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사회] 건강을 지키는 약선(药膳)요리

청취자 여러분, 중국 속담에는 "좋은 음식이 약보다 낫다"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가 습관적으로 말하는 "밥이 보약이다"와 같은 뜻이 되겠습니다. 소비수준의 향상으로 "양생(养生)"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요즘, 약선요법이 중국인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그럼 이 시간에는 지난주 [사회생활] 프로그램에서 중국의 중약을 소개해드렸던 중국중의과학원 중약연구소의 학근대(郝近大) 교수를 모시고 약선에 대해서 그리고 체질별 식재료선택과 조리법에서 주의할 점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간주

고대인들은 생존을 위해 자연에서 먹거리를 구하는 과정에서 일부 동물과 식물을 먹으면 아픈 곳이 치유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원시사회에는 음식과 약에 대한 명확한 구분이 없었습니다.

이로부터 기원 한 것이 바로 약선(药膳) 즉 "약이 되는 음식"입니다. 중의학에서는 "음식과 약은 그 근원이 같다."라는 의미로 "약식동원(药食同源)"이라고 부릅니다.

중국에서 약선은 오랜 역사가 있습니다. 한(汉)나라 초에서 명(明)나라 말기에 걸쳐 만들어진 약선 관련 서책만 무려 300권에 달합니다. 그 명맥이 오늘날까지 이어져 시중에는 다양한 약선 관련 서적들이 넘쳐나고 있으며 최근에는 전문 레스토랑까지 등장해 약선열풍에 가세하고 있습니다. 약선요법은 점차 보편화되어 중국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치료약과 달리 치료와 예방 효과를 모두 갖고 있는 약선은 중약재와 식재료에 조미료를 첨가해 만들어집니다. 따라서 독특한 색채와 맛을 냅니다. 그렇다면 체질에 상관없이 누구나 약선요리를 먹을 수 있는 것일까요?

중국 중의과학원 중약연구소의 학근대 교수는 이렇게 말합니다. 음향1

" 허증(虛症)에 속하는 사람은 기(氣)를 보하는 약선을 먹는 것이 좋습니다. 체질에 맞지 않는 약선은 큰 부작용은 없지만 눈에 띄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또 계절에 따라 다릅니다. 성질이 냉한 약재를 넣어 만든 약식은 여름철에 먹으면 좋지만 비위가 허하고 찬 사람에게는 해가 됩니다. 특히 겨울철에는 피해야 합니다."

학근대 교수의 소개에 따르면 대다수 상황에서 평소 먹는 음식에 알맞는 중약재를 넣어 함께 조리하면 간편하게 약식을 만들어 먹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체질과 질환에 따라, 계절과 생활하고 있는 지역에 따라 적합한 약재와 식재를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보통 사용되는 약재의 성질은 부드러워 약선요리를 큰 부작용없이 안전하게 먹을 수 있습니다. 간혹 체질에 따라 약간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는데 이때 섭취를 중단하면 증상이 사라집니다.

열성 음식을 과다하게 섭취하면 코와 입이 마르고 인후통, 변비, 비후출혈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반대로 찬 음식을 많이 먹으면 속쓰림, 설사, 수족냉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일부 식재에는 특수한 단백질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체질에 따라 드물게는 구토, 불안, 미열 등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약식의 재료 배합에 있어서 상극(相克), 상외(相畏) 등 배오금기(配伍禁忌)인 약재와 식재료들은 서로 피해야 합니다. 그 예로 인삼과 무가 있다. 인삼을 흰무, 당근과 같은 무 종류와 같이 먹게 되면 인삼의 자양강장 효과가 떨어지게 됩니다.

학근대 교수는 이렇게 말합니다. 음향2

"인삼은 원기를 보하는 약효가 있지만 무는 기를 죽이는 작용이 있습니다. 때문에 인삼과 무를 함께 먹으면 약효를 상쇄할것입니다."

학근대 교수는 또한 중국인들의 식탁에 자주 오르는 약식 재료인 백합을 추천했습니다. 백합은 육질이 많고 전분과 단백질이 풍부해 조리 시 독특한 맛을 내는 백합인경(百合鳞茎)은 대표적인 건강기능식품으로 꼽힙니다.

백합은 잔기침과 천식을 멎게 하고 항암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폐결핵, 만성 기관지염, 기관지확장증, 규폐증, 폐렴, 신경쇠약 등 폐와 신경질환을 치료하고 신체쇠약, 허열, 불안, 초조, 불면증 등 열성질환 후유증 개선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백합은 남녀노소 모두 부담없이 먹을 수 있는 약선재료이지만 만성기침, 폐결핵 환자에게 특히 효과가 큽니다. 생으로 먹는 백합은 마음을 안정시키는 작용을 하고 꿀에 절인 백합은 폐를 윤활하게 하는 작용을 합니다. 치료 효과를 높이려면 탕으로 달여 매일 6~12g씩 내복하면 됩니다.

학근대 교수의 소개에 따르면 백합은 중국 감숙성(甘肃省) 란주(兰州) 지역의 백합을 으뜸으로 꼽는데 해외에서도 인기가 높다고 합니다.. 크고 맛이 달아 요리뿐 아니라 디저트로도 매우 훌륭합니다.

신선한 백합은 색이 희고 반흔이 없으며 인편(鳞片)이 두텁고 포만합니다. 건조한 백합으로는 바짝 마르고 불순물이 없으며 살이 두텁고 투명한 것을 골라야 합니다.

학근대 교수는 이렇게 말합니다. 음향3

"저장기간을 늘리기 위해 일부 상인들이 유황 처리한 "흰 백합"을 팔기도 하는데 이렇게 "인공가공"한 백합은 한눈에 봐도 지나치게 흰색을 띠거나 맛 또한 신맛이 납니다. 따라서 구매 시 유의해야 합니다."

중국인들은 백합으로 국이나 죽을 주로 해먹는데 남쪽 지역 사람들은 신선한 백합의 맛을 살린 백합요리 또는 녹두, 산마 등을 같이 넣어 끓인 백합국을 여름철 보양식으로 즐깁니다.

학근대 교수는 백합의 또 다른 요리법으로 '백합우유국'을 추천했습니다. 재료로는 신선한 백합 150g, 우유 250g, 꿀 소량입니다. 먼저 한잎한잎 따서 깨끗이 씻은 백합을 끓는 물에 10분 정도 데칩니다. 백합이 부드러워지면 우유와 함께 믹스기에 곱게 갈아 꿀을 첨가하여 마십니다.

우유는 비타민 B12가 풍부해 우울증 예방에 효과적이며 백합은 기침을 멈추게 하고 신경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또 꿀에는 포도당과 과당이 함유되어 있어 흡수를 돕습니다. 매일 한컵씩 마시면 정신이 맑아지고 정력이 충만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중국중의과학원 중약연구소의 학근대(郝近大) 교수를 모시고 약선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상으로 이 시간 [사회생활] 방송을 전부 마치겠습니다. 지금까지 애청해 주신 청취자 여러분 대단히 고맙습니다. 이 시간 진행에 임봉해, 김금철이였습니다. 여러분 안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