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날 아침 나는 벌써부터 그렸던, 서하객(徐霞客, Xuxiake)과 소동파(蘇東波, Sudongpo)의 발자국이 찍힌 불교승지, 남방에서 가장 수려한 산인 광서(廣西, Guangxi) 계평산(桂平山, Guipingshan)으로 갔다.

산 기슭에 서서 구름속에 솟은 푸른 산봉을 보니 그 정상을 오르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솟아올랐다. 우리 일행 열 몇사람은 소리를 지르며 정상을 향해 등산을 시작했는데 그 기세 대장부다웠다.

산기슭에서 입장권을 파는데 까지는 느슨이 올려 뻗은 길이 1km의 시멘트길이었는데 양쪽에는 고목이 늘어서서 청신하고 수려하고 함축성 있는 아름다움을 펼쳐보이고 있었다. 아름다운 경관을 구경하며 걷는 우리는 힘든줄을 몰랐다.

입산 게이트를 지나 푸른 물위에 가로지른 대나무 다리를 지나 갈 지자로 산을 오른 산길에 들어서서야 우리는 진정으로 산의 품속에 안겼다는 느낌을 가지게 되었다. 주변에는 하늘을 찌르는 고목이 가득하고 그 속에서는 새 소리 정다운데 공기는 필터링을 한 것처럼 가슴속 깊이까지 시원하게 해준다. 수림속으로는 붉은 담장에 푸른 기와를 한, 날아갈듯한 처마에 조각과 그림으로 단장된 기둥과 대들보를 가진 절의 모습이 보일듯 말듯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