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조제교의 옥돌 난간)

나는 강 기슭 녹음이 우거진 돌 계단에 앉아 안제교에 관한 최초의 사서를 읽었다. <석교명병서(石橋銘幷序)>라는 이름의 당(唐, Tang)조의 이 책에는 안제교를 만든 사람의 이름과 이 다리의 특징이 뚜렷하게 적혀 있다. "조군교하(趙郡交河)석교는 수(隨, Sui)나라 장인 이춘(李春, Lichun)이 만들었는데 모양이 특이해 그 뜻을 알수 없다…" 여기까지 읽고 나서 몸을 일으키니 수나라 장인 이춘의 돌 조각상이 안겨들어왔다.

이 때 다리아래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환한 얼굴에 웃음을 머금은 한 노인이 박사모를 쓴 젊은이들과 기념사진을 찍더니 듣기 좋은 목소리로 조주교에 남은 선인의 흔적을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원래 고대 문헌에도 선인의 이 흔적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는데 송(宋, Song)조때인 1066년에 장인들이 두번째로 이 다리를 수선하면서 이런 흔적을 남겼다는 것이다. 깊이 패인 차바퀴흔적을 피해 가야만이 바퀴흔적이 점점 더 깊어지면서 다리에 위험을 조성하지 않을수 있고, 일단 돌 다리가 위험하다고 느낄 경우 로반의 손바닥 자국이 있는 위치에 버팀목을 대면 다리를 보호할수 있다는 노인의 말에 모두들 박수를 보냈다.

고대 다리의 비밀은 과학성에 그 기초를 두고 있었다. 고대 다리가 보여주는 어제는 과학 이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