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3-20 15:20:02 출처:cri
편집:宋辉

중국자본시장연구회 최영진 이사장: "함께 가면 오래 멀리 갈 수 있다"

매년 열리는 중국 ‘양회’는 중국 발전의 흐름을 짚어 볼 수 있는 중요한 창구입니다. 

특히 올해 중국 양회에서 제시한 국정 운영 방침과 중국의 위드 코로나 원년, 새 지도부 공식 3기 출범, 경제성장률 목표치 등에 대하여 세계가 눈여겨 보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자본시장연구회 최영진 이사장(한화자산운용 전무/본부장)과 2023년 중국 양회 전반 및 올해 수교 31주년을 맞은  한∙중 관계 전망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눠봤습니다.

이하는 일문일답 입니다.

중국자본시장연구회 최영진 이사장(한화자산운용 전무/본부장)[이하는 최 이사장으로 약함)

Q. 일전에 방금 폐막한 2023년 중국 양회, 어떤 부분들을 관심 깊게 지켜 보셨는지요? 

최 이사장: 매년 양회는 중국의 국정 운영방침이 정해지는 최대 연례 정치 행사이기에 한해의 정책 방향을 이해하는 의미에서 늘 주목해서 보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시진핑 국가주석 3연임 새 지도부 출범과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내수 위축과 고용 불안, 부동산 시장 경색과 양극화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 방향에 좀 더 집중해서 살펴보았습니다. 예상했던대로 성장률 목표치를 작년보다 낮은 5%로 제시했지만, 작년 성장률인 3%를 상회하기에 충분히 성장에 대한 방점을 보여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주요 키워드에서도 "성장", "안정”, "투자", "소비” 등 키워드의 언급 빈도도 작년 보다 높게 다뤄졌는데, 이 역시 시장에 잠재되어 있던 불안 요인을 제거할 수 있는 긍정적인 메시지로 보고 있습니다. 우려가 많은 부동산 산업에 대한 정책 기조 역시 “부동산 선두기업 리스크 효과적 예방 및 해소, 부동산 산업의 안정적 발전을 촉진”하겠다는 언급에서 보듯이 완화적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봅니다. 특히 저는 금융권에 종사하고 있기 때문에 대외 불확실성이 큰 현 시장 상황 하에서 중국의 정책 변화가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보다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전망하는 노력을 해오고 있습니다. 

Q. 매년 양회에서는 지난해 중국의 경제사회정책에 대한 평가와 함께 올해의 정책방향을 제시하는데요, 올해는 어떤 메시지들을 발견하셨는지요? 그리고 양회 이후 중국의 정책 방향과 시사점에 대해 짚어주신다면요?

최 이사장: 올해의 양회는 시진핑 3연임을 맞아 경기부양책을 작년보다 확대하면서 성장 회복을 도모한다는 측면을 확연히 찾아볼 수 있는 대목이라 봅니다. 또한 대외 개방 및 외자 유치에 있어서도 자유무역협정 체결 및 서비스 산업 개방 등을 다시금 추진하면서 외국 자본의 중국시장 접근에 대해 보다 유연한 자세를 표방하리라 기대합니다. 아울러 핵심 제조업의 고질량 발전과 함께 과학기술의 자력갱생을 강조한 부분도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주요 제조기업과 과학기술형 중소기업의 연구개발비(R&D) 세금공제 비율을 75%에서 100%로 높이고 향후 5년간 국가 기초연구 자금지원도 2배로 확대하기로 하는 등 산업 현대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금년도 국방 예산 증가율을 7.2%로 늘리면서 중국 건군 100주년이 되는 2027년을 목표로 군사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언급하고 대만 통일 등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설명한 부분은 여전히 미중간의 긴장이 유지되는 상황이 지속될 수 밖에 없다는 측면에서 대외 갈등 관리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Q. 중국통 금융전문가이신 최 이사장께서는 한화자산운용 금융권에 종사하시면서 중국 경제활력이 한국 경제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요? 

