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안창의 골목과 건물)

골목안에는 또 뜰이 있기 마련이다. 한 뜰안에 보통 몇 가구가 함께 사는데 만약 한 가구가 뜰 하나를 다 차지하고 있다면 그 집은 평범한 집안이 아니다. 이런 뜰에 들어가면 구도가 보통 정방형이나 장방형인데 뜰 네 면에 죽 늘어선 건물은 서로 연결되고 나무 계단으로 통한다. 뜰 중앙의 빈 곳에는 꽃을 심거나 가산을 만들기도 한다. 혹은 작은 못을 만들어 놓고 연꽃을 심거나 잉어를 키우며 뜰에 생기를 부여하기도 한다.

안창의 거리를 거닐다가 힘들면 아무 다리에나 걸터앉아 쉬어갈수도 있다. 다리 아래 물가에서는 아낙네 몇몇이 애들을 거느리고 빨래하며 간간이 웃음소리를 들려준다. 강물 양쪽에는 1층은 거실이고 2층은 침실인 목조건물들이 죽 늘어서 있다. 십대 소녀 몇몇이 1층 거실입구에 서서 웃고 떠들고 뱃사공 할아버지는 소리없이 노를 저어 다리아래로 지나간다. 머리 들어 하늘을 흐르는 흰 구름을 보고, 귀맛 좋은 웃음소리를 들으니 마음이 한 순간에 환하게 밝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