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아늑하고 고요한 고원의 호수를 볼수 있는 도시인은 적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 호수와 온 하루를 보낼 생각을 하고 호숫가의 잔디위에 누웠다. 그러자 나의 마음도 편안하게 눕혀져 세상이 호수에서 쉬고 내가 그 기슭에서 사색에 잠긴듯 했다. 꼼짝도 않는 속에 이 세상 깊은 곳에서 미묘한 소리, 고요한 소리가 들려왔다.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 호수바닥의 벌레가 기포를 내는 소리가 들려와 나는 자연과 자아를 느끼고 생명의 원천이 꿈틀거리는 것을 느꼈다.

나는 눈을 떴다. 밝은 햇빛, 시원한 공기, 싱그러운 잔디, 그리고 그 속의 나…하늘을 보니 씻은듯 맑은 하늘에 새들이 날아예고 있었다. 그들은 혹은 줄을 지어 유유히 날고 혹은 쏜살같이 호수에 내려 꽂히는데 그런 비행속에서도 서로 부?치는 일이 없었다. 새는 아마도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무용가이리라. 그들은 이 땅의 좋은 소식을 하늘에 전하고 하늘의 축복을 땅에 전해주는, 하늘과 땅사이의 사절이다. 나는 새들을 향해 손을 저었다. 그들이 나를 볼수 있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