최 이사장: 과거와 같이 중국의 내수경제가 활성화될 때 한국 경제도 활기를 띠게 된다는 식의 등식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봅니다. 14억 중국 내수 시장의 규모가 큰 것은 변함 없는 사실이지만, 중국의 자체 브랜드의 성장과 자국 브랜드에 대한 로열티도 점차 강해지고 있는 것도 엄연한 현실입니다. 뿐만 아니라, 중국 내수시장 역시 상품과 서비스 면에서 다양한 고객의 니즈에 맞게 점차 차별화되어 가고 있기 때문에 어느 국가의 어느 브랜드가 가장 잘 중국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느냐는 관점에서 보다 더 경쟁 구도는 심화되어 졌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몇 년간 한중 관계의 악화와 코로나 상황에 따른 경기 위축 국면에서 벗어나 내수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기조하에 올해 한중 간의 교역, 특히 중국 내수시장에서의 한국 기업들의 매출 성장은 충분히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한가지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중국의 내수 경제도 이제는 정부 차원에서 내수 확대를 위한 정책 우선 순위를 결정하고 도농 주민소득 및 디지털 소비 등을 확대해 나가고자 하는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이러한 정책 수혜 지역이나 업종에 대한 심도깊은 연구를 바탕으로 ESG적 관점에서 중국 인민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내수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점차 중요해 지리라 생각합니다.

Q. 중국은 인류운명공동체 구축을 위한 과업을 이룩해 왔고, 올해로 시진핑 주석이 이 담론을 제기한 지 10주년이 됐습니다. 지난 10년간의 성과와 향후 전망에 대해 평가를 해 주신다면요? 그리고 한국은 어떤 방식으로 동참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일련으로 중국의 ‘공동부유’와 ‘중국식 현대화’ 국정 방침에 대해서는 어떻게 이해하시는지요? 

최 이사장: "공동부유"는 중국 사회주의 건설의 본질적인 요구이자 중국 인민의 오래된 꿈이죠. 이 목표를 실현하는 관건은 첫째, 고품질 발전을 통해 ‘파이(총량)’를 크게 만드는 것, 둘째, 효과적인 제도 배치를 통해 ‘파이’를 공정하고 효율적으로 잘 배분하는 것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동부유는 동시에 부유해지거나 동등하게 부유해지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14억 인구를 보유한 대국인 중국은 지역적 차이가 매우 크고 지역마다 발전조건이 다르며 사람마다 성장 환경, 기반, 조건이 다르기에 이를 실현하는 과정에 효율과 발전 사이의 충돌을 피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중국식 현대화”는 중국 공산당이 영도하는 사회주의적 현대화로 여러 나라마다 현대화의 공동 특징이 있듯이, 중국 국정에 기반한 중국 특색을 말합니다. 특히  중국식 현대화는 1)인구 규모가 방대한 현대화, 2)전체 인민이 공동 부유하는 현대화, 3)물질문명과 정신문명이 조화를 이루는 현대화, 4)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현대화, 5)평화발전의 길을 걷는 현대화인데, 세계에 다양한 국가는 그들이 처한 상황과 처지가 제각각이기 때문에 유일한 기준의 현대화 모색이 있을 수 없으며 어디에도 모두 적용되는 현대화 기준도 없다고 봅니다. 중국은 중국식 현대화를 위해 자신의 발전을 도모하고 세계에 복지를 마련하는 길을 모색하고자 하는 것이고, 한국을 비롯한 다양한 국가들과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모색하는 현대화의 구축은 상호 협력의 길을 도모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올해는 한∙중 수교 31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지난 30 여 년간 양국 관계는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까지 격상되었습니다. 한∙중 관계의 과거, 현재, 미래를 나누어 평가해 주신다면요? 

최 이사장: 한중 수교 30년을 회고해보면, 한국은 먼저 산업화를 이룬 국가로써 중국에게는 선진 기술과 자본을 제공하고 중국의 경제 개발과 선진화에 가장 기여를 많이 한 국가 중 하나였습니다. 외국인직접투자(FDI)에 있어서도 한국은 지속적으로 미국, 일본과 함께 늘 TOP3를 차지해 왔습니다.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며 경제발전에 기여했고, 중국은 G2 국가로 성장하면서 중국의 내수시장은 한국 기업들에게 문화와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같은 3차 산업 교류 확대에도 역할이 컸습니다. 하지만 미중전략 경제하에서 한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한중 간의 경제적 긴밀성이 높아질수록 미중패권 경쟁하의 긴장을 완화하고 갈등을 조정하는 의미있는 역할을 해낼 수 있습니다. 중국의 한중관계는 이제 미래 지향적 전략적 협력 관계로 발전해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 한중간 교류 협력은 새로운 30년을 도약하는데 함께 풀어가야 할 점도 산적해 있습니다. 한국의 대중 정책의 방향과 대응전략이 있으시다면요?

