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려한 려강(麗江, Lijiang)의 옛 도시에 며칠을 머물면 마음속에서는 살며시 무료함이 머리를 든다. 그것은 옛 도시 때문이 아니라 옛 도시의 그 어디서나 볼수 있는 사람과 물건을 팔고 사는 사구려 소리때문이다. 옛 도시와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이런 현상은 정말로 현명하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하며 나는 그런 번잡함을 피하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일년 사계절 꽃이 만발한 곳으로 출발했다.
내가 가는 곳은 바로 꿈과 같이 넓은 고원의 호수 라스하이(拉什海, Lashihsi)이다. 자전거를 타고 이리 저리 오가며 산을 올랐다가는 또 내리면서 수십리를 가니 푸른 호수가 하늘과 땅 사이에 가득한 고요와 함께 눈앞에 나타나 그 순간 나는 숨을 죽일수밖에 없었다. 도시의 번잡함과 소음에 비하면 이 호수는 너무 고요해 마치 깊이 잠들어 수만년이 지나도 깨지 못할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나는 의아스러웠다. 이렇게 큰 호수에 왜 어부 두 세사람밖에 없을까? 내 눈에서 그 어부들은 이 호수의 한 부분이였다. 이렇게 요원하고 이렇게 청신하고 이렇게 아름다운 경관을 나 혼자서 독차지하다니? 나는 자전거를 호수옆 풀밭에 눕혀놓고 호숫물을 얼굴에 뿌렸다. 그 순간 머나먼 기억이 되살아나 맑고 깨끗한 열정이 온 몸을 스쳐갔다. 라스하이도 잔잔한 파도를 만들며 나에게로 다가왔다. 마치 미소라도 짓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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