 대표하던 한 천자가 왜 자금성과 전체 베이징성을 한눈에 굽어보는 경산산정에서 승하하지 않고 산기슭에서 목숨을 끊었을까.

    혹여 추격하는 농민군들로부터 옥체를 욕보지 않으려는 급한 마음에서였을려니 추측도 해보지 않는것은 아니나 여하튼 숭정황제가 목을 맸다는 늙은 홰나무는 보기만 해도 소름이 끼쳤다.

(사진설명: 숭정황제가 승하했다는 홰나무)

    그러나 숭정황제가 승하한 자리에 현재 있는 홰나무는 숭정황제가 목을 맸다는 홰나무는 아니다.

    그 홰나무는 1960년대 "문화대혁명"을 겪으면서 봉건사상, 봉건문화 잔재를 없앤다는 이름으로 사람들이 잘라버렸다고 한다.

    현재 이 나무는 1996년 경산공원관리부처가 베이징 동성구(東城區) 북순성거리(北順城街) 7호문앞에서 파다 옮겨심은 150여년 수령을 자랑하는 고목이다.

    숭정황제가 자결한 곳에는 한 충신의 이름도 적혀있다. 환관 왕승은(王承恩), 전하는데 의하면 이 충신만이 숭정황제를 따라 홰나무 밑에서 자살했다. 탈궁당시 내신 여럿이 숭정의 주변에 있었지만 황제와 같이 있으면 죽을수도 있다는 생각에 다른 이들은 도주와중에 몸을 숨겼다.

자금성을 한눈에 굽어보는 경산 만춘정

    경산 동쪽켠에서 산비탈을 타고 산정으로 오르면 차례로 주상정(周賞亭), 관묘정(觀妙亭), 만춘정(萬春亭), 집방정(輯芳廷), 부람정(富覽廷)이라고 명명한 정자가 가지런히 있다.

(사진설명: 경산의 "관묘정")

 

(사진설명: 경산의 "부람정")

    이중에 반원형의 황색오지기와를 얹고 경산 최고봉에 건뜻 세워진 만춘정은 고대 풍수지리에 의해 액운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봉건황족들이 특별히 지었다고 한다.

    피라미드형식의 3층건물로 이루어진 만춘정에는 주홍색 벽을 한 건물이 세워져있는데 1-2층사이에 빨간색 기둥 20개, 2-3층사이에 12개가 건물 네벽을 빙 둘러싸고 서있다.

(사진설명: 경산의 "만춘정")

    만춘정이 사람을 끄는것은 절반 베이징을 조망할수 있는 전망대가 있기때문이다.

    지면에서 약 40미터 높이에 있는 만춘정 전망대에 올라서면 자금성의 전체 모습을 한눈에 볼수 있는 장관이 펼쳐지는데 자금성이 워낙 넓다보니 내부에서는 그 전체구도와 경관을 볼수 없으나 이곳 경산공원 만춘정에 올라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면 자금성의 웅장한 규모가 한눈에 안겨온다.

(사진설명: "만춘정"에서 내려다본 자금성)

    천군만마를 호령하고 천하를 주름잡으며 고금동서 가장 웅위로운 황궁을 눈앞에 굽어보며 너털웃음을 웃었을 당시 황제들로 자신을 착각하기 딱 쉬운 곳이다.

    그러나 청나라 중반에 접어들며 봉건 황실은 열강들의 총칼앞에서 나라를 지켜내지 못한다.

    1900년 중국이 8국 연합군침략에서 받은 상처는 베이징 경산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나는데 집방정을 예로 들수 있다. 이 사당에는 동으로 주조하고 겉에 눈부신 금을 도금한 아미타불(阿彌陀佛) 불상이 하나 있었다고 한다. 푸른 비취색 오지기와 천정을 얹은 집방정의 대표적인 보물이었으나 1900년뒤부터 자취를 영영 감춘다.

(사진설명: 경산의 "집방정")

    베이징에 몰려든 8개국의 열강들이 약탈해간 것이다. 이때 베이징 경산 5섯개 누각에는 누각마다 각기 하나씩, 5섯개의 불상이 있었는데 그중 4개가 8국연합군에 약탈당했다.

노인들의 지상낙원 - 경산

    풍수설에 따르면 경산은 명당자리다.

    명나라황실은 이 산을 놀이터로 만든후 장수를 의미하는 영물인 사슴과 학을 사육했다. 그러나 기른 의도는 알겠으나 두 영물은 명나라를 276년밖에 지켜주지 못했다.

    영물이 뛰논 경산은 현재 노인들로 북적인다. 노인들은 유달리 이 산을 많이 찾는것 같다. 산의 영기를 받아 장수하려는 마음도 클것이다.

    경산의 노인하면 이 산 서켠 파란 잔디우의 잣나무숲과 집방정사이에 있는 가파른 산비탈에서 손풍금합주곡을 울리는 노인들을 빼놓을수 없다. 이 공원 노인악단성원들이다.

(사진설명: 경산서켠의 파란 잔디밭, 그리고 광장춤을 추고있는 노인들 )

    물론 이들은 가파른 산비탈에서 연주하지는 않는다. 이 산비탈에 난 산길옆에 생긴 작은 낭떠러지아래 움푹진 곳에서 사람들은 거의 매일이다 싶이 8,9명의 노인이 흥에 겨워 합주하는 모습을 볼수 있는데 악단성원들, 오늘은 선글라스를 끼고 래일은 빨간 넥타이차림을 하고 행복한 노후를 구가하는 이들은 경산공원 특유의 풍경이라고 하지 않을수 없다. 특이하게도 이들이 연주하는 악기는 하모니카 중심이다.

(사진설명: 경산공원악단의 노인들)

    경산, 자금성 이북에 위치해 한 황제의 혼백이 남아 있는 곳, 경산은 오늘도 6백년 자금성의 희비사를 우리들에게 들려준다.

 

(사진/김동광 글/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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