최 이사장: 개인적으로 수교 이래로 한중 관계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은 양국이 모두 인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저처럼 중국에서 공부도 하고 일도 해보고 다양한 경험을 한 사람의 입장에서 현재의 양국 관계에는 많은 아쉬움이 있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정치적으로 대립하는 와중에도 민간의 교류와 협력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양국이 서로 경쟁하고 대립할 수 밖에 없는 분야도 존재하지만, 동전의 앞면과 뒷면처럼 함께 협력하고 공조해야 할 영역이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양국의 민간 교류를 더욱 활발히 이어 나가야 하며, 이를 통해 서로의 이해의 폭을 넓히고 서로가 함께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내는 노력을 해나가야 합니다. 오랜 역사적 경험을 공유한 양국은 앞으로도 협력의 공간은 넓고 미래는 밝다고 생각합니다. 

Q. 금융경제전문가 단체인 중국자본시장연구회는 한∙중간 교류의 어떤 통로가 될 수 있을까요? 

최 이사장: (사)중국자본시장연구회와 같은 기구가 의미 있는 가교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봅니다. 2009년 창립되어 한국 내 중국 전문 민간단체로는 최장수 맥을 이어나온 중국 자본시장 연구 모임으로써, 한중 양국에서 활약하고 있는 금융과 경제 분야 전문가 150여명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중국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가 높은 회원들이 중심이 되어 매월 한중 경제발전협력의 시사와 전망 등 다양한 주제로 발표와 세미나를 진행해 왔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는 중국 현지에서 한중 양국 전문가 분들과 학술대회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민간교류의 플랫폼 역할을 해왔습니다. 특히 지금과 같은 양국 관계의 경색 국면에서 중국자본시장연구회와 같은 민간기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고, 다양한 중국 금융기관이나 학술연구기관들과 보다 폭넓은 교류와 협력을 통해 양국 관계의 개선 및 발전에 기여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Q.최이사장께서는 금융전문가이면서 중국과 인연이 깊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시작되었는지요? 

최 이사장: 네, 맞습니다. 그러한 이유로 올해부터 (사)중국자본시장연구회 이사장/회장으로 취임한 만큼 한중 양국 관계 발전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저는 1992년 6월 한중 수교 두 달전에 베이징대학 중어중문과에 어학연수로 중국과 인연이 시작됐습니다. 이어서 인민대학 재정경제학원(人民大学财政经济学院) 에서 중국금융전문가과정과 상하이교통대학교 안태경제관리학원(中国上海交通大学安泰经济管理学院)EMBA 과정을 졸업하고 중국의 경제 금융에 대한 깊은 연구를 하면서 각 분야의 중국 전문가들과 교제를 통해 중국을 이해하는 기반이 됐습니다. 또한 2006년부터 2017년까지 11년간 한화투자증권 중국대표 및 한화그룹 중국본부 신사업추진팀장, 한화자산운용 중국법인장 등의 직책으로 상하이, 베이징, 톈진 등 중국 3대 직할시에서 근무하면서 다양한 경험이 축적되는 기회가 됐습니다. 특히 매년 개최되는 보아오 포럼과 톈진과 다롄에서 열렸던 하계 다보스 포럼(WEF)에 참석해서 중국의 정재계 지도급 인사들과 여러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이끌어 내기 위해 노력했고, 이를 통해 정계, 재계, 학계, 문화계 등 중국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네트워크를 확장할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Q. 한국어방송을 통해 중국 네티즌들에게 전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요?

최 이사장: “혼자 가면 빨리 갈 수 있지만, 함께 가면 오래 멀리 갈 수 있다.(独行快,众行远)”는 속담이 있습니다. 한중 양국의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서로가 서로의 입장에서만 상대방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함께 멀리 오래 가겠다는 생각으로 공동의 이익과 번영을 위해 보다 포용적인 자세로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미래지향적 관계 형성을 위해 어떠한 이슈에 대해서도 창처럼 날카롭기 보다는 방패처럼 단단하게 서로를 막아주는 관계가 되길 소망해 봅니다. 

[최영진 프로필]

현) 한화자산운용 전무/본부장

현) (사)중국자본시장연구회 이사장/회장

전)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금융부문 해외사업 총괄

전) 한화자산운용 중국 법인장

전) 한화투자증권 중국 대표

전) 성균관대학교 중국대학원 겸임교수

전) 상하이한국상회 부회장/금융분과위원장

전) 지식경제부 CHINA DESK 자문위원  

인터뷰/정리 한국 리포터 조미란 korean@cri.com.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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