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을 따라 위로 올라갈수록 산세가 가파로워지고 수목이 적어지며 암석이 많아진다. 위로 올라갈수록 우리는 더 숨이 가빠지고 발걸음도 점점 더뎌졌다. 그런 와중에 거대한 암석위에 정자 하나가 우리 눈앞에 안겨들어 우리는 환호성을 지르며 그 정자에 들어가 바닥에 앉아버렸다.

정자를 떠나면서 우리 일행이 적어졌다. 등봉을 포기한 사람들이 또 생겼기 때문이다. 몇 몇 안되는 우리는 무거운 발걸음을 끌고 계속 정상을 향해 올라갔는데 우리의 몸에서는 땀이 비오듯 흐르기 시작했다. 저 멀리 바라보니 더이상 길이 없었다. 우리는 우리가 정상에 오른줄 알고 다시 한번 환호성을 올리며 그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그 정상너머에 더 높은 정상이 있어서 우리는 다시 힘들게 산을 오르곤 했다.

정상에 거의 이르면서 우리 일행은 6명으로 줄었다. 그 중 나는 체력이 가장 못한 사람이었는데 용기 하나만으로 버티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포기하고 싶지 않아 이를 악물고 앞으로만 나갔다. 산세가 가파롭고 계단의 높이가 높고 게다가 계단이 반들반들해 난이도가 더 커졌다. 몸에서는 땀이 흐르고 눈앞에서는 금빛이 번쩍이고 다리는 후들거리고 숨을 헐떡이는 나에게 친구가 말했다. "너 얼굴이 창백하다. 더이상 올라가지 못하겠다. 너 여기서 기다려, 우리가 올라갔다 내려올께".